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이 우승 트로피를 안고 포즈를 취했다. 이하 사진: KLPGA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이예원이 짜릿한 마지막 홀 이글 퍼트를 앞세워 2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정상에 올랐다.
이예원은 6일 부산 동래 베네스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홍정민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022년 8월 제주 테디밸리 골프 & 리조트에서 열렸던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이예원은 장소를 옮긴 올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예원은 2022년에 국내 개막전으로 열렸던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바 있어 국내 개막전 우승도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 6월 Sh 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을 보탠 이예원은 통산 7승 고지에 올랐다.
2023년 상금왕과 대상, 지난해 공동 다승왕(3승)을 차지했던 이예원은 이번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하며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받은 이예원은 상금랭킹 1위(2억2,661만 원), 대상 포인트 순위 1위에 각각 올랐다.
2022년 신인왕, 2023년 상금왕과 대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공동 다승왕(3승)에 올랐다.
이예원이 18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하고 오른팔을 번쩍 들어 환호하고 있다.
이예원은 "올해는 4승 이상을 따내 단독 다승왕을 하고 싶다"면서 "우승을 많이 하면 상금왕, 대상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홍정민이 11언더파, 이예원이 1타차 2위로 시작한 이날 최종일 챔피언조 대결은 2022년 두산 매치 플레이 결승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KLPGA 투어 2년 차였던 홍정민과 신인이던 이예원은 결승에서 만나 18번 홀에서 승부가 갈리는 접전을 펼친 바 있다.
그때 홍정민은 1홀 차로 뒤진 채 맞은 17번 홀(파4) 버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18번 홀(파5)에서 1m 버디로 우승을 확정했다.
3라운드를 이예원에게 1타 앞선 선두로 끝내고 홍정민은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며 좋은 추억을 애써 되살리려는 듯했다.
그러나 이예원은 "졌던 기억이라서 떠올리기 싫었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꽃세례를 받는 이예원.
이날 최종 라운드는 3년 전 그때 결승전만큼 팽팽했다.
1번 홀(파4)에서 홍정민이 티샷과 두 번째 샷 실수가 이어져 보기를 하며 둘은 10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홍정민은 6번 홀(파5) 1.5m 버디로 선두를 되찾았지만, 이예원은 7번 홀(파4) 6m 버디로 다시 따라붙었다.
이예원이 9번 홀(파5)과 11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치고 파세이브에 실패하면서 홍정민이 2타 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이예원은 12번 홀(파3), 13번 홀(파5) 연속 버디로 금방 만회했다.
두 선수는 16번 홀(파4)에서도 크게 격돌했다.
홍정민, 이예원 둘 다 그린을 놓쳤다. 이예원은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으나 홍정민은 오르막 칩샷을 짧게 쳐서 볼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네 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홍정민은 더블보기를 했다. 이예원의 1m 조금 넘는 파퍼트가 홀을 돌아 나온 게 홍정민에게는 다행이었다.
홍정민은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한 공을 홀 1m 옆에 떨궈 승부를 또 원점으로 돌렸다.
승패는 18번 홀(파5)에서 갈렸다.
홍정민이 10m 거리에서 이글을 노리고 칩샷한 공은 홀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러나 이예원이 8m 거리에서 겨냥한 이글 퍼트는 극적으로 성공했다.
이예원은 "넣으려는 욕심보다는 들어가면 좋고, 안 들어가도 잘 붙여서 버디를 하자고 때린 퍼트가 운 좋게 들어갔다"면서 "들어가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들어가서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3년 전 두산 매체 플레이 결승 18번 홀에서 홍정민에게 끝내기 버디 퍼트로 졌던 이예원이 이번에는 끝내기 이글로 홍정민에게 되갚은 셈이다.
18번 홀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을 넘어갔다. 그러나 그린을 둘러싼 관객이 이 공을 막아줘 그린 주변에서 세 번째 샷을 할 수 있었다. 홍정민의 칩샷한 공은 홀로 빨려들어가듯 굴러가다 홀 바로 앞에서 멈췄다.
홍정민은 이날 이븐파 72타를 쳤다.
마지막 4개 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3타를 줄인 안송이가 3위(9언더파 279타)를 차지했다.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나선 신지애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3위(이븐파 288타)로 대회를 마쳤다.
작년 이 대회 우승자 황유민은 이날 6타를 잃고 공동 33위(2오버파 290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