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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의 ‘셸 위 댄스’

미셸 위는 한때 ‘여자 타이거 우즈’라 불릴 만큼 미래가 유망한 골퍼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많은 기대를 받았고, 투어 데뷔와 동시에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그 기대만큼 미셸 위는 투어에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그를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고, 한때나마 LPGA 투어의 아이콘이었다. ‘우리가 그 시절 사랑했던 골퍼’ 미셸 위의  ‘셸 위 댄스’를 만나 보자.


EDITOR 방제일

 

재미교포 미셸 위가 지난 7월께 열린 US여자오픈을 끝으로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미셸 위는 자신만의 ‘라스트 댄스’를 선보이며 18년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과거 미셸 위는 올해 주목받는 ‘루키’ 로즈 장 이상의 대형 신인이었다. 아니, 로즈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그 기대치가 컸다.


13세에 LPGA 투어에 출전해 컷 통과한 미셸 위
1989년 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미셸 위는 10대 초반부터 미국 골프계에 이름을 알렸다. 13세던 2002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참가해 컷 통과를 하며 일약 ‘골프 신동’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6세였던 2005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LPGA투어 입회 자격 조건 중 ‘18세 이상’을 만족하지 못한 탓에 스폰서 초청 선수로 활동했고, 2009년 LPGA투어 회원 자격을 얻었다. 미셸 위는 LPGA투어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183㎝의 큰 키에서 나오는 화끈한 장타는 모두의 눈길을 끌었다. 프로 전향 직후부터 나이키와 소니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셸 위를 후원했다.

 

미셸 위는 16세던 2005년 여자 PGA 챔피언십 준우승, 역시 200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공동 3위에 자리하며 기대감을 만족시키기도 했다. 특히 미셸 위는 남자 대회에도 출전해 ‘성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미셸 위는 이후 골프 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2009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LPGA투어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이듬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2승을 챙겼지만 이후 부진에 빠졌다.


2014년 고향 하와이에서 열린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3승, 그리고 같은 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재도약하는 듯했으나 다시 침묵했고 4년 뒤인 2018년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통산 5승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마지막’을 앞둔 미셸 위의 마음가짐
처음이란 말이 무언가 설렘을 느끼게 한다면 마지막이란 말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18년간 뛰었던 투어를 뒤로하고 이제는 골프를 그만두는 미셸 위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미셸 위의 아쉬움은 그의 인터뷰에서 묻어 나왔다. 미셸 위는 “모든 사람이 그러겠지만 좀 더 결과를 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며 “하지만 그런 후회와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좋았을걸’ 같은 생각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며 최대한 마음을 쓰지 않으려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내가 충분히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이를 인정했다. 이어 “그만둘 때를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셸 위의 말처럼 박수 칠 때 떠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이번 미셸 위의 은퇴 결정에는 그 누구보다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래도 인생은 계속된다.


미셸 위가 앞서 말했듯 그는 팬들의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골퍼로서의 인생이 끝났을 뿐 미셸 위의 인생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미셸 위의 인생 2막은 이제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미셸 위는 지난 2019년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임원인 조니 웨스트와 결혼했다. 이듬해 딸을 출산한 미셸 위는 현재 엄마로서의 새 삶을 살고 있다. 이 페이지를 통해서나마 미셸 위의 인생 2막을 응원한다.

 

LAST DANCE : 미국 중ㆍ고등학교는 졸업식 외에도 졸업 무도회를 따로 여는 문화가 있다. 이 댄스파티 이후에 졸업식은 끝나고 각자는 새로운 곳으로 흩어진다. 이 졸업 무도회에서 남녀는 자신의 사랑을 확인할 마지막 춤(last dance)을 추게 되는데, 이를 ‘마지막 기회 (last chance)’ 라는 뜻의 은어로 사용하게 됐다. 이 은어가 스포츠에서는 ‘마지막 마무리를 잘 짓자’, ‘박수 칠 때 떠나라’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한다. 특히 은퇴를 선언한 선수가 뛰어난 기량을 선보일 때 자주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