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정경임 기자 | 6월 23일부터 25일, 태국의 이산지역 러이(Loei)의 단사이(Dan Sai) 지방에서 신나는 가면 축제가 열린다.
‘피따콘’이라 불리는 이 가면 축제는 이산 지역의 무속 신앙을 반영하는 독특한 축제로 신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마을을 보호하며 다가올 농번기의 풍족한 비를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마을의 젊은 청년들이 ‘피따콘(혼령)’ 분장을 하고 음악에 맞추어 행렬을 벌이는 흥겨운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피따콘 축제의 기원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기 전 마지막 생애에 대한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처의 끝에서 두 번째의 생이었던 베산다라 왕자가 고향으로 돌아오고 이를 축하하기 위해 행렬을 벌였는데 너무 기쁜 나머지 죽은 사람들(혼령, 피따콘)까지 일어나 환영행렬에 함께했다. 이 후 생기 넘치는 피따콘이 축하 의식의 중심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재현에서, ‘혼령(피따콘)’으로 분장하는 마을의 젊은 남자들은 색색의 천으로 만든 길게 나부끼는 의상과 말린 찹쌀 껍질로 만든 요상한 피따콘 가면을 쓰는데 빨간색, 녹색 등의 원색으로 된 긴 코가 특징이다. 또한 그들이 움직이거나 춤을 출 때 딸랑거리는 소리를 내기 위해 양철 캔이나 막까랑을 목에 걸거나 허리춤에 묶는다. 막까랑은 소나 물소의 목 주변에 달았던 전통적인 나무 종으로 딸랑딸랑 소리를 내서 주인이 이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피따콘 가면의 일부는 부드러운 나무로 끝에 빨간 페인트 얼룩을 칠한 아주 큰 남성 성기의 모양을 표현한다. 이렇게 남근상을 표현한 가면의 익살스러움에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과 교감을 이끌어 낸다.
축제는 공식 오프닝과 함께 대규모 피따콘 행렬로 시작하여 이후 사원에서의 다양한 의식과 시주, 설법, 공연 등이 사흘간 이어진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마을 시장에서는 매일 저녁 소박한 음식 축제도 함께 열린다.
만드는 사람의 창조적이고 상상적인 해석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각각의 가면은 전통적인 피따콘 스타일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피따콘 가면은 모자, 얼굴, 그리고 코 3개의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모자는 김이 나는 찹쌀밥을 담을 때 쓰던 전통 대나무로 엮은 용기인 ‘후앗’으로 만든다. 피따콘 가면에 사용되는 후앗은 사람의 머리에 맞게 하기 위해 접어서 이용한다. 가면의 얼굴은 눈을 칼집으로 작은 구멍을 뚫은 코코넛 잎으로 만들어지며 코는 부드러운 나무로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코가 단순한 편이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양과 세세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끔 가면에 말린 코코넛 잎으로 만든 두 개의 뿔을 달기도 한다.
가면을 공들여 칠하기 전에 다양한 재료들을 끈과 못으로 연결시킨다. 각각의 가면을 완성하기 위해 어깨길이의 좁은 천 조각들을 꿰매고 마스크의 뒷부분을 덮기 위해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