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김주신 | 1월 FOMC 이후 미 연준의 3월 인하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나, 5월부터 연내 6회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반영 중이다. 시장금리 레벨이 낮아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해석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서는 주지해야겠다.
1월 FOMC 이후 미 연준의 3월 인하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나, 5월부터 연내 6회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반영 중이다. 미 연준은 ‘골디락스 속에서 물가 둔화와 함께 점진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반면, 시장은 ‘경기가 위축되고 있으니 빠르고 가파르게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3월의 인하 가능성은 낮더라도, 2분기 경기 둔화를 거쳐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매회 단행될 것으로 시장은 반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이 실현된다면 시장 금리는 예상보다는 상방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의 인하 기대가 실현된다면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어찌 되든 연내 인하’라는 점으로 반등한다면 예상보다 금리하락 폭이 작거나, 반대로 예상보다 금리하락 폭이 커져서 채권매수 규모를 적절하게 배분하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연말 들어서는 ‘현재보다 시장금리 레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없으나, 연내 시장과 연준의 괴리가 좁혀지고 넓혀지는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양방향의 리스크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대인플레이션과 美 고용지표
우선은 기대인플레이션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점차 둔화세를 기록할 것이 예상된다. 실제 기대인플레이션도 최근 들어서는 2.2%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둔화세를 보인다. 이 배경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큰 변화 없이 등락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클 것이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기대인플레 또한 현재의 2% 넘는 선에서 등락을 이어나가며 실제 물가 둔화를 제약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국제적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환경이다. 이 리스크가 실제 원유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는 정도의 이슈까지 확산되지는 않고 있으나, 러-우 전쟁이 지속되고 중동지역의 분쟁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수요 둔화에 따른 하락보다 공급 요인으로 인해 하방이 지지되는 장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
중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더라도 국제유가 레벨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선에서 기대인플레의 추가 둔화를 예상하기도 어렵다는 리스크 요인이 있다.
한편 최근 발표된 1월 미국의 고용지표는 미국 경기사이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서프라이즈다. 시장 예상치인 17만 건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신규 일자리 수 증가와 3.7%의 낮은 실업률은, 시장 전망치를 잇달아 상회하고 있는 GDP 성장률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가 흐름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데이터다.
더불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등 일부 우려스러운 리스크가 잠재해 있지만, 미국 내 각종 산업이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던 제조업 부문마저 일자리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의 탄탄함을 시사한다.
소형은행 중심의 유동성 리스크
두 번째 리스크는 소형은행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유동성 리스크다. 최근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NYCB는 지난해 시그니처 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나, 4분기 2억5,2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대부분 은행 인수와 관련한 비용과 대출손실 증가 등이 원인이었다.
미 연준이 작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시작했던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ank Term Funding Program, BTFP)’을 올해 3월 11일로 종료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소형은행들의 자산 건전성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물론 소형은행의 현금성 자산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었고, 대형 은행은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번져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BTFP 프로그램 종료와 역 레포, 잔고 감소 등이 맞물리는 3월 시장의 유동성
리스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가 둔화≒금리 인하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뚜렷한 방향성이 부재할 것으로 본다. 12월 FOMC 이후 미 연준위원들은 대부분 물가 하락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아직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중론인 것을 확인했다. 12월 FOMC 의사록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논의가 없었던 것을 확인했던 점도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 요인이었다.
향후 금리 방향성은 실제 금리 인하 요건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본다. 3월 인하 가능성이 50%가량 반영됐고, 연내 5~6회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지만 불확실성도 높아 금리 하락세는 제한되고 있다.
결국 박스권 등락을 보이다 물가 둔화 속도, 금융여건 등을 점검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강화될 때 시장금리는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시장금리는 방향성을 탐색하는 구간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본다. 물론 물가의 둔화세를 확인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 강세와 견조한 고용시장 등을 바탕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있다. 물가 둔화하는 요인만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명분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결국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단기 자금 시장 등 금융여건이 결정할 것이다. 3월 11일 BTFP 종료와 미 재무부 국채 발행축소 이후의 유동성 여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축소로 국채로 이동하던 자금이 다시 역 레포로 회귀하며 유동성 리스크가 축소되고 이에 따라 QT 축소기대감도 약화될 리스크도 남아있어 조기금리 인하를 확신하기엔 이르다.
김주신
• 칼럼니스트
• HRQ컨설팅 전문위원
• 국방전직교육원 <퇴직 후 효율적 자산관리> 전문강사
• 생명보험협회 노후준비 전문위원
Financial Contents Creator(자산관리 . 은퇴설계 . 금융트렌드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