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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계절 가을, ‘심각한 손상’ 예방 위해 힘 70%만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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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태 칼럼] 골프의 계절 가을, ‘심각한 손상’ 예방 위해 힘 70%만 사용하자
 

단풍과 함께 라운드를 즐기는 가을은 골프의 계절이다. 인생을 계절로 구분하면 가을은 인생의 후반기로 행복을 느끼는 황금의 시간이다. 노년에 행복을 결정하는 것으로 건강·친구·경제력, 이 3가지를 다 갖춰야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골프이다. 5시간 동안 18홀을 돌 수 있는 체력과 편하게 동반할 수 있는 친구, 그리고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골프로 인해 건강한 삶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골퍼의 절반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으며 이 중 10% 정도는 심각한 손상으로 골프를 즐기지 못하거나 척추·팔꿈치·손목 부상이 많아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난 5월 충북의 OO 골프장에서 카트 추락 사고가 발생하였다. 지인과 함께 골프장을 찾았던 A 씨(67)가 골프 카트에서 추락하여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1일 만에 숨졌다. A 씨 측에서는 카트에 제대로 앉기 전에 캐디가 갑자기 출발해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카트에는 키 작은 여성의 안전을 위한 고리형 손잡이도 없었다는 게 유족 측의 설명이다. 골프장 측은 사고 당시 119에 신고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카트에 탔던 캐디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받고 경찰의 사고 현장 시뮬레이션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과실 여부 등을 판단할 예정이다.

 

삶의 질이나 수명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우리는 주로 암(癌), 심장 및 뇌질환 같은 질병을 말한다. 하지만 질병만큼 무서운 것은 신체에 가해지는 '심각한 손상'이다. 손상은 힘·열 등과 같은 물리적 요인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몸에 생기는 이상을 말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매일 1만4000명 이상이 손상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집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손상은 암과 혈관질환에 이어 사망 원인 3위로 대표적 손상 원인은 교통, 추락·미끄러짐, 부딪힘, 열상·자상·절단·관통상, 화상, 질식, 물에 빠짐, 중독 등으로 골프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손상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성인 8650명을 대상으로 손상 발생 정도, 원인, 영향 요인을 조사(제7기 국민영양조사 자료)한 결과에 의하면, 손상자의 평균 연령은 43.9세로, 남성이 43.5%, 여성이 56.5%로 나타났다. 물론 자가치료나 약국에서 약 복용 등 가벼운 손상은 포함하지 않을 통계이다. 연간 손상 발생률은 1000명당 66.4명으로, 원인은 교통사고가 26.1%로 1위를 차지하였고, 추락·미끄러짐이 2위(25.6%), 부딪힘(19.6%)이 3위였다. 97.6%가 불의의 사고로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손상(카트 사고를 교통사고로 비유)도 위와 비슷한 숫자이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손상 중에서 심장마비 같은 질병 외에 골퍼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손상은 카트 사고에 이어 추락, 타구 사고가 많이 발생하였다. 또한 골프 수준에 따라 손상을 입는 부위는 다르게 나타났다. 초급 골퍼(100타 이상)들은 손가락, 손목을 포함한 팔(39%) 부상이 가장 많았고, 중급 골퍼(90타 이상)는 날개뼈 부위를 포함한 목(40%) 부상이 많았다. 상급 골퍼(89타 이하, 싱글 포함)는 허리(28%), 어깨(25%), 목(21%), 팔(20%)순으로 나타났다.

 

초급 골퍼들은 기술을 이용하기보다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도가 매우 높았다.
초급 골퍼들은 평소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에 갑자기 무리를 주어 부상의 위험이 높았다. 특히 초급의 경우 생소한 그립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손가락과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체중 이동의 스윙을 몸에 익히기 전이므로 손목이나 손가락 등 팔에 손상이 많이 나타났다. 특히 ‘뒤땅(공 뒤땅 타격)’을 반복적으로 치면서 팔 전체에 충격이 가해져 염좌가 발생하거나 손목을 무리하게 회전시키는 과정에서 손목이 꺾여 수근관증후군이 발생한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median nerve, 팔의 안쪽 한가운데를 지나는 큰 신경)이 주위 조직에 의해 눌리면서 발생하는 신경 증상으로, 손목의 손바닥 면에서 엄지, 중지 손가락으로 저림증이 생기기 때문에 골프를 할수록 증상은 심해진다.

부상 예방법으로 일단 골프를 잠시 멈추고 휴식과 찜질을 통해 손상 부위가 가라앉도록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가라앉을 때까지 염증 치료를 계속하여야 한다. 골프는 재발 위험이 큰 스포츠이기 때문에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도록 한다.

 

중급 골퍼들은 비거리 욕심에 따른 상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상이 발생한다.
중급 골퍼들은 날개뼈 부위를 포함한 목 주변에 잦은 부상이 발생한다. 상체로 힘을 많이 쓸 때 과도한 긴장과 함께 임팩트(impact) 후 볼을 보기 위해 갑자기 머리를 드는 헤드업(Head up) 자세 때문에 목에 무리를 가해 손상이 발생한다. 목이 잘 돌아가지 않거나 팔저림 현상, 어깨뼈(등 쪽의 날개뼈) 주변의 부상으로 목디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빠른 골프 스윙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무리한 스윙으로 근육에 피로물질(담결림)이 쌓인다. 근육을 지지하는 뼈와 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신경통이나 목디스크가 발생한다.

부상 예방법으로는 비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무리하게 운동을 하고 있지 않은지 세심한 자기 관리를 통해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특히 상체에 힘을 많이 가함으로 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하체도 같이 이용하는 유연한 스윙을 연습하도록 한다.

상급 골퍼들은 특정 부위의 부상보다 다양한 부위에 손상이 발생한다.


89타 이하의 상급 골퍼들은 몸에 큰 부담 없이 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허리 통증의 발생이 초, 중급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상급 골퍼들은 하체와 골반을 이용하는 자연스러운 스윙 자세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지나친 하체와 골반을 사용함으로 허리에 염좌가 발생한다. 특히 시니어 골퍼들은 골프 스윙 때 척추가 몸의 회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므로 부족한 힘을 어깨 힘으로 보상하기 위한 동작 때문에 근육부상이나 늑골골절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싱글골퍼들은 수년간 골프 스윙을 통해 축적된 팔꿈치 인대 손상이 많이 발생한다.
부상 예방법으로는 골프 도중, 혹은 골프를 치고 난 후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골프를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기를 거쳐야 한다. 라운드 전 어깨, 목, 허리, 무릎, 손목 등 부상이 발생하기 쉬운 각각의 부위를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풀도록 한다. 간단한 스트레칭은 골프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라운드 후 기침을 할 때나 옆구리를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지면 늑골골절을 의심해야 하며, 이러면 통증 발생 초기에 반드시 진단을 받고 치료하여야 한다.

 

시니어 골퍼들은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균형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복근이나 엉덩이 근육이 약해서 허리를 앞으로 내밀고 걷는다. 이러한 걸음은 넘어지거나 추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리막 페어웨이에서는 보폭을 너무 넓게 잡거나 빠르게 내려가는 걸음은 피하도록 한다. 라운드 후 사우나에서는 다리를 냉탕에 담가 5~10분쯤 머문 뒤 온탕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는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무릎 부위를 냉찜질해주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골프뿐 아니라 산행, 마라톤 등 무릎을 포함한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한 뒤 하면 관절 보완에 도움이 된다.

 

골프는 비거리 시합이 아니라 정확성의 게임이다. 그런데 골퍼들은 비거리에 목숨을 건다.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 무리하게 클럽을 휘두르다 손상을 입는다. 골퍼가 자신의 힘을 100% 다해 골프공을 때리는 순간 허리에 가해지는 무게는 무려 1ton에 달한다. 이런 무리한 스윙은 다양한 형태의 손상이 발생한다. 특히 잘못된 스윙 자세는 더 큰 충격으로 근육이나 뼈로 전달된다. 따라서 프로 선수도 자신의 최대 힘의 80%밖에 쓰지 않기 때문에 골퍼는 손목⋅허리⋅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70%의 힘으로 클럽을 휘둘러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역대급 불볕더위를 기록했던 여름이 지나니 벌써 가을이다. 빚을 내서라도 하라는 것이 가을 골프로 1년 중 황금 시즌이라 불릴 만큼 골퍼에게도, 골프장에도 중요한 계절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많다. 기상이변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게 자주 나타나고 있으며, 산악 지형 골프장이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안전과 건강관리가 필수이다.


골퍼의 실력에 따라 부상 부위도 조금씩 달라지므로 건강관리가 잘된 시니어 골퍼들은 전체적인 힘은 줄지 않았더라도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스윙을 익혀 힘을 비축하는 스윙이 필요하다. 따라서 평소에 근육을 단련해야 부상도 예방할 수 있고 정확도가 높아지고 비거리도 늘어난다. 가을 골프에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허리·어깨·팔·손목·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헬스장에서 정기적인 운동도 좋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는 나만의 루틴(Routine)을 가지고 1시간 정도 근력운동을 하도록 한다. 늦가을에 기온이 떨어지면 몸이 움츠러들면서 근육도 제대로 풀리지 않아 경기력이 나빠지는 건 물론 경기 중 손상의 위험도 커진다. 라운드가 있는 날은 일찍 골프장에 도착하여 준비운동으로 충분한 몸풀기하고 날씨가 추우면 가벼운 런닝을 통해 가을 골프를 즐기도록 하자.

 

[이원태 안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