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해프닝으로 끝난 제주 삼다수의 '반란'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파스타가 만들어졌다면, 그것은 파스타가 아닌 다른 새로운 음식일 것이다.” 어느 이탈리아 쉐프의 말이다. 이 문장을 골프에 대입해 본다면, “마스터스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코스에서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스터스가 아닌 다른 대회일  것이다.” 정도일까. 불현듯 이 문장이 떠올랐다. 바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논란을 보면서 말이다.

 

 

EDITOR 방제일

지난 2월 중순께 뜬금없는 소문이 들려왔다. 바로 제주개발공사가 10년 동안 제주도 내에서 개최해 온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수도권으로 이전 개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었다. 실제로 제주개발공사는 올해 예정된 제11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대회를 제주가 아닌 수도권 개최를 검토했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의 먹는 물 제주삼다수의 소비가 가장 많아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당연히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지난 10년 동안 제주에서 정착되고 대회가 청정 제주 이미지를 알리는데 기여한 점을 볼 때 이 같은 논의가 섣부르고 도민 정서도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도권 변경 개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추진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결국 제주개발공사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번 논란은 제주개발공사가 조직개편에 따른 마케팅 총괄 부서 신설에 맞춰 삼다수 마스터스의 개최지 변경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골프대회 업무를 넘겨받은 영업본부 산하 마케팅기획팀은 삼다수 홍보 등 브랜드 확장을 위해 개최지를 수도권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물론 아예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 대회 취지를 생각해 봤을 때 분명 섣부른 판단이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는 2014년 당시 오재윤 개발공사 사장 체제에서 LPGA 투어 메이저인 에비앙 마스터스를 벤치마킹한 골프대회다. 제품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적이었다. 개발공사는 10년간 골프대회를 제주에서 개최하면서 미디어 노출과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을 홍보해 왔다.

 

더욱이 10회째를 맞은 지난해 골프대회 주제는 나눔과 상생이었다. 개발공사는 지금껏 지역 골프 꿈나무들이 프로에 입문할 기회를 제공하고 육성기금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뜬금없는 개최지 변경 검토에 이미 제주개발공사도 대회 이미지도 시작 전부터 구겨진 상태다.

 

청정 상태인 물에 이물질이 들어간 꼴이랄까. ‘제주 삼다수’라는 대회명을 지닌 대회가 제주가 아닌 곳에서 열리면 그것은 과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라 부를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 제주를 떠난 삼다수 마스터스는 분명 이전과 같은 대회는 아닐 것이다. 골프 팬에게든, 제주도민에게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