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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고군택 KPGA 2023시즌 개막전 우승

고군분투(孤軍奮鬪). 이번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3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고군택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딱 저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올해 꼭 첫 우승을 하겠다고 벼른 고군택은 시즌 첫 대회부터 목표를 이뤘다.
 
EDITOR 방제일
 
고군택의 우승은 쉽지 않았다. 그와 함께 개막전 우승을 놓고 챔피언 조에서 격돌한 건 코리안투어 통산 상금랭킹 1위 박상현과 통산 5승 서요섭이다. 박상현과 서요섭이 그동안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고군택의 우승을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 또한 박상현과 서요섭을 대부분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던 고군택은 이름값 높은 두 선수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대회 마지막 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를 몰아치며 첫 우승과 더불어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뜻밖의 낙뢰
고군택에게는 11번 홀 티샷을 앞두고 낙뢰로 경기가 1시간 10분가량 중단됐던 게 전환점이 됐다. 쉬는 동안 순위표도 보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냈다는 고군택은 경기가 재개되자 13∼15번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대회 마지막 날 처음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날 플레이 중 백미는 파5 15번홀 버디다. 고군택은 박상현, 서요섭과 다르게 투온이 아닌 세 번째 샷으로 핀을 공략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고군택은 세 번째 샷을 홀 약 2.5m 거리에 붙인 뒤 우승을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값진 버디를 잡아냈다 . 박상현과 서요섭은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냈지만 어프로치 실수로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박상현에게 공동선두를 내준 고군택은 17번 홀(파3)에서 4m 버디를 잡아내 보기를 적어낸 박상현에게 2타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고군택은 18번 홀(파4)에서 티샷을 당겨쳐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두 번째 샷을 그린 언저리까지 보낸 뒤 쉽게 파를 지켜 우승을 완성했다.


고군택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268타는 대회 최소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7년 맹동섭이 남긴 269타였다.
 
코리안투어의 ‘미래’로 우뚝 선 고군택
국가대표 출신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고군택은 이번 우승으로 코리안투어를 이끌어갈 특급 선수 반열에 오르게 됐다. 고군택은 "꾸준하면서 강력한 한 방까지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다승과 제네시스 대상, 상금왕 등도 노려보겠다"며 "언제나 내 편이 돼 도움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조금이나마 효도를 하게 돼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챔피언 퍼트를 집어넣은 뒤 오른손을 불끈 쥔 고군택은 "올 시즌 첫 대회에서 그토록 바라던 우승컵을 품에 안게 돼 행복하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 이 대회에서 5타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했던 박상현은 이날 버디 7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를 쳤지만 17번 홀 티샷 실수에 발목이 잡혀 대회 2연패를 이루지 못했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바라봤던 서요섭은 2타밖에 줄이지 못해 3위(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