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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 생태계 복원부터 시작해야 바꿀 수 있다. 바뀔 수 있다.

최근 돌아온 철새들 소식으로 한껏 들뜬 철새 도래지 소식들이 제법 들려온다. 농사 기법의 변화 등으로 생태계가 복원된 결과다. 농민들의 노력과 농민들을 지원한 기법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렇다. 이 사례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국민의 노력과 정책적 지원은 우리 기억 속 자연을 되돌려줄 수도 있다.

지구촌의 당면 목표인 탄소 중립이나 지구의 미래를 결정짓는 환경 문제는 모두 생태계의 복원에서부터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WRITER 이승엽

 

아직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 인류
메타버스의 시간이 4차 산업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 지구 위기론은 정작 다른 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기후환경과 더불어 인간의 지속적인 생활에 직접적인 생태계의 파괴가 위기론의 주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기후 위기나 환경 담론을 말하기에 앞서 우선 우리 민물 생태계의 문제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물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원인은 외래어종의 유입이다.


물론 국내에 유입된 외래어종 모두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개중 많은 종이 관상용, 실험용, 양식용 등으로 유입됐고 본래 목적대로 길러지고 있다. 문제는 이미 자연수계에 풀려 국내 환경에 적응해버린 외래어종들이다.

 

우리나라 민물 토종어류는 대략 200여 종이 등록되어 있다. 적지 않은 수지만 1963년부터 유입되기 시작한 외래어종의 숫자가 어림잡아 220여 종이 넘는다 하니 얼마나 많은 외래어종이 유입되었는지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토종물고기 수보다 외래어종 수가 더 많아진 오늘날, 우리 수중생태계는 크게 변했다. 국내 생태학자들은 우리나라 하천에 위해(危害) 한 4개 어종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블루길,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이다.

 

 

①공포의 잡어, 블루길

첫째로는 ‘블루길’이다. 블루길은 원래 붕어 낚시꾼들에게는 천대받는 물고기다.

 

블루길은 붕어 치어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토착 어류인 붕어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원흉이 외래어종인 데다 동물성 미끼를 넣자마자 ‘박살’ 내는 ‘공포의 잡어’로 인식된다.

 

반면 손맛 좋기로 유명한 벵에돔만큼이나 손맛이 좋아 일부 낚시꾼들에게는 인기가 있어 일부 낚시터 사업주들이 낚시터에 방류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제 블루길은 ‘큰입배스’와 마찬가지로 저수지뿐만 아니라 작은 규모의 산골 저수지에서마저도 그 개체 수가 늘어나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낚시터에서도 잦은 입질이 눈에 띌 정도다.

 


②수중 생태계의 정점, 큰입배스
두 번째는 ‘큰입배스’다. 1973년 처음 대한민국에 들여온 육식성 어류인 배스는 대한민국 각 하천과 호수 등지에서 대량 번식된 가장 대표적인 외래어종이며 ‘배스’라고도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큰입배스(Large Mouth Bass)다.


큰입배스는 앞서 언급했던 블루길과 더불어 토종 물고기의 알과 치어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음으로써 수중 생태계의 질서를 뒤흔들어 놓는 주범이다.

 

1973년 당시 어려웠던 경제 사정으로 배스와 황소개구리, 블루길, 떡붕어 등의 동물군을 대안 식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방류했다.

 

오늘날과 같은 엄청난 생태계 교란을 가져올지를 예상하지 못했던 정부산하기관인 ‘청평 내수면연구소’의 안이한 정책 탓으로 돌리기엔 작금의 현실은 너무도 암담하다.

 

1천 마리의 외래어종 치어가 북한강계에 방류됐지만 5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외래어종들은 한반도 남단의 거의 모든 주요 수계나 지천에서 먹이사슬의 최상층부를 점령하고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뛰어나다.


본래 자연상태의 먹이사슬 구조는 최상부로 갈수록 그 수가 줄어야 정상이다. 반면 육식성 어종인 배스는 천적이 거의 없고 먹잇감은 풍부하며, 번식력이 뛰어나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한 것이다.


이제는 토종 붕어류가 많이 잡히던 하천에서마저도 떡붕어(외래어종), 희나리(떡붕어와 토종 붕어 사이에서 태어난 교잡종 붕어), 블루길과 큰입배스가 대부분이다.

 

생태계가 교란되며 토종 붕어의 어획량이 크게 줄자 각 지자체 등은 외래어를 줄이고자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큰입배스를 줄이기 위해 이를 낚는 사람에게 상품권 또는 현금으로 포상하는 정책을 활용하기도 한다.

 


③한 시대를 ‘풍미’한 황소개구리
세 번째는 황소개구리다. 1958년에 국립 진해 양어장에서 처음으로 소수 개체를 들여온 것이 최초의 도입 기록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하천에 있는 황소개구리는 진해 양어장과는 관련이 없고, 1973년 박정희 정부 시절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식용 목적으로 들여온 황소개구리가 문제가 됐다.

 

황소개구리가 잘 팔리지 않자 가게 주인들이 저수지에 야금야금 버리는 바람에 국내 생태계에 유입돼버렸다.

 

황소개구리는 몸무게가 200~400g 정도인 토종 개구리와는 완전히 다른 대형 종으로 수명이 5~7년이고 암컷 한 마리당 6천~4만 개의 알을 낳는다. 한국의 기후가 미국 동부와 비슷한 데다, 어째선지 미대륙 출신 주제에 항아리곰팡이에 내성이 있어 국내 환경에 잘 적응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외래종의 생태계 파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매우 큰 경계대상으로 알려졌지만, 다행히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황소개구리 토벌의 진정한 공신은 다름 아닌 기러기, 고니 등을 포함한 오리류나 황새와 국내 하천 생태계의 지배자인 왜가리다.

 

한편 한 다큐멘터리에서 황소개구리의 천적으로 가물치, 유혈목이, 능구렁이 등이 제시됐는데, 다 자란 성체를 하나씩 잡아먹는 이들에 비해 오리는 황소개구리 알과 올챙이들을 단어 그대로 ‘씨가 마를 정도’로 널름널름 삼키는 모습을 보고, 황소개구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농가에서 대규모로 오리를 들여오는 오리농법이 흥했다.


자연계 천적이 급증하자 황소개구리 개체들의 평균 몸 크기가 점점 소형화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처음 문제가 되던 시절과 비교하면 2010년대 이후 황소개구리의 평균 크기가 줄어들었음을 금세 알 정도다.

 

다만 이는 황소개구리가 어느 정도 한국 생태계에 편입되어 간다는 의미로, 멸종 직전이라거나 사라질 것이라는 건 결코 아니다. 황소개구리의 개체 수는 여전히 많은 편이며 서식할 만하다 싶은 지역에서는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④방생의 대명사, 붉은귀거북
네 번째는 북미에서 온 ‘붉은귀거북’이다. 붉은귀거북은 국내에는 애완용 또는 방생용으로 지난 1980년대 수입됐다.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혹은 종교 행사에서 방생되면서 많은 개체가 야생으로 퍼져 나갔다. 한국 하천의 자연 생태계를파괴하는 붉은귀거북은 퇴치 비용이 많이 든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청거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고, 국내 하천, 저수지에 유입되어 국내 토종 ‘남생이’나 ‘자라’와 경쟁해 우위를 차지했다.


눈 뒤쪽에 붉은 줄이 ‘-’자로 줄이 있으며 수명은 20~30년으로 갓 태어났을 땐 등껍질 길이가 2㎝지만 20~30㎝까지 자란다. 잡식성으로 1~2급수에서만 생존하는 토종 자라와는 달리 생명력이 강해 3~4급수의 저수지 수질에서도 잘 생존하며 자기 몸길이의 2/3쯤 되는 물고기 5~6마리를 하루에 먹어 치우는 포식자다.

 

올챙이, 미꾸라지, 피라미, 붕어 등 수서 무척추동물과 심지어 개구리, 뱀까지 이빨이 없는 날카로운 부리로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문제는 배스와 마찬가지로 생태계의 포식자임에도 ‘천적’이 없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2006년 12월, 뒤늦게 붉은귀거북을 위해(危害) 외래 어종으로 지정해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붉은귀거북속 전체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물방개 1마리가 5만 원?
여기까지는 그나마 많이 알려진 사례지만, 현재는 이 외에도 많은 외래 어종이 우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줄 우리의 강과 호수는 온통 외래어종이 판치는, 그래서 토종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저 기우가 아니다. ‘대륙송사리’라는 토종어류는 멸종위기종으로 그 거래가격은 마리당 1만 원을 넘어선다. 어린 시절 논둑에서 많이 보던 물방개는 마리당 5만 원 정도로 거래되며 부르는 게 값이 된 실정이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멸종 위기종을 거래한다는 페이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멸종 위기종’이란 단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애완용이나 수집용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즉 밀렵, 밀반입, 밀수입 등의 행위도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으로 볼 때 조만간 송사리나 물방개 등이 학술연구 목적이 아닌 고가의 수집품이 되지는 않을까? 더불어 우리 고유의 토종 어종들이 후세에는 멸종된 개체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닐지 우려가 된다.

 

생태계 변화에 대비하는 수칙
이처럼 심각한 생태계 변화에 대비하려면 다음과 같은 수칙을 세우고, 지켜야 한다.


첫째, 외래어종이 이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퍼뜨러져 있는 강 계는 그렇다 치더라도 일부러 저수지에 외래어종을 푸는 행위는 입법을 통해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


둘째, 이미 외래어종 상당수가 서식하는 댐이나 저수지에서 낚은 외래어종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매하여 식용으로 가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연구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지역민의 수입이 늘어나고 거기에 파생되는 가공업이나 서비스업으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외래어종에 한해서는 낚은 고기를 다시 방사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부 낚시 동호인이 ‘캐치 앤 릴리즈’라는 낚시의 한 장르를 즐기기도 한다는데, 자연생태계를 함께 걱
정하면서 취미를 살려 나가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 언론매체에서도 외래어종을 낚았다 놓아주는 장면을 마치 멋있는 낚시 행태로 묘사하고 미화하는 내용을 자제하고, 분별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다섯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부분에 제도적 노력이나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확산 속도에 비하면 소극적이다.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 우포습지
노기돌 대표는 ‘한국의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고도 불리는 생태습지의 보고, 경남 창녕 우포늪을 관리하고, 하루 500명 이상의 체험자들이 방문하게끔 유지하며, 생태교육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노 대표는 “자손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종교 행사 중 방생, 여름철 인기가 있는 민물이나 바다 현장 체험, 낚시터 등에서는 아직도 외래어종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동시에 자손들에게 아름답고 건강한 자연을 물려주는 데 큰 애로사항이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에서도 멸종 위기종 등 토종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사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가적인 지원이나 체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처럼 민물 어종 관련 생태계 파괴 사례를 먼저 소개한 이유는 민물 생태계는 바다에 비해 우리의 인위적인 노력으로도 더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고, 아직 우리 국토의 대부분은 ‘자연’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ESG 경영 추세로 환경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다. 전국 각지에 대규모 습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생태계 복원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세부기준을 더한다면 우리의 산하와 기성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유년시절의 추억까지도 후세에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자연 자산 갖춘 골프장이 나서면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자연을 재산으로 가진 기업들에게는 이 위기가 새로운 기회로의 전환점이 아닌가 싶다. 민간 기업이 대부분인 골프장을 예로 들어본다.


코로나19로 대중화가 됐다지만 골프는 아직까지는 고급 스포츠이며, ‘일부’만이 즐기는 폐쇄적 성격을 지닌 스포츠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골프업계에 가족 스포츠, 대중 스포츠로의 전환은 어떨지 필자의 사견을 조심스럽게 권하고자 한다.

 

골프장 내에 생태습지 체험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자연을 자산으로 가진 골프장은 일반적인 기업보다 생태습지 조성에 지극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모와 함께하고 싶은 자녀들의 니즈와 최근 점점 대중화하는 골프문화를 즐기려는 부모의 니즈를 함께 충족하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또한, 골프 학습을 원하는 꿈나무를 양성하는 데에도 그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다.

 


바꿀 수 있다. 바뀔 수 있다.
멸종은 ‘나태’라는 의미 또한 내포한다.

후손들에게 환경에 나태했던 기성세대의 못난 모습을 보이는 격이기 때문이다. 해상의 어종은 기후변화에 의한 변화가 대부분이지만, 민물 어종은 상대적으로 인간의 실수와 나태의 결과라는 데 그 실마리가 있다.


생물 다양성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영국의 ‘밀레니엄 종자은행’이나 한국의 ‘국립 백두대간 시드 볼트’처럼 대규모이면서도 체계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제도적인 장치와 더불어 ‘적극적인 생태계의 조성과 복원’이라는 세부적인 활동지침과 제도적 지원책 마련 또한 시급하다.


우리 인간은 그동안 단시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산업’에 몰두해왔다. 이제 인류를 포함한 생물과 생태계가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지속 가능한 산업 모델을 고안해야 할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