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팩트체크나 취재 없이 보도한 사실이 또 드러났다. 이번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리톡] 이다.
민영뉴스통신사인 YBS뉴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저리톡’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보도에 대해 ‘선을 넘은 언론’이라 비판했다.
하지만 ‘저리톡’은 상대방의 팩트체크나 취재도 전혀 없이 기사를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 ‘저리톡’은 YBS뉴스통신에 대해 “‘[속보] 박원순 시장 시신 발견’이라는 기사를 냈고, 로톡뉴스, YBS뉴스통신 등 여러 온라인 매체들이 앞다퉈 ‘시신 발견’이라는 속보 기사를 냈습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YBS뉴스통신은 ‘시신 발견’ 이라는 속보를 내지 않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확인’ 속보를 보도했다.
KBS [저리톡]은 다른 언론사를 비판하면서 정작 보도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도 안한것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팩트체크나 취재도 없이 기사를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 저널리즘 토크쇼J [저리톡]은 미디어 비평을 통해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파헤친다는 기획의도로 제작됐지만 정작 자신들은 상대방의 팩트체크나 취재도 전혀 없이 기사를 보도하고 있어 '내로남불' 이라는 지적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40분에 KBS 1TV에서 방송하는 한국방송공사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이다.
“한국 언론이 기레기 소리를 들으며 쓰레기 취급받는 것은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는 미디어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기자들의 취재와 전문가 패널의 신랄한 토크를 통해 사회 부조리와 그 안에 깔려있는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를 조목조목 파헤친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위키백과는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편향적인 내용으로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으로 제재를 받는 등 친(親)정부적인 성향을 보여주며 저널리즘에 대한 비판보다는 정부 입맛에 맞지않는 언론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로 다뤄지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비판 하고 있다.
앞서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와 KBS 공영노동조합은 상대방의 팩트체크도 하지 않는 KBS 취재 관행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지난 20일 각각 성명을 냈다. 이들은 KBS가 ‘뉴스9’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공모 의혹을 보도한 이후 이를 ‘오보’로 사과한 일을 지적했다.
이번 [저리톡] 보도 역시 KBS ‘뉴스9’에 이어 취재조차 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하는 KBS의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KBS [저리톡] 담당 기자는 “YBS뉴스통신이 오보라고 말한 주체는 제가 아니라 경찰입니다”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경찰에 떠 넘겼다. 경찰의 수사 발표가 있었던 9일 10시30분 이전 기사는 모두 오보라는 것이 KBS 기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YBS뉴스통신은 “그 시각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이 실종자 소재 미파악이라고 한 공지는 수사발표 일뿐, 경찰청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며 “경찰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확한 사망 시간을 발표하지 않았다" 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논란을 키운 것은 경찰의 투명하지 못한 정보공개 탓”이라고 말하며 “의혹이 있다면 의심하고 취재하는 것은 기자의 의무”라고 답했다.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미디어오늘 등이 주장하는 "경찰 발표 전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보도는 '오보'"라는 프레임은 논란이 있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들이 '오보'라 주장하는 근거는 경찰의 수사발표 한가지 뿐이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발표는 법원의 판결문과는 성격이 다르며,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정확한 사망 시간을 발표하지 않았다. 또 명확한 증거인 사체검안서 내용도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공개 하지 않았다.
하지만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5일장 발인이 13(월)일 인점을 감안하면 사체검안서상 사망시간은 9일인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은 "경찰 발표는 무조건 진실인가? 하는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 언론이 경찰의 발표만 믿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보도했다면, 오늘날의 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존재했을지 신중히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찰 발표와 진실이 다른 경우는 수차례 존재했다.
과거 1987년 서울대생 고 박종철 고문 사건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정부는 "폭도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라고 공식 발표했고, 당시에 "민주시민 항쟁"은 루머일뿐 이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뒤에 비선 실세가 있다는 루머"는 결국 최순실이라는 존재로 모습을 드러냈다.
언론이 나아갈 길은 경찰의 발표가 있다 하더라도 의혹이 있다면 의심하고 다시 살펴봐야 하며, 최소한 '오보 프레임'으로 취재 활동을 막으며 언론에 재갈을 물려서는 안된다고 이들 언론인들은 말한다. 특히 자신만 '진짜 뉴스'를 생산하고 나머지 언론은 '가짜 뉴스'라 주장하는 포퓰리스트를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