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피곤하거나 기력이 없는 날 귀에서 ‘삐-’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지.

이명이다. 이명을 잘 느끼지 못하고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이명을 깨닫고, 한동안 신경이 거슬려 불편을 겪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청력 건강에 좋은 음식들 몇 가지를 소개한다.

WRITER 정순옥

감각기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을 꼽으라면 단연 아연이다. 아연은 세포를 활성화하고, 쇠퇴하지 않도록 막는 작용을 하며, 혈액순환을 돕는데 특히 귀 안에 달팽이관의 신경전달 물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최근 서양 식단을 즐겨 먹는 식생활 변화로 아연섭취량이 과거보다 낮아진 탓에 이명을 겪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명은 심하지 않다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한번 거슬리기 시작하면 24시간 내내 들리는 소음과 마찬가지라 가볍게 볼 질환도 아니다.

한번 손상된 청신경은 자연회복이 불가능에 가까워 치료도 쉽지 않아 평소 이어폰 사용이나 소음을 피하는 등의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더불어 이명과 난청 예방에 좋은 아연이 많이 포함된 식품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석 달간 매일 아연을 섭취한 이명 환자들의 약 40%가 증상이 호전된 결과가 나타났다.

독일에서 발표한 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청신경 구조에 아연이 작용하고 있다’고 하며, 미국의 이비인후과 권위자인 산보오 박사는 노인성 난청 환자의 30% 정도가 아연을 투여함으로써 난청이 개선되었고, 이명이나 노인성 난청의 치료 예방에도 아연이 유효하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우유=마그네슘
건강에 좋다고 소문난 우유. 풍부한 마그네슘이 뇌세포를 보호하고, 항산화 작용도 탁월해 이명과 어지럼증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유 한 잔에는 약 200㎎ 정도의 마그네슘이 함유되어 있다. 이는 일일 마그네슘 적정 섭취량의 3분의 2 정도다.

브로콜리,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엽산
엽산은 주로 시금치, 상추, 브로콜리, 양배추, 쑥 등 주로 녹황색 채소에 많이 들어있다. 콩, 해바라기 씨 등과 같은 견과류나 미역, 다시마, 김과 같은 해조류에도 풍부하다.

특히 녹황색 채소에 함유된 풍부한 엽산은 청력 약화를 방지하는데 탁월하며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세로토닌을 합성하는 데에도 쓰인다. 다만 엽산은 불에 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채소류는 살짝 데쳐서 먹는 게 좋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엽산 수치가 높은 60대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난청 위험이 약 20% 이상 적었다. 엽산이 부족하면 청력 외에도 기억력 감퇴, 우울증, 정신분열 등, 뇌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견과류=귀밝이
호두, 밤, 잣, 땅콩 등 견과류는 정월 대보름 ‘귀밝이 음식’으로 알려질 정도로 우리 귀에 매우 이롭다. 청신경 활동을 활성화해 대표적인 노인성 난청의 원인인 청신경 노화를 방지해주는 효능이 있어 난청 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견과류는 청력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노화를 방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안티에이징을 위해서도 매일 적당량의 견과류를 챙겨 먹기를 권한다.

수박과 참외=비타민 A, E
여름철 대표 과채류인 수박과 참외가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수박과 참외에는 청력 보호에 탁월한 비타민 A, E가 풍부하다.

특히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 증상이 느껴질 때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데, 한여름 제철 과일 수박과 참외 역시 수분이 풍부해 난청과 이명 등은 물론 귀 건강 전반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돼지고기와 감자=비타민 B1
돼지고기와 감자는 비타민 B1이 풍부해 귀울림 현상에 도움이 된다. 청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어 여러모로 난청과 이명 등 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이 밖에도 현미, 소고기, 굴, 소간, 된장, 청국장도 귀 건강에 추천하는 식품들이다. 난청과 이명에 좋은 식품들, 생각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식재료들이 대부분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섭취할 수 있다. 한 가지 식품으로 영양소를 챙기기보다는 제철 음식으로 다양하게 먹고,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그리고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해소를 챙기면 다른 건강과 마찬가지로 청력 건강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