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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PARADIGM SHIFT’ 선보인 캘러웨이 패러다임 Ai 스모크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지난 2023년 캘러웨이는 ‘드라이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슬로건으로 패러다임 드라이버를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패러다임 Ai 스모크를 출시하며 전작의 네이밍과 컨셉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대신 ‘부제’가 붙었다. 아예 AI라는 단어가 들어간 ‘Ai 스모크’다.
 

2024년 1월, ‘Ai 스마트 페이스’가 장착된 ‘패러다임 Ai Smoke 패밀리’가 출시됐다. 익선동 누디트에서 열린 Ai스모크 출시 이벤트에서 캘러웨이의 신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전작인 패러다임이 소비자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솔직히 주변에 패러다임을 백에 꽂고 있는 골퍼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선지 이번 후속작에 오히려 기대감이 컸다. 메이저 제조사는 이럴 때쯤 한 번씩 힘을 확 주는 걸 목격해왔기 때문.

 

이번 신제품에 적용된 페이스의 정식 명칭은 ‘Ai 스마트 페이스’다. 사실 캘러웨이가 페이스 설계에 AI를 활용한 건 2019년 ‘에픽’ 시리즈부터였으니 꽤 오래됐지만, 이번에는 아예 모델명에 AI를 집어넣었다. 그래, 이런 걸 기대했다.

 

패러다임(paradigm)은 특정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지배하는 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를 말한다. 토머스 쿤이 자신의 저서에서 제시해 통용된 개념이다. 이러한 패러다임이 큰 변혁을 맞이하는 것을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한다. 지구에 대한 인식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크게 전환된 것을 패러다임 시프트의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캘러웨이가 2023년 패러다임 출시 당시 슬로건을 통해 ‘드라이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이번 후속작이 2번째 패러다임 시프트가 될 것인지 궁금했다.

 


‘코스믹’한 콘셉트의 행사장
올해 유독 여러 론칭쇼에 참가했고 행사마다 새로운 포인트는 늘 있었지만, 가장 신선했던 건 캘러웨이의 행사였다(일단 우주인 복장부터가 그랬다.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였지만). 정식 컨셉트 명칭은 Ai Smoke Lab.

 

입장과 동시에 신기술인 ‘Ai 스마트 페이스’ 모형을 하나씩 건네받았다. 실제 페이스와 똑같이 제작된 모형이라는데 안에 칩이 내장됐다고 한다. 체험 중간중간 태그로 인증을 하거나 시타 영상을 불러오는 등의 기믹을 위해서였는데, 컨셉도 이 정도면 인정해줘야 한다. 심지어 체험이 다 끝나면 원하는 문구를 레이저로 각인해 키링으로 만들어준단다. 취향 저격이라 내적 환호가 나왔다.

 

모형을 자세히 보니 뒷면에 패인 자국들이 보인다. 페이스 뒷면을 두드린 듯한 자국. 수많은 골퍼의 스윙 데이터를 머신 러닝으로 학습한 AI가 설계한 스마트 페이스의 실제 모습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사진 볼 때랑 전혀 다른데?
신작을 만나볼 때 늘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개발진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건 성능보다는 디자인이다. 그럼 다음은 성능이냐고? 정말 미안하다. 타구감인 것 같다.

 

전작부터 ‘볼링공 에디션’이라는 놀림(?)을 받았는데, 이번엔 스모크라는 네이밍에 걸맞게 모락모락 연기까지 피어난다니, 실물을 보기 전에는 이번엔 아예 마음먹고 볼링공에서 모티프를 얻은 게 아닐까 싶었다. 어어? 실제로 그런 것 같은데? 진짜 볼링공 같은…데? 예상보다 괜찮네? 이쁘네! 이쁘잖아?! 볼링공 같지 않다는 건 아니다. 볼링공 같은 거 맞는데 사진으로 볼 때의 감상과는 꽤 달랐다. 이번 Ai 스모크는 무조건 실물을 확인하라고 권하고 싶다.

 

동행한 양이원 프로는 “솔의 중앙 빼고는 광택처리가 됐는데, 무늬 때문인지 고급대리석을 보는 것 같다”고 첫인상을 설명했다. “기존의 단순하고 정형화된 색과 선, 면 중심의 솔 디자인과 달라 낯설기는 하다”면서도 “전작 패러다임의 솔 디자인이 ‘출퇴근용 셔츠’라면 이번 Ai 스모크는 ‘여행용 꽃무늬’ 셔츠”라는 시적인 감상을 들려주기도 했다. 어쨌든 결론은 Ai 스모크는 사진보다 실물이 나은 걸로.

 

 

100마일 테스트, Ai 스마트 페이스 효과 확인
디자인에서 ‘합격’ 목걸이를 줬으니 예정된 시타가 더욱 기대됐다. 예약자가 많아 조금 대기해야 했는데, 시타를 앞뒀으니 몸이 굳지 않게 산책 겸 걷자면서 누디트 건물 밖을 십수 번 돌며 수다를 떨었다.

 

시타장으로 이동했다. 먼저 기기에 ‘Ai 스마트 페이스’ 모형을 태그하고 시타를 한다. 10여 차례 정도 시타를 해볼 수 있었는데 넉넉한 횟수가 반갑다. 몇 차례 몸을 풀다 준비가 되면 ‘도전’을 외치는데 이때의 스윙은 저장되고, 시타를 마친 후 옆 행사장의 또 다른 기기에 태그하면 스윙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키링으로 만들어준다는 모형에 스윙 영상이 저장되는 건가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건 아니었다.

 

전작도 ‘트다’로 불리는 트리플다이아몬드 모델이 워낙 잘 뽑혔다는 평가가 다수였기에 이번 Ai 스모크도 TD(트리플 다이아몬드) 모델을 먼저 청했다. 차이를 느낄 새도 없이 5번 스윙에 5번 뒤땅을 친 탓에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아쉽지만 아직 TD를 칠 실력은 안 되는 걸로.


이럴 줄 알고 동행한 양이원 프로의 시타에 집중했다. 양 프로는 클럽스피드 100mph 정도로 250m를 타깃으로 테스트에 임했고, Ai 스마트 페이스의 효능감을 확인하기 위해 중앙.상.하.좌.우 1회씩 시타했다. 현재 어깨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탄착군이 안정적으로 모였다. 조작성 테스트로 드로우와 페이드를 구사했을 때도 의도대로 구질이 구현된다고 했다.

 


낯선 샤프트에서 느낀 익숙함
다음으로 받아 든 Max 모델은 확실히 셋업부터 샬로우 페이스의 익숙함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입문 시절 쓰던 핑 G400의 타구감과 유사한 느낌을 받아 내적 친밀도가 확 올라갔다. 물론 이는 당시 쓰던 샤프트와 테스트한 샤프트의 스펙이 유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시타 후에 타구감이 인상적이었던지라 혹시 샤프트가 비슷했나 싶어 스펙 시트를 찾아보고 나서 나온 결론이다. 그러고 보니 전작에서는 벤투스가 스탁으로 제공됐는데 이번엔 텐세이로 바뀌었다.


당시 핑 투어 173-65R 샤프트를 사용했는데 ‘57g, Tq 4.3’의 스펙이며, 이번에 시타한 샤프트는 텐세이 프로 블루 1K 60은 D3, ‘62.7g, Tq 4’로 비슷한데 둘 다 미드 킥 포인트다. 그래선지 당시의 타구감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느꼈다.

 

'또 오세요! 꼭이요!' 오잘공은 늘 지칠 때 우릴 보고 웃지
실제 결과도 좋았다. 살짝 잘못 맞았나 싶은 샷도, 이 단어를 쓰고 싶지 않았는데, ‘보정’이라도 되는 듯 좋은 결과가 됐다. 기분 좋게 시타를 이어갔고, 7개쯤에서 살짝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도전’을 외쳤다. 사실 마지막 순서였는지 다른 팀들보다 기회를 몇 번 더 받은 탓에 왼 다리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그러나 딱 그럴 때, 예를 들면 필드에서 마지막 티샷을 할 때, 공교롭게도 ‘그것’이 나오곤 한다. 오잘공 아니 ‘또 오세요’ 샷 말이다. 십수 번의 샷을 지켜보던 담당 프로의 “굿 샷” 멘트의 톤이 확 높아지며 영혼이 담기는 걸 느끼면 언제나 뿌듯하다.

 

 

2024년에 나온 모든 브랜드의 신제품을 다 제대로 시타해본 건 아니지만, 일단 짧은 시타였지만 개인적으로는 타구감이 가장 마음에 든 클럽이었다. 그 소감은 이벤트의 마지막, ‘Ai 스마트 페이스 월’에 붙이는 포스트잇에 절절히 남겨두고 행사장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