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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전자통신장비 제조의 선두주자 삼영이엔씨···바다 내비 국산화 호조에도 길어지는 경영권 분쟁으로 흔들

지이코노미 이한솔 기자 |

부산의 향토기업이자 국내 해상전자통신장비 제조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코스닥 상장사 삼영이엔씨의 최근 주가 동향이 심상치 않다. 경영권 분쟁의 리스크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임시주총에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고질적인 저평가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영이엔씨의 30일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0.48% 하락한 8290원이었다. 지난 26일 2016년 이후 1만18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 시가총액도 한때 1000억원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다가 27일 15.25% 폭락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하락해 4일만에 29.74%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삼영이엔씨가 최근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바다내비(e-내비게이션) 사업의 대표 수혜주로서 기대를 모으며 주가가 상승했지만 내달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불거지며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삼영이엔씨의 외인 및 기관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기관은 7월 7일부터 순매수세를 기록했고 외국인은 26일 2016년 이후 5년여 만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부터 순매수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지분율도 1주일 새 5%대에서 30일 기준 0.39%로 줄어들었다. 기존 약 4%의 지분을 갖고 있던 국민연금도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오는 27일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앞두고 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삼영이엔씨는 오는 2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7월30일을 기준일자로 권리주주를 확정하고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지난달 13일 공시한 바 있다.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외국인 및 기관의 ‘팔자’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즉 황재우 대표가 경영 복귀 이후 회사와 관련성이 크지 않은 바이오,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리스크가 큰 선물/옵션에 투자하는 등의 행태가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황 대표를 둘러싼 자회사 ‘레디케어’ 문제나 경영권 복귀 이후의 외부인사 및 그 가족 채용 등 논란에 대해 책임있는 해명이나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경영의 투명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투자가 증권가에서 화두가 되며 지배구조의 건전성이나 투명성이 더욱 중요해진 이 때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보인 측면이 기관 및 외국인들이 삼영이엔씨 주식매도로 이어졌다는 것이 증권가 일부 관계자의 분석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영이엔씨가 바다내비 등과 같은 대형 정부사업의 호재를 쥐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아쉬운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영이엔씨는 황재우 현 대표가 경영에 복귀하기 전 바다내비게이션 서비스 시행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개발 및 국제표준 선도기술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핵심인프라인 기지국(송·수신소)과 운영센터 등 원거리 해상디지털통신망(D-MF/HF) 구축사업도 삼영이엔씨가 주축이 된 삼영컨소시엄이 사업을 진행한 바도 있다. 이에 따라 삼영이엔씨가 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조선기자재 업계에서는 예상해왔다.해양수산부 등은 올해 초부터 바다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바다내비게이션의 향후 시장규모는 1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20% 수준인 240조원 규모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일본 무역분쟁 이슈도 삼영이엔씨 입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제의 점유율이 높은 해상통신장비나 레이더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도 정부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내비의 시장선점 효과를 누리고 국산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R&D를 통한 신규사업 발굴이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삼영이엔씨는 연구소를 강화하고 카이스트 출신 인사를 영입해 소형어선 자동항법장치 생산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자율주행선박 관련 기술개발에도 나설 계획을 세운 바 있다.황재우 현 대표이사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황혜경 사내이사는 “바다내비게이션 사업이 올해부터 실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은 성과는 지난해부터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하고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기초작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영이엔씨의 한 내부인사는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뒤숭숭해 이직도 검토 중”이라며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삼영이엔씨의 다른 인사도 “우리 회사의 제일 핵심인 연구소쪽에서 이달 말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이 어떻게 정리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