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아수라장’이 된 골프 해방구의 ‘역설’

‘골프 해방구’로 불리는 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이 올해도 화제다. 작년까지는 흥행 쪽으로 화제였다면, 이번에는 여러 사건, 사고가 생기며 구설에 올랐다. 쉽게 말해 ‘선을 조금 넘었다’는 평가다. 한편으로 이런 대회에 선수는 왜 참가해야 하며, 왜 치러져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나왔다.

‘아수라장’, ‘난장판’ 같은 원색적인 단어가 지면을 꽉 채웠다. 그 부정적인 단어를 보면서 오히려 ‘그래, 이래야 골프 해방구’란 말이 나왔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다. 하지만 너무 단정하고 흐트러짐 없는 신사는 또 매력이 없다. 때론 술에 취해 고주망태가 돼야 하고, 때론 허점이 좀 있어야 인간적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이 ‘인간적’이라는 말은 참 이중적이다. 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며 ‘어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피닉스 오픈은 너무나 ‘인간적’인 대회다. 그래서 매력적이지만, 그래서 파괴적이다. 피닉스 오픈의 ‘역설’이다.

 

EDITOR 방제일


일반적으로 골프 갤러리에게는 엄격한 관람 매너를 요구된다. ‘피닉스 오픈’만큼은 예외다. 이 대회에선 음주는 물론 함성과 야유 모두 허용된다. 그래서 붙은 별칭도 ‘골프 해방구’다. 유독 많은 관중이 찾는 대회인 피닉스 오픈은 메이저 대회만큼 갤러리가 대회장을 방문하고, 화제성도 높다. 올해도 화제성은 높았다. 부정적인 쪽으로 말이다. 일단 있어선 안 될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대회 3라운드 때 2만 명을 수용하는 스탠드가 마련돼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16번 홀에서 갤러리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대회 측은 술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일부 과격한 갤러리는 “맥주를 달라”고 떼를 지어 고함을 지르고 벙커에 난입하며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난장판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에 올해 ‘골프 해방구’의 몸살은 16번 홀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 대회를 여러 차례 출전한 베테랑 선수도 이제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불만을 터뜨리는 장면이 여럿 포착됐다.

 

PGA 투어에서 12승을 거둔 잭 존슨은 3라운드 15번 홀(파5)에서 관중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흥분한 잭 존슨은 “지긋지긋하다. 입 좀 닥쳐라’고 소리치고는 티박스를 떠났다. 투어 7승을 거둔 빌리 호셜은 같은 조 선수가 스윙할 때 한 관객이 소란스럽게 굴자 “샷을 할 땐 조용히 좀 해달라. 샷을 하는 게 우리의 일이다”라고 욕설을 섞어 말했다. 조던 스피스 또한 백스윙할 때 한 팬이 소리를 지르자 샷을 마치고 항의의 표시로 클럽을 땅에 던졌다. 이런 피닉스 오픈에 대해 골프 채널은 “카메라에 잡힌 것만 이 정도”라면서 “일련의 상황은 ‘피닉스 오픈의 파티 분위기가 너무 지나치진 않나’하는 질문을 던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