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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후안무치(厚顔無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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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후안무치(厚顔無恥)

 

후안무치란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이다. 속된 말로 ‘낯이 두껍다’ 혹은 ‘낯짝이 소가죽보다 더 두껍다’고도 한다. 부끄러움이나 염치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후안무치한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이겠느냐만 요즘 국내 골프장의 행태는 그야말로 후안무치란 말이 딱 어울린다. 물론 모든 골프장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많은 골프장들이 후안무치한 일을 서슴지 않고 있다.
무슨 얘기냐고? 아마 최근에 골프장에 가본 사람들이라면 쉽게 눈치챘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선 방역 4단계 조치가 실시돼 골프장내 샤워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골프를 치고 나서도 샤워를 하지 못한다. 그러니 어떤 사람들은 입은 옷 그대로 집으로 가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옷을 갈아 입기도 한다. 어떻든 5시간 안팎 골프를 치고 땀을 흘린 채 샤워를 하지 못하면 기분이 영 찝찝하다. 몸을 깨끗이 씻고 난 뒤의 상쾌함은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문제는 샤워를 하지 못하면 그에 상응한만큼 그린피에서 할인해 주는 게 이치에 맞다. 상식적으로 봐도 그렇다. 골프장이 제공하던 서비스가 줄면 요금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도 골프장은 모르는 척한다. 받을 돈은 다 받는다. 샤워를 하지 못해도 나몰라라 한다. 그건 정부에서 내린 조치니까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이다.
일부 골프장에선 샤워를 하지 못하니 5천~1만 원 요금을 깎아 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런 골프장은 참 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돈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또 어떤 골프장에선 요금을 깎아주는 대신 물이나 음료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아무런 조치도 없는 골프장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요금을 깎아주는 게 더 낫다. 그게 기본이다.
더 가관인 것은 2인 플레이를 하는 팀에게 캐디피를 4인 플레이를 할 때와 똑같이 받는다는 점이다.

 


방역 4단계에선 오후 6시 이후 골프 라운드 때 1팀 4인 플레이가 금지돼 있다. 1팀 2인 이하 플레이만 가능하다. 1인 플레이가 없으니 모두 2인 플레이다. 
캐디는 1팀 4명에게 하던 서비스를 2명에게만 하면 된다. 쉽게 생각하면 일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캐디피는 그대로 다 받는다. 4명 라운드 때 받던 캐디피를 1원 한푼 깎지 않고 그대로 받는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4인 1팀 플레이 때 받는 캐디피는 14만 원 안팎이다. 2인 1팀이라면 단순하게 계산해 그 절반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면 이왕 카트를 몰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니 절반은 아니더라도 1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게 건전한 상식이다. 그런데도 왜 캐디피는 그대로 다 받아야만 하는가.
그걸 이해할 수가 없다. 더구나 카트비는 별도로 받지 않는가.
지난해 초부터 국내에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국내 골프장은 전례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501개 골프장 내장객은 4673만 명으로 2019년 4170만 명보다 12.1% 증가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6월 발간한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약 46만 명이 늘어난 515만 명으로 추산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30곳의 골프장 요금 현황을 전수 조사(7월 13, 14일)해 8월 1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도내 골프장 이용객은 2018년 190만5000명(도내 87만3000명‧도외 103만2000명), 2019년 208만9000명(도내 100만2000명‧도외 108만7000명)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239만9000명(도내 112만명‧도외 127만9000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5월까지 벌써 110만2000명(도내 41만2000명‧도외 69만명)에 도달했다.
이런 현상은 제주도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비슷할 것이다. 국내 골프장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대한골프협회에 따르면 매년 해외 골프 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2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대부분 막히면서 해외로 나가던 골프 인구가 국내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작년과 올해, 그린피와 카트비, 캐디피를 일제히 인상했다. 내장객이 늘어나 장사가 잘 되고 있는데도 요금을 올리는 것은 돈을 더 벌려는 심산 때문이다. 장삿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돈을 많이 버는 골프장들이 당연히 요금을 깎아줘야 할 요인이 생겼는데도 깎아주지 않는 행태는 마땅히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을 때가 온다. 좀 양심적으로 하자.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