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슈퍼맨 윤쌤] “요새 힘이 약해졌어요” 사정액 줄면 정력 약해진 것?

남성에게 사정액의 양이란 민감한 주제다. 별 이유 없이 양이 줄어들면 걱정이 앞선다. 사정은 종족보존과 나와 파트너의 극치감에도 영향을 미치는, 때로는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WRITER 윤종선

 

'힘'이 약해진 남성들
비뇨기과 외래를 진료하다 보면 ‘힘’이 약해졌다고 오시는 분이 참 많다. 물론 여기서 ‘힘이 약해졌다’는 건 ‘근육량 감소로 운동능력이 떨어졌다’ 같은 종류는 아니다. 정형외과가 아니니까. 주로 강직도가 약해지거나 지속시간이 짧아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부가적으로 성욕이 없거나 낮아졌다는 경우도 ‘힘이 약해졌다’는 호소에 포함된다.


조금 다른 증상도 있다. 성욕도 정상이고 강직도나 지속시간도 좋은데, 단지 정액의 양이 감소한 경우다. 이 경우도 내원자들은 “요새 힘이 약해졌어요”라고 표현한다. 혹자는 사정하는 양이 뭐 그리 중요할까 의아해한다. 기능이 정상인 남자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나이가 들수록 막상 사정 양이 줄어들면 의기소침해진다.


사정이란 어떤 의미일까? 종족보존의 가장 중요한 단초이자, 극치감을 경험하게 해주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니 사정 양이 줄어들면 ‘불편’할 수밖에.

 

사정의 기전
먼저 사정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알아보자. 남자의 음경은 정신적 자극과 말초신경의 반사적 자극을 받으면 흥분하게 된다. 성적인 흥분이 최고조에 도달하면 음부신경을 통한 자극이 척수신경의 교감신경핵에 이르고하복신경에 도달한다.

 

이러한 자극은 고환 옆에 붙어있는 부고환의 꼬리 부위를 수축시켜 고환에서 생산한 정자의 이동을 시작하게 한다. 정관을 타고 이동한 정자는 정액을 만드는 정낭에 도달하여 사정액에 혼합된다.

 

이때 방광과 전립선 사이의 괄약근은 수축해 사정 시 정액이 방광 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전립선 하부의 외요도 괄약근은 이완하면서 정액이 쿠퍼 선에 뭉쳐 있게 된다.


쿠퍼 선은 음경의 요도해면체 후방 위치의 완두콩만 한 크기의 팽대부로서 한 쌍의 분비선이다.

 

 

기능은 투명한 분비물을 만들어 요도를 촉촉하게 적시고 정자가 나갈 길을 청소하며, 산성인 여성의 질액을 중화시켜 정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남자가 흥분했을 때 요도 끝으로 나오는 색깔이 없는 투명한 액인 쿠퍼액이다. 이후 골반저근이 수축하면서 정액이 전립선 요도로 분출되며, 이것을 사정이라고 한다.


남자의 오르가슴에도 영향 미친다고?
남성이 사정할 때 느끼는 오르가슴의 강도는 사정 양과 쿠퍼 선의 팽창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 그래서 남자들이 사정 양이 떨어지거나 ‘시원하게’ 분출하지 못하면 ‘힘이 약해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정 시 압력은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속 40㎞의 속도로 발사되며, 비거리(?)는 누워서는 50㎝ 서서는 1m 정도다. ‘왕년에 사정하면 신문지를 뚫었다’거나 ‘천장까지 닿았다’고 하는 남자는 실제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일 수 있다.

 

아니면, 천장이 아주 낮은 다락방에 살았거나. 어쨌든 남자에게 이렇게 중요한 사정액의 감소가 나타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사정액의 감소가 나타나는 경우  

1) 정낭에서 정액의 생산 감소
일반적으로 고환에서 정자 생산이 감소하면 정액 양이 줄어들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정액에서 정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0.1% 미만이므로 정자 생산량 감소는 사정 양에 별로 영향이 없다. 남성 불임 수술인 정관 절제술을 받은 남자의 사정 양의 변화가 없는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그보다는 테스토스테론의 생산과 분비량 감소, 노화에 따른 정낭의 정액 생산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더 영향을 미친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받는 남성은 정액 양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방광과 전립선 사이 괄약근 손상
방광과 전립선 수술(방광암, 전립선암, 전립선비대증 등) 또는 교통사고와 같은 물리적 외상에 의해 상기 괄약근이 손상됐을 때는 ‘역행성 사정’이 동반된다. 즉 사정 시 정액이 요도구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방광으로 밀려서 남성이 사정액을 보지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3) 방광과 전립선 사이 괄약근 이완
방광-전립선 사이 괄약근 이완은 알파 차단제 약물치료를 받는 전립선비대증 남성 소수에서 발생한다. 특히 탐스로신(Tamsulosin)과 실로도신(Silodosin) 성분의 약물이 역행성 사정의 발생빈도가 높다. 이 경우 줄어든 사정액의 해결책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약물의 중단 또는 다른 약물로 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


4) 전립선 하부 외요도 괄약근 약화
전립선 하부 외요도 괄약근이 약해지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누정’이 일어나게 된다.

 

5) 회음부 근육의 약화
사정의 힘은 회음부 근육의 수축 정도에 따라 좌우된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사정을 하더라도 힘없이 나오게 되고 그만큼 사정 양도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과 하체 운동을 병행하면 사정 양은 늘어난다.

 

 

걱정보다 조기에 원인을 밝히자
남자에게 사정액은 파트너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사정액의 양은 본인뿐만 아니라 파트너에게도 극치감의 강도를 좌우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사정감과 사정액의 양에 더 민감하다.


물론 특별한 질병 없이 사정액의 양이 감소했다면 정력이 약해지는 노화의 한 과정일 수도 있다. 다만 덮어놓고 정력이 약해진 것 같다고 걱정하기보다 남성호르몬 등 전신상태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남성호르몬의 보충은 정액 양 증가에 도움이 된다.

 

남성 갱년기 증상 없이 사정액의 양이 감소하거나 아예 결핍이 발생했다면 그 원인을 조기에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아 건강한 남성상을 유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