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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마켓의 목소리] 경기 침체 논란과 한.미 금리 차 역전 그리고 환율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0.9%를 기록하며 기술적 침체 정의에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미국 장단기(10Y-2Y) 금리는 7월 초부터 역전됐다.

 

1980년 이후 미국 경제는 금리 차 역전 후 6~24개월 이내에 침체 국면으로 진입했다. 미국 성장률도 역성장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높인다. 그런데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가 아니라고 말했다. 경기 국면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다양하다.

 

WRITER 김주신

 

실질 GDP 2분기 연속 역성장, 기술적 침체
사실 ‘침체’는 다소 모호한 단어다. 경제 용어로 쓰이고 있으니 그 정의부터 짚어봐야 하는데, 명확한 정의가 없다.

 

경기 침체는 일반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국면’을 뜻하는데, 아주 단기간의 위축은 침체로 보지 않는다. 가장 단순하고 자주 언급되는 침체는 ‘기술적 침체’다. 실질 GDP가 2분기 연속 역성장하는 경우다. 따라서 현재 미국도 기술적 침체에 해당한다.

 

기술적 침체는 국면 파악에는 유용하지만, 분기 데이터라 시의성이 낮은 GDP에만 초점을 맞춰 광범위한 경기 흐름을 보기는 어렵다.

 

침체 발표 전 선제행동 나서려면
미국 경기순환주기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식적으로 판정한다. NBER은 경기 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월간 지표들을 보며 경기 국면을 판단한다. 그중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건 ▲개인소득 ▲비농업 고용 ▲가계 조사를 통한 고용 ▲실질 개인소비지출▲실질 도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이다.

 

다만 NBER은 경기 침체를 실시간으로 발표하지 않으며, 침체 발생 후 평균 7~8개월 뒤에 침체를 공식화한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침체를 발표하는 시점은 침체 이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NBER이 중점적으로 보는 지표들을 확인하며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침체 시점 파악고용지표

침체 추세 보려면 총생산 지표 봐야
위 지표들은 크게 ‘고용(비농업 고용, 가계조사를 통한 고용)’과 ‘총생산(개인소득, 실질 개인소비지출, 실질 도소매 판매, 산업생산)’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970년 이후 경기침체 국면에서의 이 지표들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총생산 관련 지표들이 서서히 하락하는 와중에 경기는 침체에 접어들었고, 고용 지표들은 경기 침체 시작 시점에 급격히 둔화했다. 즉 경기 침체의 추세를 결정하는 것은 총생산 관련, 경기 침체의 시작 시점을 결정하는 것은 고용 관련 지표라는 얘기다.


현재 경제는 어디쯤 와있을까?
미국 노동시장에서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구인난에 허덕이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경기 둔화 우려에 직원 수를 줄인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분에 지난해 성과급 잔치를 벌인 월가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올들어 인수합병, 기업공개 등 대규모 자문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자 앞다퉈 저성과를 솎아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비농업 부문 고용은 나쁘지 않다. 신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고용 충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계 조사를 통한 신규 고용은 1월과 6월에 감소했다. 이는 향후 고용시장의 약화 가능성을 내포한다.


반면 실질 소비 관련 지표들과 산업생산은 둔화하고 있고, 개인소득도 상승세가 정체되며 변곡점에 다다른 듯하다.


결국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만큼 고용시장이 위축되지는 않았으나, 좋아지고 있다는 지표도 없다. 즉 시기의 문제일 뿐, 소비와 생산 지표들의 둔화는 2~3분기 후 고용시장을 훼손하고, 경기 침체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사례
지난 7월 27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2.50%로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인 2.25%를 넘어선 것이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201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1990년 이후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된 시기는 총 3차례 (1999.6~2001.3, 2005.8~2007.9, 2018.3~2020.2) 있었다.


처음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때는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지였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로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달러 강세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1,218원까지 확대된 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재차 하락했다.


두 번째 역전인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 기간은 단기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이 소폭 상승했다. 첫 번째 역전 때와 달리 저점 대비 15.8% 상승(2005.10월 1,058원)에 그치고 금방 안정화됐다.


세 번째로 2018년 3월에서 2020년 2월까지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를 넘어선 후에도 2020년 5월까지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 금리 격차는 2005년과 마찬가지로 100bp였다.


역전의 이유, 자본 흐름의 차이
위와 같은 세 차례의 금리 역전 시기에 달러-원 환율의 방향이 달랐던 이유는 자본 흐름의 차이 때문이다.


2000년대는 자본 흐름에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2005년부터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확대되면서 자본이 유입됐고, 2018년에는 외국인의 국내투자 감소와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자본이 유출된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국가 간 금리 차가 자본의 이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긴 하나. 금리 차가 축소 또는 역전된다고 해서 무조건 자본이 유출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이동을 발생시키는 또 하나의 주요 요인으로 국가 간 성장률 차이(펀더멘털)가 있다. 특히 신흥국은 자국의 펀더멘털(대내적 요인)과 함께 신흥국의 경기 상황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외적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