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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LPGA VER, 꿈은★이루어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Q시리즈는 그야말로 소리 없는 전장이다. 2주간의 치열한 레이스 끝에는 미소와 눈물이 교차한다. 그 치열했던 국지전 끝에 지난해 12월 중순 21개국 46명의 선수가 2023년 LPGA 투어 진출권을 확보했다. 2주 동안 총 8번의 골프 라운드는 그야말로 선수들에게 전쟁이었다. 그 대회에서 뛰지 않은 이들은 Q시리즈가 얼마나 선수들에게 가혹한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상위 45위에 진입해야만이 2023년 LPGA 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을 수 있다.

LPGA 투어에 진출하기 위해 가장 선수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100명의 선수들이 이 힘든 여정을 참가했고, 46명의 선수들이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 필드에는 카드를 되찾으려는 LPGA 선수들과 지난해 아마추어와 해외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들, 그리고 엡손 투어와 다수의 KLPGA 선수들 등 이미 각 투어에서 검증된 컨텐더들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모였다. 이미 재능으로나 노력으로나 최정점에 이른 이들이 필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만큼 숨막혔고, 아름다웠다. 

 

EDITOR 방제일 PHOTO 엡손 투어

 

매년 최정상에 있는 한국 여자 골퍼들이 LPGA에 진출한다. KLPGA를 비롯해 다른 투어에서 LPGA에 가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전인지 케이스다. 전인지 는LPGA초청선수로뛴대회에서우승을했다.우승을한 선수는다음해LPGA출전자격을얻는다.두번째방법은 LPGA 2부 투어격인 엡손 투어에서 랭킹 10위 안에 드는 것이다. 야구로 치면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인 셈이다. 그러나 열악한 2부 투어 환경에서 LPGA 도전은 선수에게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고, 어려운 일이다.

 

세 번째 방법은 LPGA 투어 랭킹 40위 안에 드는 것이다. 이는 기존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 수들을 대상으로 하기 새롭게 신규로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는 해당사항이 없다.

 

마지막 방법은 지옥의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 도전해 LPGA 자격을 얻는 것이다. Q시리즈는 말그대로 지옥의 레이스다. 약 700명의 선수가 참가한 스테이지 1을 통과하 면스테이지2가기다린다.이스테이지2에서선수들은또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부르는 Q시리 즈파이널에서경쟁할자격을가질수있다.약100여명선 수가 참가한 이 파이널에서 45위 안에 들어야만 LPGA 자 격이 주어진다. 올해도 수많은 이들이 이 Q시리즈에서 기 쁨과 좌절의 눈물을 흘렸다. 올해 새롭게 LPGA에서 만나 볼 선수의 면면을 미리 살펴보자.

 

유해란, Q시리즈 영예를 차지하다

유해란은 2년 연속 LPGA Q시리즈 수석 계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Q시리즈에서는 안나린이 수석을 차지하며 올해 LPGA 투어에서 뛰었다. 국가대표 출신 유해란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따 면서 골프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유해란도 어릴 시절부터 LPGA 투어에서 뛰는 꿈을 꿨다.

아마추어 때부터 US여자오픈과 에비앙 마스터스 등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예선에 출전했다. LPGA로 가는 길은 쉽 지않았다.유해란은KLPGA투어도전후LPGA투어진 출을 선택했다. 2019년 추천 선수로 출전한 제주 삼다수 마 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듬해 정규 투어에 입성했다. 루키 시즌인 2020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연패와 상금 랭킹 2위에 오르는 맹활약을 바탕으로 신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2승을 올렸고, 올해도 1승을 기록하며 상금 랭킹 4 위에 자리했다. K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며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유해란은 Q시리즈 수석으로 그동안 꿈꿔 왔던 LPGA 투어에서 뛰게 됐다. 유해란은 “이렇게 빨리 LPGA투어카드를받게될지몰랐다.아직도내가LPGA 투어에서 뛰게 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이 플레이하는 것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해란은 KLPGA 투어에 이어 LPGA 투어에서도 신인상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 2015년김세영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6까지 5년 연속 LPGA 투어 신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2021년 패티 타와타나낏과 2022년 아타야 티띠꾼에게 신인상을 내줬다. 유해란은 이미 KLPGA 투어 최고 루키임을 인정받았기에 LPGA 투어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3시즌 다시 루키가 될 유해란은 “한국의골프코스가미국에비해굉장히 좁아 샷 정확도를 필요로 한다. 아마추어 시절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겨뤘던 티띠꾼과 유카 사소와도 더 큰 무대에서 경쟁을 앞두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박금강

 

2022시즌 LPGA 2부 투어인 엡손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금강에게 LPGA는 매우 가까워 보였다.

 

엡손 투어를 2021년부터 주 무대로 삼고 있는 박금강은 한국이 아 닌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골프를 시작한 후 항상 가슴에 품고 있는 최종목표가 LPGA 투어이기 때문이다.

모든 2부 리그가 그렇듯 박금강이 활약하고 있는 엡손투어의 환경은 열악했다. 대회 총상금 규모는 LPGA 투어 일반 대회의 10분의 1 수준도 되지 않는 20만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의 아주 작은 마을까지 찾아다녀 야하는 만큼 대회에서 얻는 상금보다 나가는 경비가 더 많다. 박금강은 그래도 불평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가슴에 품어온 LPGA 투어라는 꿈에 조금씩 가까워질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엡손 투어에서 LPGA 투어로 직행 하는 방법은 한 가지다. 상금 랭킹 상위 10명 안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금강이지만, 결국 LPGA 직행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기회는 남아있었다. 바로 Q시리즈다. 마지막 기회에서 박금강은 그 기회를 잡았다.

 

전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의 프로 도전기, 알라인 크라우터

 

2020년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 알라인 크라우터를 이제는 LPGA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는 LPGA 예선 토너먼트 스테이지1 직전 프로로 전향했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려던 크라우터는 이번 Q시리즈 내내  ‘롤러코스터’ 타 듯 기복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의 힘으로 L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LPGA 투어 자격을 획득한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Q시리즈와 스테이지에서 대부 분의 리더보드를 1위로 마치는 것이 목표였다”며, “앞으로 맞을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신이 난다”고 밝혔다.

 

이네스 라클레흐가 쓴 새로운 역사

 

모로코의 월드컵 4강 돌풍이 LPGA Q 시리즈까지 이어졌다. 이네스 라클레흐는 Q시리즈 7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치며 그가 사랑하는 모로코 축구대표팀인 아틀라스 라이온스와 함께 모로코의 새로운 역사를쓰고있다. 골프도, 축구도 진심인 이네스 라클레흐는 모로코 축구국가대표팀의 4강 소식에 매우 기뻐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자랑하고 다녔다.  여기에 8개의 버디가 적힌 그의 스코어카드는 일종의 '덤'이었다.

그는 모로코 역사상 첫 LPGA진출 자격을 얻은것에 대해 “지금까지 축구국가 대표팀 감독이 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매우 자세히 지켜봤다. 왜냐하면 그것은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말은 나 또한 할 수 있다는확신을 주었다”고 말했다.

 

축구국가 대표팀의 말을 빌려 겸손하게 말하긴 했지만 라클레흐는 모로코 국가대표팀과 같이 지금껏 새 역사를 써 내려왔다. 지난해 9월, 그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 드 프 랑스에서 메건 맥라렌과 접전 끝에 우승하며 처음으로 아랍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모로코 출신의 우승자가 되었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 LET에서 4번 더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Q시리즈의 73라운드는 라클랄레 흐가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는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