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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58타’, 누가 장벽을 넘었나

골프에서 ‘마의 60타’를 깨는 것은 그야말로 꿈의 기록이다. 이는 단순히 실력이 좋다고 기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실력과 운, 날씨까지 모든 것이 딱 들어맞아야만 기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꿈의 58타’는 그야말로 ‘골프의 신’이 내린 기록이나 다름없다. 2023년 9월 현재, 공식 대회에서 58타를 기록한 선수는 브라이언 디샘보를 비롯해 총 4명이다. (59타를 기록한 선수는 11명이다.)’


‘꿈의 58타’를 기록한 선수를 만나보자.

 

EDITOR 방제일

 

‘8자 스윙’으로 58타를 기록한 짐 퓨릭
짐 퓨릭은 정석과는 거리가 먼 특이한 스윙을 하는 골퍼로 이름 높다. 퓨릭의 스윙은 뒤에서 볼 때 숫자 8을 그린다. 그래서 퓨릭에겐 ‘8자 스윙’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퓨릭은 특이하기로는 손에 꼽을 정도로 괴상한 스윙을 하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였다.


1992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짐 퓨릭은 1994년 PGA 투어에 입성했다. 퓨릭은 골프장 프로였던 아버지 마이크의 지도로 골프에 입문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정통 스윙과 거리가 먼 스윙으로 눈길을 끌었다. 퓨릭의 아버지는 그런데도 아들의 스윙을 교정하지 않았다.


퓨릭은 프로 입문 이후에도 스윙을 교정하지 않았다. 주말골퍼와 비교될 정도로 우스꽝스러웠기에 퓨릭의 스윙은 더욱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퓨릭은 자신의 스윙을 고집했고, 의외로 PGA 투어 통산 17승을 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2003년에는 US 오픈에서 우승했고, 2006년 9월에는 세계랭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0년엔 페덱스컵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 올해의 선수와 PGA투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퓨릭이 골프 역사에 남을 기록을 쓴 것은 2016년이다. 퓨릭은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무려 12언더파를 작성, 1923년 PGA투어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 라운드 58타를 기록했다. 퓨릭은 당시 버디 10개와 이글 1개를 챙겼다. 퓨릭은 이후 ‘미스터(Mr) 58’로 불리고 있다.

 

58타와 함께 몰락한 천재 골퍼, 이시카와 료
2007년 JGTO(일본골프투어) ‘먼싱웨어 오픈 KSB컵’에서 15살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이시카와 료는 일본 남자 골퍼의 미래이자, 천재 골퍼로 불렸다.

 

당시 최연소 우승자가 된 이시키와 료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2010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더 크라운스’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2개를 잡아내며 12언더파 58타를 기록했다. 이시카와 료는 역사상 처음으로 ‘58타’를 기록했다. (물론 이전에 US오픈 예선에서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 58타를 쳤지만, 공식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몇 년간 승승장구했던 이시카와 료. 마치 만화 주인공과 같이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료지만, 역시 그도 부상이라는 악령을 피해 가진 못했다. 허리 부상으로 예전과 같은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시카와 료. 하지만 이제 불과 서른이 넘은 나이이기에 향후 반전의 여지는 있다. 불과 13년 전 20살도 안 된 나이로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썼던 이시카와 료가 과연 남은 골프 인생에서 또 다른 반전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한국산 ’58타의 사나이’, 김성현
이시카와 료, 짐 퓨릭에 이어 세 번째로 58타를 기록한 선수는 한국의 ‘김성현’이다. 김성현은 지난해 5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골프파트너 프로암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8개를 몰아치며 12언더파 58타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김성현은 키가 작고 체격도 왜소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평범한 선수였다. 그러나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그랬던가. 김성현은 꾸준한 운동과 노력을 했고, 그 결과 고등학교 때는 남부럽지 않은 체격을 가지게 됐다. 이후 국가대표가 되고 프로가 돼서는 세계 주요 투어 최저타인 ‘꿈의 58타’ 기록 보유자가 됐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콘페리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지 불과 11경기 만에 2022-2023 PGA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비공식 58타 기록들>
비공식적으로 58타를 친 선수들은 의외로 많이 있다. 그러나 1부 투어가 아니기에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먼저 2001년 PGA 3부 투어 격인 캐나다 투어에서 제이슨 본, 2016년 PGA 2부 투어 웹닷컴 투어에서 스테판 얘거, 2021년 유러피언프로골프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알레한드로 델 레이가 58타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2부 스릭슨 투어 16회 대회 예선에서 허성훈이 58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프로 골프 18홀 최소타는 2019년 유럽 3부 투어인 알프스 투어 케르비노 오픈에서 데이비드 캐리가 친 57타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호주 출신인 라인 깁슨이 2012년 리버 오크스 골프클럽에서 세운 55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라인 깁슨은 이글 2개와 버디 12개로 16언더파를 기록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나 기록은 남아있지 않는다.)


그렇다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최저타 기록은 얼마일까? 타이거 우즈의 최저타 기록은 61타로 총 다섯 번 기록했다. 이 중에 2번은 파72 코스에서 11언더파로 61타를 기록했다. LPGA 투어에서는 안니카 소렌스탐의 59타가 최저타 기록이다. 소렌스탐은 파72 코스에서 13언더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