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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세플러, 압도적 기량으로 '더 CJ컵 바이런 넬슨' 제패...PGA투어 시즌 첫 우승…

-2위와 8타 차...31언더파 253타로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
-김시우 15위·임성재 33위·안병훈 60위

스코티 세플러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하 사진: Getty Images for THE CJ CUP Byron Nelson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세플러(미국)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2025 더 CJ컵 바이런 넬슨'을 제패했다.  올 시즌 그의 첫 PGA 투어 우승이다. 

 

세플러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근교 도시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쳐 최종 합계 31언더파 253타로 우승했다.

 

에릭 판루옌(남아프리카공화국)을 8타 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었다. 세플러는 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도 세웠다.

 

그가 이번에 나흘 동안 친 253타는 2017년 소니오픈 저스틴 토머스(미국), 2023년 RSM 클래식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각각 기록한 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 253타와 같다.

 

토머스는 파70, 오베리는 파72와 파70 2개 코스에서 세웠다면 셰플러는 파71 코스에서 이룬 게 다르다.

 

지금까지 파71 코스 PGA 투어 72홀 최소타였던 2001년 피닉스 오픈 마크 캘커베키아(미국)가 친 256타는 가뿐하게 넘겼다.

 

더CJ컵 바이런 넬슨 72홀 최소타 기록도 그의 몫이 됐다. 종전 기록은 2023년 제이슨 데이(호주)의 261타였다.

 

우승 상금은 178만2,000달러(약 25억 원).  세플러의 페덱스컵 랭킹은 4위에서 2위로 올랐다.

 

작년 투어 챔피언십 이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한 셰플러는 PGA 투어 통산 14승 고지에 올랐다.

 

작년에는 4월까지 4승을 거두며 모두 7번 우승했다. 그러나 올해는 8차례 대회까지 톱10 5번에 들었을 뿐 우승이 없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상금랭킹과 페덱스컵 랭킹에서 한참 앞서나간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의 시즌 첫 우승은 특히 고향이나 다름없는 댈러스 지역에서 열린 더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따낸 것이라 특별했다.

 

6살 때부터 댈러스에서 살아 댈러스를 고향으로 여기는 그는 2014년 고교생 때 주최 측의 배려로 이 대회에 출전해 PGA 투어 대회를 처음 경험했고 프로 선수가 되어서도 지난 2023년까지 네 번이나 더 출전했다.

 

작년에는 첫 아이 출산이 임박해 결장했던 셰플러는 2년 만에 돌아온 '홈 경기'에서 뜨거운 홈 팬들의 응원을 받았고 시즌 첫 우승으로 보답했다.

 

첫날부터 3만8,000여명이 경기장에 몰려왔고 비가 내린 2라운드를 빼고 3, 4라운드에서도 세플러는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대회조직위원회는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대회가 열린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18만1,00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1944년부터 댈러스 지역 골프장에서 열려온 이 대회에서 댈러스 지역 고교 졸업생이 우승한 것은 2007년 스콧 버플랭크(미국) 이후 18년 만이다.

 

세플러는 "정말 특별한 우승이다. 이 대회는 내게 의미가 크다. 이 대회를 보면서 자랐다"며 "여기서 우승한 건 정말 특별하다. 고향에서, 고향 팬 앞에서 우승한 기분은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한글로 챔피언 이름을 새겨넣은 우승 트로피를 받은 세플러는 "트로피가 정말 멋지다. 여기에 내 이름이 올라가다니 자랑스럽다. 김시우 선수한테 내 (한글) 이름을 읽을 수 있도록 한국어를 좀 배워야겠다"고 덧붙였다.

스코티 세플러가 부인이 활짝 웃으며 그를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을 안고 있다.

 

지난해 12월 손바닥을 크게 다쳐 시즌 시작이 늦어졌던 세플러는 이번 대회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1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에 1타 모자라는 10언더파 61타를 친 그는 대회 36홀 최소타(124타), 대회 54홀 최소타(190타)를 연달아 세웠고 최종 라운드에서는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마저 갈아치웠다.

 

세플러는 PGA 투어에서도 드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기쁨이 더했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달린 끝에 정상에 오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PGA 투어에서 2023년 3M오픈 때 리 호지스(미국) 이후 2년 만이다.

 

작년에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없었고 올해도 이 대회 전까지는 없었다.

 

81년 된 이 대회에서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이번이 세 번째고 1980년 톰 왓슨(미국) 이후 45년 만이다.

 

8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세플러는 예상대로 이렇다 할 추격자 없이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3번 홀에서 세플러의 보기 때 판루옌이 버디를 잡아내 5타 차로 따라붙은 게 가장 적은 타수 차이었다.

 

판루옌이 이글 2개를 뽑아내고 버디 4개를 보태며 최고의 경기를 펼쳤지만, 도저히 세플러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세플러는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하고 18번 홀(파5) 버디 퍼트가 빗나가 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 경신을 놓친 게 아쉬웠을 뿐이다.

 

스코티 세플러가 경기 중 페어웨이를 걸어가고 있다.

 

세플러의 우승이 사실상 예정된 상태에서 뜨거웠던 준우승 경쟁에서 8타를 줄이며 가장 앞선 판루옌은 페덱스컵 랭킹이 77위에서 53위로 껑충 뛰는 성과를 올렸다.

 

7언더파 64타를 친 샘 스티븐스(미국)가 3위(20언더파 264타)에 올랐다.

 

댈러스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도 댈러스에서 거주하는 조던 스피스(미국)는 9타를 줄여 4위(19언더파 265타)로 대회를 마쳤다.

 

스피스와 함께 경기한 김시우는 공동 15위(15언더파 269타)를 차지했다.

 

이날 5언더파 66타를 친 김시우는 "많이 배웠고 즐겁게 쳤다. 전체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한 것 같고, 자잘한 실수도 있어서 아쉽지만, 좋은 감각을 이어갈 수 있어서 다음 대회와 PGA 챔피언십까지 좋은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1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33위(12언더파 272타)로 순위가 내려갔다.

 

"잘 쳤는데 후반에는 뜻대로 안 풀렸다"는 임성재는 "3퍼트 한 번과 보너스 홀인 14번 홀(파4)에서 원온을 시도하다 물에 빠진 게 아쉽다"고 밝혔다.

 

안병훈은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60위(5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