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사진 KGA 제공 | 골프가이드 11월호 표지는 지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골프 국가대표로서 활약한 선수 중 임지유를 모델로 선정했다.
물론 KGA에서 제공받은 관련 사진 중 가장 멋진 피니시와 구도로 찍힌 임지유의 사진이 단연 눈에 들어온 것도 사실이지만, 이미 지난 9월호에서 아시안게임 프리뷰 꼭지를 만들면서부터 임지유를 주목했었다. 요컨대 여러 선수 중 임지유를 고른 건 사심 약간과 ‘미래성’을 고려한 결과다.
물론 프로 자격으로 출전해 개인전 은메달을 비롯해 단체전 금메달로 군 면제를 받게 된 임성재와 최고참으로서 활약한 김시우,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활약 중인 조우영과 장유빈,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도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견인한 유현조, 17세 나이에 이미 두산건설과 후원계약을 했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는 김민솔 등 여러 선수 사이에서 표지 인물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래를 골랐다’ 임지유
그럼에도 임지유를 고른 건 물론 가장 멋진 피니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능성’으로 가득한 그의 이력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17위자격으로 골퍼들의 ‘꿈의 무대’인 오거스타내셔널에서 펼쳐진 ANWA(오거스타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에서 공동 5위에 올라 역대 한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내며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주인공이다.
물론 ‘역대’라고는 해도 2019년에 창설된 대회이기에 비교대상이 적지만, 현재 투어에서 맹활약 중인 방신실이 2022년 같은 대회에서 공동 8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물론 같은 코스에서 펼쳐지는 같은 대회라 할지라도 여러 환경이 바뀌는 게 골프라지만, 객관적 지표로서 방신실보다 더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미래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멘탈과 체력 겸비해야 ‘포텐’도 터지는 법
당시 자료를 모으며 더 놀랐던 건 4월 2일 ANWA 대회를 마치고 귀국 직후인 4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제1회 고창 고인돌배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하며 초대 챔피언까지 등극했다는 점이다. ‘아직 쌩쌩한’ 젊은 선수라지만 그의 저력과 패기, 멘탈과 체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전, 대표팀 자격으로 프로 대회에 몇 차례 초청받아 프로들과 경쟁한 임지유는 아시안게임 전 마지막 일정이었던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공동 15위에 오르며 2021년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베스트 아마추어’ 타이틀을 따내기도 했다. 당시 함께 출전한 아마추어 3인방 중 유일한 컷 통과자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임지유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15위에 머물렀다. 성적이나 흥행성을 고려했다면 솔직히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대표팀 선수 중에서 표지인물을 선정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미래의 5년, 10년을 점칠 수 있는 아시안게임을 다루면서 앞으로의 에이스를 점찍어보겠다는 마음을 먹자 이미 아마추어 신분으로 멘탈과 체력을 검증받은 임지유에게 자꾸 눈이 갔다.
흔히 ‘포텐을 터뜨리다’ 즉 잠재력이 폭발했다는 표현을 쓴다. 멘탈과 체력, 그 두 가지가 기반이 될 때 ‘포텐’은 터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