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윤종선 | 발기부전 발생 연령이 점점 낮아진다고 한다. 건강하다면야 남의 일로 치부하겠지만, 조금씩 체감하고 있는 남성이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터다. 발기부전의 치료법을 소개한다.
남자들의 자존감은 언제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할까? 경쟁에서의 탈락, 돈이 없어서, 능력이 부족해서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치욕스러운 일은 바로 잠자리에서 ‘시무룩’해지는 경우가 아닐까. 요샛말로 ‘꼬무룩’이라고 하던가.
젊을 때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다. ‘이 야릇한 상황에 꼬무룩이 가능한 일인가?’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체감이 된다. 한밤중의 발기부전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을 때가 자꾸 생긴다.
사랑하는 여성과의 잠자리에서 제 기능을 하지 않는 똘똘이의 ‘근무 태만’은 남성으로서는 상실감 그 자체다. 심리적 또는 기질적 발기부전인데,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남자를 괴롭힐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40세 이상의 남성 40~45%가 발기부전으로 고통받고 있고, 이중 약 250만 명 이상의 발기부전 ‘환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먹는 약과 주사 요법
발기부전의 1차 치료는 경구용 약물요법, 즉 먹는 약이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데나필(비아그라), 타다라필(시알리스), 유데나필(자이데나), 바데나필(야일라), 미로데나필(엠빅스) 등을 선택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
물론 증상의 정도와 개인차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며, 용량 등 용법에 주의가 필요할 수 있기에 상담과 진단도 필요하다.
발기부전의 2차 치료는 자가발기 주사 요법이다. 경구용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복용을 할 수 없는 경우, 심장 질환 등으로 인해 약물 복용 금기증이 있는 경우 등에 시행한다.
최후의 보루, 임플란트 수술
경구용 약물이나 자가발기주사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 하는 사례도 물론 있다. 앞선 1차, 2차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해 성생활을 포기하며 사는 남성은 의외로 많다.
이 경우 인위적으로 발기 상태를 만드는 보형물 임플란트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임플란트 수술은 발기부전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최후의 보루다. 통계적으로는 수술 후 60~80% 정도의 환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곡형 vs 팽창형
발기부전의 치료용 임플란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기능적으로 분류하면 크게 굴곡형과 팽창형의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형태의 임플란트는 장단점이 서로 다르므로,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환자의 나이, 외생식기의 크기와 탄력성 그리고 모양, 기저질환 여부, 건강 상태, 성관계 횟수, 경제력 그리고 기대 수명 등을 종합 평가하여 가장 적합한 임플란트를 결정한다.
1) 굴곡형 임플란트
굴곡형은 막대기 형태의 보형물이며, 음경해면체에 굴곡형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평상시에는 음경을 아래로 구부려 놓고, 관계할 때만 임플란트를 바로 세워서 사용할 수 있다. 작동방식이 매우 간단한 만큼 고장이 거의 없다.
염증과 통증 등 합병증 발생률이 낮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수술시간도 30분 정도로 짧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팽창형 임플란트보다 비용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굴곡형 임플란트는 특히 수직으로 받는 저항에 강하기 때문에, 피부 탄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발기부전 환자에게 매우 좋은 수술법이다.
2) 팽창형 임플란트
팽창형은 3종류(2개의 실린더, 저장고, 펌프)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수술을 통해 이 3가지 부품을 연결하게 된다.
펌프는 음낭에 위치하며, 이것을 누르면 치골에 있는 저장고의 생리식염수가 음경에 있는 실린더로 이동해 발기하게 되는 작동원리다. 관계 후 다시 펌프의 단추를 누르면 음경의 실린더를 채웠던 생리식염수가 치골의 저장고로 이동하면서 발기가 소실된다.
가장 큰 장점은 생리적인 발기와 유사해 비교적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단점으로는 마취가 복잡하고, 수술 및 회복시간이 길다. 또한, 수술 부위 특성상 합병증 발생 빈도가 높고, 기계 고장이 있을 수 있으며, 굴곡형 임플란트에 비해서는 비용이 비싼 편이다.
최초의 음경 보형물 수술
세계 최초로 발기부전 환자에 대해 음경 임플란트 수술이 시행된 것은 1936년이다. 환자 늑골의,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연골 부위를 음경해면체에 이식했다.
지금은 임플란트가 다양한 크기와 길이로 제품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이 당시 사용한 늑골의 연골은 구부러지지 않으므로 계속 발기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했다.
게다가 이식한 연골의 변형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발기부전의 ‘수술적 치료’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단초가 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실제로 1972년 미국 마이애미 의과대학에서 굴곡형 임플란트가 개발됐고, 이듬해에 스캇 박사에 의해 팽창형 임플란트가 세상에 나왔다. 최근에도 기존 보형물의 단점을 보완해 강하면서도 탄력성이 있는 영구적인 소재에 관한 연구와 개발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남성 의학에서 음경해면체에 대한 수술은 가장 어려운 시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최초로 시도한 의사의 열정적인 연구와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