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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와 고진영, 미국 남녀 프로골프 같은 날(11일) 동반 우승...둘 다 2위 4타 차 따돌려

-임성재, PGA 투어 100번째 경기 만에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정상에 올라 통산 2승
-고진영,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제패하고 통산 10승 올려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임성재(23)와 고진영(26)이 미국프로골프 남녀 대회에서 같은 날(한국시간 11일)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임성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26만 달러(약 15억 원)다.

2위 매슈 울프(미국)를 4타 차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는 지난해 3월 혼다 클래식 이후 1년 7개월, PGA 투어 100번째 경기만에 투어 2승째를 따냈다. 이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째를 쌓았다.

2002년 5월 최경주(51)가 컴팩 클래식에서 처음 우승한 이후 2011년 5월 역시 최경주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10승째였고, 임성재가 이번에 20승 이정표를 세웠다. 2020-2021시즌 498개의 버디를 잡아 PGA 투어 한 시즌 최다 버디 기록을 세운 '버디왕'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도 버디 26개를 쓸어 담아 두 시즌 연속 '버디왕' 등극을 노려볼 만하다.

 

임성재는 우승 후 "제가 첫 우승을 50번째 대회에서 하고, 이번 우승은 100번째 대회에서 나왔다. 어떻게 보면 신기한 일인데 하늘에서 정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첫 우승 뒤 두 번째 우승이 찾아올 것인지 생각이 많았고 어려웠다"며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경기를 계속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우승해 기쁘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임성재의 PGA 투어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은 거의 비슷하다. 임성재는 지난해 3월 혼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당시 임성재는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에서 출발해 역전 우승을 거뒀다. PGA 투어 50번째 출전 대회에서 이뤄낸 짜릿한 우승이었다.
그리고 1년7개월 후 임성재는 PGA 투어 출전 100번째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첫 우승을 한 이후 50번째 대회다. 게다가 이번에도 선두에 3타 뒤진 6위에서 출발해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묘하게도 '50개 출전 대회마다, 3타 차 역전 우승'이라는 일이 반복됐다.
임성재는 '150번째 대회에서 3승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 "다음 우승은 더 빨리하면 좋겠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기분 좋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다음 대회가 바로 후원사인 CJ가 주최하는 더 CJ컵@SUMMIT이다.

 

 

이에 앞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2위 고진영은 이날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리지C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2위 카롤리네 마손(독일)을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고진영은 이 우승으로 자신의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첫날 8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선 후 나흘 내내 선두를 달린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5억 3,000만 원)다.
 

고진영은 정교한 아이언 샷을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0승에 이어 LPGA 투어에서도 통산 10승을 올렸다. 고진영은 이날까지 최근 14라운드 연속으로 60대 타수를 쳐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은퇴·스웨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즌 3승으로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와 같은 승수를 쌓은 고진영은 이날 공동 19위로 마친 코다와의 세계 랭킹 포인트 격차도 줄였다. 아울러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김세영(12승), 신지애(11승)에 이어 LPGA 투어에서 두 자리 승수를 거둔 다섯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고진영은 “지난주 (준우승한 숍라이트 클래식) 최종 라운드 플레이가 좋지 않아 아쉬웠는데 2년 만에 열린 이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해 기쁘다”면서 “(오는 21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소렌스탐의 기록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국적 선수가 LPGA 투어에서 거둔 통산 198승과 199승째의 주인공이 된 고진영이 기세를 이어 국내에서 200번째 우승의 기념비를 세울 것인지도 관심을 모은다.

 

 

(다음은 임성재의 우승 후 인터뷰 전문)

 

-  오늘 100번째 투어 대회에서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어떤 의미이고 어떤 느낌인가?

: 정말 신기하게 첫 우승도 50번째 하고 두 번째 우승 100번째 했는데 정말 이렇게 하늘에서 결정을 해 준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이렇게 열심히 잘 준비했는데, 그때까지 좀 두 번째 우승하는 게 좀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 이제 우승하게 되어서 정말 기쁘고 정말 뿌듯한 것 같다. 그냥 어떤 때는 정말 안 될 때도 있고, 잘 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잘 견디면서 연습도 항상 부족한 점도 많이 보완하려고 했는데, 그게 오늘 잘 이렇게 4라운드 동안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우승의 원동력은?

: 일단 네 초반부터 샷감이 되게 좋았다. 일단 이 아이언을 쳤을 때, 이 거리감이 되게 제가 원하는 거리감이 되게 잘 맞았다. 오늘 또 바람이 안 불어 가지고 거리 계산 딱 나오면 바로 클럽이 나와서, 아무 생각 없이 고민 없이 쳤던 게 아마 큰 도움이 됐던 것 같고,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또 버디 퍼트 이런 게 또 들어갈 때 또 들어가 줘서 그게 제일 잘 됐던 것 같다.

 

- 오늘 다 잘되고 있다는 걸 언제 알았나?

: 일단 10번 홀에서 위기였는데, 10번 거기서 좀 라이가 안 좋았다. 약간 오르막 라이에 좀 턱도 높고 했는데, 거기서 잘 올렸고, 이제 거기서 퍼트가 들어간 게 아무래도 제일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 5홀 연속 버디 하는 느낌은 어떤가?

: 그냥 어떤 느낌은 안 나고 ‘계속 버디, 버디 했네’ 계속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냥 매홀 매 홀 집중하다 보니, 다섯 홀 연속 버디를 한지도 몰랐다.

 

- 오늘 이렇게 기운이 좋은데, 여기 라스베가스에서 카지노를 갈 건가?

: 아니다. 별로 관심이 없다. 나중에 한번 재미로 가볼 수는 있을 것 같다.

 

- 오늘 어느 순간에 우승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나?

: 14번 홀에서 이제 리더보드를 처음 봤다. 그래서 후반에 이제 다섯 타 차이 나는 거 보고 ‘이제 거의 다 왔구나.’라고 생각했고, 마무리만 잘하자 이런 생각으로 했던 것 같아요.

 

- 여기 라스베가스에서 2주 연속 대회인데, 이번 우승 이후에 오늘 좀 쉬면서 즐길 것인지, 아니면 바로 더 CJ컵을 준비할 것인가?

: 일단 오늘하고 내일은 좀 쉴 것 같고, 이제 화요일부터 다시 잘 준비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내 스폰서의 대회니까 소속 선수이니까 좀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지난 3년은 잘 못 해서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에는 또 코스도 새로운 코스이니 화요일부터 잘 코스 파악하면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CJ컵이 열리는 서밋은 아는가?

:아니다. 화요일에 처음 쳐볼 것이다.

 

- 올 시즌 목표는?

: 이제 다음 주도 있고 앞으로 남은 대회도 있는데, 일단 내 목표가 시즌에 이제 우승 한 번 하는 게 목표였는데, 오늘 이뤄서 일단 정말 하나는 목표를 달성했고, 우선은 다음 주 대회를 좀 제가 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