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월호 특집의 주제는 ‘빌런’이다. 메인 주제를 빌런으로 잡다보니 생각나는 인물은 단 한명밖에 없었다. 바로 필 미켈슨이다. 필은 다수가 아닌 소수파의 대장으로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를 제치고 골프계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1위’에 올랐다. ‘사상 최고의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어있는 미켈슨에게 이번 ‘1위’는 어쩌면 그가 평생 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현골프계에서가장큰영향력을행사하고있는필미켈슨, 그는대체언제부터‘빌런킹’의길을걷게된것일까. 여기 어둠의 ‘필사모(필 미켈슨을 사랑하는 모임’인 에디터가 필 미켈슨을 위한 변명을 해보기로 했다. EDITOR 방제일 필 미켈슨은 태생부터 스타가 될 자질을 타고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생긴 백인에 훤칠한 외모와 키, 거기에 남들과 다른 왼손잡이 골퍼라는 화제성까지. 골프 스타일 도저돌적이다. 미켈슨은 그야말로 핀만 보고치는 골퍼다. 트러블 샷이 그래서 많다. 트러블 샷을 잘치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필이 그랬다. 필 미켈슨은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나 남 부러울 것 없는 유복한 집에서 자란다. 골프를 좋아하는 집안 분위기에서 쉽게 골프를 접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왼손 골퍼의 대명
독기. 솔직히 한진선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어다. 욕심이 없어서, 독기가 없어서 우승권에 머무른다는 세평에 한진선 프로는 “내 경우는 오히려 욕심이 독이 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골프가이드가 만난 한진선은 물론 ‘악바리’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잠깐씩 중계 화면에 잡히는 모습처럼 무던하고, 덤덤하기만 한 캐릭터도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한진선을 잘 모른다고. 길었던 슬럼프의 끝, 생애 첫 승의 환희.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지나고 좋은 기운으로 2023시즌을 준비 중인 한진선 프로를 만났다.
이정민이 우승했다. 2010년 KLPGA 투어에 처음으로 얼굴을 비친 이정민은 당시 투어에서 ’무서운 루키’로 주목받았다. 13년이 지났다. 이제 이정민은 예전과 달리 무서운 루키가 아닌 투어 최고참이 됐다. 그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은 LPGA 투어로 떠나거나 은퇴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정민은 KLPGA 투어에 남았다.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더 젊고 재능 많은 선수들이 투어에서 종횡무진하고 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여전히 이정민은 자신만의 골프를 하고 있다. 비록 리더보드에 예전만큼 자주 오르진 못하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필드’에서 뛰며, 상금을 받는다. 간혹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그게 바로 ‘이정민’이 추구하는 골프다. EDITOR 방제일 사진 KLPGA 1년 2개월 만에 다시 정상을 밟았다. 덤으로 ‘10승’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야말로 금자탑이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달성한 선수는 이정민을 포함해 14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정민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통산 상금이다. 이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누적 상금은 39억 8,868만 원을 기록했다. 장하나, 박민지에 이어 역대 3번째로
시니어모델 김봄 씨는 사실 작년에 ‘시니어가이드’라는, 골프가이드의 자매지로 연을 맺었다. 시니어가 되며 자신의 ‘부캐’를 찾아내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이들을 만나던 시절이다. 젊은 시절 맹목적으로 일과 가사에 매달리던 시니어들이 자신의 ‘부캐’를 찾는 작업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렇게 제2, 제3의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은 조금 과장을 보태 말하면 신비로웠다. 그들은 젊은 시절 생계를 위해 일 할 때보다 더 몰입했고, 진짜 인생을 즐겼다. 여유로우니 즐기는 게 아니라, 즐기기에 여유로울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달까. 그들은 보통 후회 없이 살고 있지만, 공통적인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시절에도 이렇게 살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 아쉬움은 내게도 전이됐다. 지금 현재에서 후회가 남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였다. 때로는 현역 투어 선수보다 더 강한 아우라를 풍기는 시니어모델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EDITOR 박준영 PHOTO 참사랑사진관 눈 내리는 날 오히려 포근함 느끼듯 12월은 언제나 다양한 감정을 부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호 표지를 고민하는 일도 그렇다. 올해 가장 뛰어났던 선수, 인상적이던 사건을 되
대한민국은 유독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세계 톱클래스 반열에 든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우리는 그들의 화려한 이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높고 넓은 벽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어쩌면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멘탈을 지켜냈다. 그들의 허물없는 미소가 눈물보다 더 뭉클한 이유다. EDITOR 박준영 PHOTO 방제일 PGA 투어 자격을 얻은 첫 한국인. 한국인 최초 PGA 투어 우승자. 아시아인 최초 세계랭킹 5위. 대한민국 골프계에서 ‘길을 연 자’라면 최경주다. 그 소식을 전하며 PGA 투어라는 콘텐츠의 길을 연 목소리는 조건진이다. 최경주가 콘텐츠를 생산했고, 조건진이 전했다. 세월이 지났고, 한 행사를 통해 만난 이 두 사람이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파안대소하는 장면은 왠지 뭉클했다. 길을 여는 자들의 미소 축구계에서는 박지성을 ‘해버지’라고 부른다.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그 전에는 우리나라 선수가 뛰리라곤 꿈도 꾸지 못했던 명문 구단에 입단하면서 많은 국내 축구팬이 해외축구를 보기 시작했고, 국내 축구팬들의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결국 방송사들은 해외축구 중계권을 사오기 시작했고, 축구 붐이 일었다.
역사는 늘 어딘가에 미쳐있는 이들이 바꾼다. 그들이 세상을 그려나간다. 역사를, 세상을 바꾸는 건 언제나 ‘이만하면 된 것 아니냐’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EDITOR 박준영 자료 올댓골프리뷰 사진 이븐롤, 칼스배드골프 가장 큰 독립 퍼터 브랜드, RIFE 게린 라이프는 골프팬들에게는 ‘서희경 퍼터(Rife 2-Bar)’로 유명한 라이프(Rife) 퍼터를 디자인한 개발자이자 발명가다. 게린 라이프는 패트 몰로이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퍼터 전문 브랜드 ‘라이프’를 세운다. 2002년에 개발한 그의 2-Bar 퍼터는 당시 오디세이 투볼 퍼터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6년 안에 17개국 및 3,000개의 상점에서 매출 1천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PGA 점유율이 견인한 결과다. 그가 디자인한 2-Bar 모델을 포함한 40개 이상의 퍼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100개 이상의 프로 대회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2008년 당시 그가 이끄는 ‘RIFE’는 골프 산업에서 가장 큰 독립 퍼터 브랜드 중 하나였다. 무엇이 달랐을까? 답은 롤 그루브 2008년, 라이프 퍼터는 국내에서는 당시 23세 서희경이 사용하며, 불
그렇다. 이건 설레발이다 'Go get'em Tiger!' 자주 쓰이는 관용구다. 응원할 때 주로 쓴다. 굳이 이 말을 고른 건 김주형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의 마음이고, ‘타이거 우즈의 팬’이라는 김주형에게 가서 ‘타이거’를 붙잡으라는 설레발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DITOR 박준영 PHOTO CJ제공 수많은 선수가 그렇듯 김주형에게도 타이거 우즈는 우상이다. 우즈를 본 것만으로 감격했던 소년은 조명 시설도 없는 골프 연습장에서 휴대전화로 손전등을 켜놓고 퍼트 연습을 했다.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돌며 골프를 익혔다고 ‘골프 노마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제 막 스물이 된 김주형의 골프인생은 역마살로 가득했다. 고진영의 후배, 김주형 김주형이라는 유망주를 처음 알게 된 건 공교롭게도 당시 세계랭킹 1위 고진영 프로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였다. 2020년 3월 5일 고진영의 개인 채널 〈고진영고진영고〉에 업로드된 샌디에이고 전지훈련 브이로그에서 김주형은 17세의 귀여운 유망주로 영상에 얼굴을 비쳤다. 고진영은 마치 이모가 조카를 대하듯 챙기기도, 반쯤 놀려먹기도 했다. 고진영은 김주형에 대해 “골프 정말 잘 치는 후배”라면서도 김주형의 스윙을 보고 “
올 시즌 루키 첫 우승이 나왔다. 윤이나다. 최근 루키들의 활약이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다. 시즌 초 권서연이 그랬고, 이예원이 그렇다. 임팩트로 봤을 때 윤이나는 단연 압권이다. 장타가 아니라도 말이다. KLPGA 1위에 빛나는 장타력이 그의 다른 강점들을 가리고 있지만, 그는 세계로 나갈 저력을 가지고 있다. 그걸 증명한 게 바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 FR 18번 홀에서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는 장면이었다. EDITOR 박준영 PHOTO KLPGA 솔직히 망설이던 윤이나의 스트로크를 떠올렸다 지난 7월 17일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 마지막 라운드. 대회 내내 선두를 뺏기지 않고 4라운드 18번 홀까지 온 윤이나는 19언더파로 베테랑 박지영과 공동선두를 이루고 있었다. 5.8m의 버디 퍼트. 2022시즌 기준 성공 확률은 20%였다. 윤이나가 퍼트를 준비하는데 문득 전전 대회인 맥콜·모나파크 오픈 마지막 날의 마지막 퍼트가 떠올랐다.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윤이나는 마지막까지 임진희를 바싹 추격하며 최종합계 9언더파로 2위를 했다.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신인다운 공격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지막 날 481m 파5 18
영화 ‘타짜’에서 곽철용이 말한다. “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행동 해.” 고니가 응대한다. “대신 이 돈 우리가 먹습니다. 신사답게."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다. 하지만 지금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은 ‘신사’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 6월초,한 골프장에서 고객과 골프장 직원 사이에 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방울토마토’ 사건이다. 이 사 건을 보면서 앞선 타짜의 명장면이 떠올랐다. EDITOR 방제일 ‘블랙’이다. 무더위가 짙어지는 7월, 이번호의 커버스토리의 주제는 ‘블랙’이다. 우리는 진상 손님을 가리켜 ‘블랙 컨슈머’라 부른다. 악성을 뜻하는 ‘블랙’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가 합쳐진 신조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블랙 컨슈머’ 가 넘쳐 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만 들어가도 수많은 블랙 컨슈머 얘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내가 겪지 않으면 그저 우스운 이야기다. 내가 그 일을 겪는 순간 그것은 전혀 다른 사건의 ‘블랙’이 된다. 지난 6월초 ,한 골프장과 골퍼 사이에 논란이 될만한 사건이 있었다. 기분 좋게 골프장을 찾았던 골퍼는맥주2캔과 방울토마토 한 봉지로 인해 골프장의 ‘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시작은 해
골프에는 수많은 매너와 에티켓이 있다. 필드에서 경기를 하는 골퍼는 자기의 스코어를 직접 적고 관리하며 골프의 룰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프로 뿐 아니다. 대회장을 찾은 관중들도 경기를 관전함에 있어 기본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골프 대회를 관전하러 온 사람들은 관중이 아니다. 대회장을 찾은 이들을 골프에서는 야구나 축구, 농구와 달리 미술관을 뜻하는 ‘갤러리’라 부른다. 이는 페어웨이 양편으로 늘어난 모습이 화랑을 연상시키고 미술품을 관람하듯 조용히 플레이를 지켜본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신사의 스포츠라 불리며 오랜 기간 그들 스스로 일종의 품격을 만들어온 세월이 갤러리라는 말에 묻어있다. 위대한 미술 작품을 보듯 정숙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도 하다. 지금껏 선수들도 스폰서도, 주최 측도 모두 관중들에게 매너와 에티켓을 요구하기만 했다. 그들의 중요함을 몰랐다. 언제든 대회를 열면 관중들이 대회장을 찾아줄 것이라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믿음의 신화를 깨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신화가 깨진 이후에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 이제 골프장은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갤러리’는 이제 골프를 미술관을 관람하듯 하지 않는다. EDIT
마스터스에는 세계 최정상급 골퍼들이 총출동한다. 실력있는 선수 들이 모두 나오는 만큼 마스터스에서의 우승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누구나 다 알만한 선수이지만, 여전히 마스터스 우승이 고픈 선수가 있다. 로리 맥길로이다. 이번 2022 마스터스도 로리 맥길로이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맥길로이는 이번 마스터스 에서 누구보다 빛났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 면은 최종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나온 맥길로이의 벙커 칩 인 버 디였다. 이 샷은 그린 재킷과 커리어 그랜드슬램(연도와 관계없이 4 대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맥길로이의 결연한 의지였다. EDITOR 방제일 사진 PGA 공식 SNS 로리 맥길로이에게 ‘마스터스’란 어떤 대회일까. 가끔은 짓 궂게도그런질문을하고싶을때가있다.상대방이가장 싫어하는, 가장 받고 싶어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것. 모두가 바랐던 ‘넥스트 타이거 우즈’, ‘차세대 골프 황제’가 되지 못했지만, 로리 맥길로이는 꾸준히 성적을 내며 골프 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있다. 그런 맥길로이의 커리어 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보다 그린 재킷을 입지 못 했다는 것이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하며 미국프로골프(PGA
명백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제 한국 골프의 중심이 여성이라는 것이다. 비단 투어 프로의 얘기가 아니다. 투어 프로의 경우 이미 20여 년 전부터 여성이 중심이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의 경우 남성 골퍼들을 중심으로 골프 문화가 자리 잡았다. 골프가 비즈니스 모임의 성격이 강했고 그만큼 여성보다 남성들이 골프를 더 많이 즐겼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골프에는 뿌리 깊은 부정적 인식들이 있었다. 부패의 상징이자 부유층의 전유물같은 이미지 말이다. 골프에 대한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최근 변하고 있다. 바로 2030 젊은 여성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 말이다. EDITOR 방제일 이제 한국골프의 중심은 남성 보다 여성이다. 소비 또한 남성보다 여성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투어 프로들 또한 여자 프로 선수들의 성적이 압도적이다. 한국 여성 골프의 도약은 흔히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박세리와 김미현 등의 활약에 기인한다. 역사적으로는 보다 오래된 인물들의 크나큰 역할을 했다. 먼저 한국 최초의 일반인 여성골퍼 1936년경 배구자로 알려져 있다. 배구자는 오늘날로 말하면 뮤지컬 스타였다. 그녀 이후 1957
모든 스포츠 경기에는 ‘드레스코드’가 있다. 이 드레스코드는 축구, 농구, 야구 등 단체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유니폼이라는 획일화된 코드로 나타난다. 반면 골프, 테니스를 비롯한 개인 위주의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각자의 스타일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스포츠웨어들을 입는다. 물론 이 스포츠웨어에는 각 선수들이 추구하는 ‘드레스코드’와 ‘아이덴티티’가 있다. EDITOR 방제일 몇 해전 골프는 ‘드레스코드’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그 중심에는 지금은 은퇴한 골퍼 미셀 위가 있었다. 미셀 위의 패션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노출이 지나치다’라는 다소 꼰대스러운 이유였다. 골프는 역사적으로 ‘신사’와 ‘숙녀’들이 즐기는 문화임을 표방해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골프는 점차 대중 스포츠화 됐고, 골프복도 점차 간소화돼 ‘스포츠’에 최적화 방향으로 점차 변했다. 그 결과가 현재 타이거 우즈로 대변되는 야구모자와 카라 셔츠, 그리고 긴 바지다. 여성 골퍼의 옷 스타일도 비슷한 형태로 바뀌 었다. 그 후 남자 선수는 반바지를 입고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타협점으로 연습 경기에서 일부 반바지가 허용되기도 했다. 아마추어 또한 프로 선수 스타일의 ‘드레스코드’가
부상에서 회복한 ‘호랑이’가 필드로 돌아왔다. 타이거 우즈는 모든 골퍼들의 영웅이다. 축구에 펠레, 농구에 마이클 조던, 야구에 베이브 루스가 있다면 골프에는 타이거 우즈가 있다. 골프에서 우즈는 ‘불사신’과 같은 존재다. 그는 매 홀마다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는 ‘골프’ 그 자체다. ‘인간’ 타이거 우즈의 골프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황제’라는 칭호가 붙인 이들은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마찬가지다. 우즈 인생의 가장 큰 시련은 2009년 11월말 터진 섹스스캔들이다. 이 스캔들로 우즈는 당시 수많은 언론의 비판과 사람들의 비난을 견뎌야 했다. 그가 10년간 힘겹게 쌓아올린 명성이 단 며칠 만에 무너졌다. 우즈가 사라진 투어에는 우즈를 대신할 선수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은 우즈만큼 팬들을 열광시키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죽은 볼을 살려야 하는 골프에서 우즈는 매 라운드, 매 홀마다 일희일비하며, 결국 우승을 이루어내는 승부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승부사 우즈에게 지난 2020년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 교통사고다. 우즈의 사고는 또다시 언론과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먹잇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