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피닉스란 브랜드로 국내 파크골프 용구 시장을 석권한 장세주 한국파크골프 회장이 스크린 파크골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제 시작하는 의미의 ‘도전장’은 어쩌면 피닉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일본 제품이 판치던 국내 파크골프 클럽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 60%를 돌파한 피닉스라면, 시작이 의미하는 무게가 사뭇 달라지기 때문이다. 피닉스는 파크골프 클럽, 공 등의 용구와 구장 시설물 생산 공급은 물론 국내외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했고, 파크골프 해외투어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파크골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피닉스의 이번 스크린 파크골프장 사업은 장세주 회장이 꿈꾸는 ‘파크골프계의 삼성전자’를 구체화하는 마지막 퍼즐일 수 있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15년 한국파크골프를 설립하며 파크골프 사업에 뛰어들어 거침없이 정상을 향해 달려왔다. 설립 이듬해 피닉스 파크골프채를 개발해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품질경쟁력을 높여 명실상부 톱브랜드 자리를 굳혔다. 2020년 국내 최초로 파크골프공 개발, 성주파크골프장 개장, 불사조 파크골프단 창단, 피닉스 전국 대회 개최, 태국 치앙마이 구장 조성 등 사업 영토 확장에도 막힘이 없다. 피닉스가 만들면 단숨에 업계 정상이니 파크골프 업계에서는 장 회장을 ‘미다스의 손’이라 부른다.
피닉스의 연구개발 실적과 품질경쟁력은 정부 기관으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20년 ‘대한민국 중소기업 혁신 대상’을 수상하고, ’22년 부설연구소 인정, 벤처기업 확인서, ISO 9001 인증,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체육용구 생산업체 지정, ’23년 품질인증 Q 마크, ’23년 프리스타 기업 인증까지 내로라하는 기관의 품질인증은 피닉스의 눈부신 성장세가 실력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피닉스가 파크골프 산업계의 삼성전자를 지향한다고 하니 제품과 서비스의 다양한 라인업을 생각하는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핵심은 삼성의 ‘품질 제일주의’를 피닉스 아이템에 접목한다는 겁니다. 1993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라고 말했는데, 제가 주목한 건 1995년 구미공장에서 휴대폰 15만 대를 불태웠던 이른 바 ‘애니콜 화형식’입니다. 피닉스는 우리가 추구하는 수준의 품질에 미달한 제품은 출시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제품에 이상이 생겼다고 하면, 책임을 따지지 않고 교환해 줍니다. 품질 제일주의에 더해 ‘한번 판 제품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파닉스의 모토입니다.”
피닉스가 처음부터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파크골프 종주국인 일본 제품을 뛰어넘는다는 목표로 클럽 제조에 나섰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초창기에 원재료를 선별하고 가공하는 노하우가 모자라 위기를 맞기도 했다. 50개 이상의 공정을 거쳐야 하고, 수작업이 많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생산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장 회장은 이때마다 ‘포기하지 않는’ 불사조처럼 제품을 회수해 개선하는 작업을 거듭했다. 설계부터 최종 조립 단계까지 더 나은 품질을 고집하는 게 피닉스의 가치다. 피닉스의 높은 품질력과 성공의 성은 이런 시행착오와 개선,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연구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던 셈이다.
파크골프 클럽의 절대강자인 피닉스가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건 리스크 헷지(Hedge)라는 경영상의 이유도 있지만, 소비자의 니즈와 사업 동반자들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입문부터 라운딩과 대회 출전에 이르기까지 피닉스와 함께하고 있다. 피닉스는 자체 교육장을 운영하며 파크골프 입문자들을 만나고, 전국 매장에는 클럽과 공은 물론 가방, 장갑, 볼캡 등 모든 용품이 다 갖춰져 있다.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온라인 쇼핑몰까지 운영 중이다. 여기에 구장 시설물을 제작하고, 전국 파크골프 대회를 폭넓게 후원하며 직접 개최하기도 한다.
피닉스가 스크린 파크골프장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사계절 날씨와 상관없이 파크골프를 즐기고자 하는 동호인들의 바람 때문이다. 여기에 피닉스 사업 동반자들의 더 많은 수익 창출을 돕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당연히 피닉스 스크린 파크골프장 사업에도 장 회장의 품질 제일주의는 여실하다.
“10월 18일에 스크린 시장 진출을 선언했어요. 대구 본사의 출정식과 함께 사업을 전담할 서울 사업소 개소식도 함께 열었습니다. 사실은 프로그램 기술 특허 출원, 전국 명품 구장 항공촬영, 실사 수준의 구장 화면 등 오래 준비했습니다. 스크린 파크골프장과 피닉스 제품 판매장을 동시에 운영해 매출 시너지를 극대화할 겁니다. 1층은 제품 판매장으로 2층은 스크린 파크골프장으로 구성함으로써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수익 모델을 제시합니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입문자 등을 대상으로 레슨 프로그램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관련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과학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사업자들이 보증금 빼고 2년여 운영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겠더군요. 지금은 공개할 수 없는데, 내년 3월쯤 시장을 뒤흔들만한 결과물을 또 내놓을 겁니다. 점주님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압도적인 경쟁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피닉스 대구 본사 3층에는 스크린 파크골프장이 있다. 항공촬영을 통해 제작한 스크린의 화면은 실사처럼 선명하고, 전국의 유명 구장이 정밀하게 프로그래밍이 되어 실전 같은 훈련이 가능한 수준이다. 고사양의 카메라와 센서 등을 다중으로 적용해 현장감과 재미, 편의성도 대폭 높였다.
피닉스는 세계 시장 진출도 구체화하고 있다. 태국 치앙마이에 구장을 조성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거점을 마련했고,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기회를 잡고 있다. 장 회장의 눈은 지금 국내를 넘어 태평양을 건너고 대서양을 지나며 세계 시장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