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양향자 | 갑진년 새해도 벌써 3월에 다다랐다. 산뜻한 봄나물이 생각나는 시점에 올 한 해도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저렴하면서도 건강한 추억의 먹거리, 시래기 이야기를 꺼내본다.
시래기 밥
재료
쌀 2컵, 시래기 200g, 들기름 2큰술, 소금 1 꼬집
만드는 법
❶ 손질한 시래기는 겉껍질을 벗겨내고 3㎝ 길이로 잘라준다.
❷ 잘라준 시래기는 간장, 다진 마늘, 들기름으로 밑간한다.
❸ 쌀의 1.5배 분량의 물과 ②의 시래기를 넣어 밥을 짓는다.
❹ 밥을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곁들여 완성한다.
※양념장 만들기
간장 3큰술, 설탕 반 큰술, 참기름 2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다진 대파 1큰술
흔히 ‘시래기’는 가을 무를 수확하고 나서 무청만 따로 삶은 것을, ‘우거지’는 채소의 겉부분 또는 배추의 겉잎을 삶은 것을 의미한다. 저장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절 우리 선조들은 여름과 가을에 나는 나물을 햇볕에 말려 채소가 부족한 겨울에 먹곤 했다. 특히 ‘정월 대보름에 건나물을 먹으면 그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과일을 말리면 생과일보다 단맛이 더 강해지듯 나물도 말렸을 때 채소 본연의 맛이 더 강해지고 영양분도 응축된다. 생나물은 수분 함량이 높지만 말린 나물은 수분은 없어도 그만큼 상대적으로 식이 섬유와 무기질의 함량이 높아진다.
겨우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며 말리는 시래기는 연하고 부드럽다. 특히 햇볕을 직접적으로 쬐지 않고 말리는 시래기는 색감 또한 푸릇푸릇하다. 이런 과정으로 말린 건나물 중 시래기와 우거지는 미네랄, 칼슘, 철분, 식이 섬유가 풍부하다. 겨울철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대체불가 식재료가 바로 시래기와 우거지다.
강원도 시래기
우리나라 최북단의 강원도 시래기는 고산 분지로 일교차가 큰 고랭지 기후와 천혜의 자연이 만나 부드럽고 고소한 무를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교차가 심해 추운 날씨와 낮은 밤의 기온 차가 심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며 자연 건조하기 좋다. 시래기가 추운 날씨에 시달릴수록 맛과 식감은 좋아진다. 양구, 인제, 평창, 홍천 등의 지역에서 나는 시래기가 특히 좋은 이유다.
특히 시래기 전용 무청만을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삶아 60일 이상 칼바람과 된서리를 맞으며 자연 건조한 후 다시 푹 삶아내 더욱 부드럽게 맛볼 수 있다. 품질과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시래기 추위로 담금질(?)을 거친 시래기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섬유질이 많아 소화와 변비 등에 효과가 좋고, 식욕도 돋우는 한편 위와 장에 머물며 포만감을 주어 비만을 예방하고 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 칼슘도 풍부해 골밀도 향상 등 뼈의 전반적인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동맥경화에 도움을 주는 철분도 풍부하다. 무청 시래기는 밥, 국, 조림, 불고기, 전골, 탕, 된장국, 나물 무침, 조림 등 된장과 함께 잘 어울려 풍미와 구수한 맛을 내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해 준다. 최근에는 파스타나 피자에도 시래기가 활용되고 있다.
좀 더 부드럽게 먹으려면?
싱싱한 배추에서 떼서 말린 것이 좋은 우거지다. 또한 좋은 시래기는 좋은 무청, 즉 싱싱한 무에서 나온 것으로 줄기가 연하고 푸른빛을 띠며 잎이 연한 것이 좋다.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은 겉껍질을 벗겨 부드럽게 먹는 것이 좋다.
무청 시래기를 부드럽게 먹으려면 삶기 전에 뜨거운 물로 20분간 불려준 후에 설탕을 넣고 끓기 시작한 이후부터 30분가량 삶아준다. 이후 불을 끄고 그대로 뚜껑을 덮은 후 20분 정도 두었다가 껍질을 벗겨 먹으면 한층 더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시래기나 우거지를 삶을 때 문을 닫으면 냄새가 집안에 밸 수 있다. 꼭 환기를 시키면서 삶는 게 좋다. 삶은 우거지와 시래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그때그때 꺼내어 녹여 먹으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양향자
• (사)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 (사)한국푸드코디네이터협회 회장
• WTCO(세계 최고 조리사기구) 회장
• 양향자푸드앤코디아카데미 원장
• 미식테이블 대표
• 성결대학교 (푸드코디네이터&외식
경영학),석,박사 교육
• 식공간연출학 박사
• 푸드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