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주안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이 시작부터 지지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감축사업은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후, 해당 감축 실적을 이전받는 방식의 사업이다.
이는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부천시갑, 외교통일위원회)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기후변화협력 양자협정 추진 현황'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기후변화협력 양자협정 우선 협력대상국으로 선정한 18개국 중 양자협정 체결이 완료된 국가는 베트남 1곳에 불과하다. 11개국은 아직 협정 체결 의사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협정 당사국은 탄소감축목표인 NDC(국가결정기여)를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하고 지속적으로 이행 현황을 보고해야 함. 정부는 작년 12월, 2030년까지 2018년 탄소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NDC 상향안을 제출한 바 있다.
NDC 달성을 위해 한국이 채워야 하는 국제감축 목표량은 전체 감축 목표의 약 11.5%에 해당하는 3,350만톤CO2eq이다.
국제감축 목표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협력 양자협정을 통해 감축 실적을 공유할 개도국을 다른 선진국보다 최대한 많이, 빨리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도 김경협 의원실에 “기후변화협력 양자협정이 본격적으로 체결되어야 정부의 국제감축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은 2013년부터 파리협정에 대비해 정부 주도로 자체 국제감축사업 메커니즘인 ’JCM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2년 세네갈 등 5개국과 새로이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지금까지 총 22개의 협력국을 확보했다.
한편,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 관련 예산은 기재부 예산심사 과정에서 38%나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협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부 등 국제감축사업 주관부처로부터 받은 사업별 예산안을 각각 분석한 결과, 산업부 예산은 기존 요구안에서 약 47억원, 환경부는 약 75억원, 산림청은 약 15억원 깎인 채로 편성됐다.
기후변화협력 양자협정 체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국제감축사업 예산마저 삭감되면서 NDC 달성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경협 의원실은 NDC 달성 실패는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아고 밝혔다.
김경협 의원은 “P4G 서울 정상회의 개최, 한국판 뉴딜 등 전 정부가 5년 동안 쌓은 기후외교 성과가 무너질 위기”라며, “기본협정 체결 단계에서부터 외교부가 주도적으로 ODA 연계방안을 발굴하는 등 국제감축사업 확대를 위해 우호적인 협력 여건을 조성해나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