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리빙 칼럼] 물건 속에 살지 않나요?
버리지 못하는 것도 병이라고 나는 늘 말하고 다닌다. 이 병은 당연히 잘 버려야 낫는다. 독자님들은 잘 버리시나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니 버릴 것이 몇 트럭 분량이었다. 그것을 치우는 동안 여러 사람이 좋게는 ‘물건이 참 많으시다’라고 표현했지만, 대부분은 ‘좀 버리고 살 것이지’라고 말했다. 안 쓰는 그릇도 몇 박스고 아까워서 입지 못하고 넣어 둔, 새 옷도 몇 박스였다. ‘아끼다 똥 된다’라는 표현이 바로 이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종종 수업 중에 “하나를 얻으면 집에 있는 하나를 나눔을 하시거나 버려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말한다. 그래야 공간이 물건으로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집마다 X반 빈 그릇이 없는 집이 없고, X죽 그릇도 대부분 서너 개가 있다. 그릇도 많은데 왜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것을 ‘호딩장애’라고 표현한다. 호딩(Hosrding)은 동물들이 겨울 대비를 위해 먹을 것을 비축해 놓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인간만큼 필요 없는 것들을 쌓아놓는 존재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이런 증상이 있는지 점검해 보라. 간단한 테스트를 한다면, 1. 생각지도 않고 물건을 모아두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