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김주신 | 연준과 한은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 조정은 이미 종료됐다. 이 시점에서 시장이 관심을 가지는 포인트는 적정 인하 시점이다. 목표에 이르기 전의 최종 구간, 즉 last mile을 순조롭게 지나기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연준과 한은의 금리 조기 인하 기대 조정은 이미 종료됐다. 이 시점에서 시장이 관심을 가지는 포인트는 적정 인하 시점이다. 3월 FOMC에서 점도표와 경제전망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감은 더 커질 것이다. 12월 FOMC 이후 공개된 지표들을 종합해 볼 때, 현실적으로 3월 FOMC에서 점도표가 조정될, 즉 인하 횟수가 늘어날 가능성은 전무하다. 현재는 점도표가 그대로 현상유지만 해줘도, 시장에는 안도감을 줄 수 있다.
한국 물가, 마지막 여정 어떻게 될까
파월 의장, 라가르드 총재 모두 물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조기 인하에도 선을 그었다. 한국 물가는 마지막 여정이 결코 매끄럽지 않을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일련의 재료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기에 시장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파월 의장은 미국 의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진행했다. 제출한 서한과 증언 ‘고용, 물가, 경제 모두 긍정적이지만 추가 확신이 필요하다’는 최근 연준 스탠스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기준금리는 연내 인하를 전망함과 동시에 그 시점이 그렇게 멀지 않았음(not far)을 시사했다. 경기가 예상 경로에서 이탈하지 않을 경우, 수년간 확실한 인하(down significantly over the coming year)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사이클에서 인하 폭이 크더라도 그 기간은 길게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미 연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 후퇴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CME FedWatch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6월부터 시작되고, 금리 인하 폭은 연말까지 75bp에 그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향후 2~3월의 지표가 발표되면서 1월 지표 급등이 일시적 현상임이 확인되고, 3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물가가 12개월 상승률 기준으로 2.5%를 하회하게 되면, 5월 금리 인하 확률이 재차 높아질 것으로 본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가까워지나
한국은행이 2월 발표한 경제전망에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낙관적인 시각이 늘었다. 2024년 소비자 물가 전망은 2.6%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나, 근원물가 전망은 기존 2.3%에서 2.2%로 하향 조정되었다. 2월 금통위에서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위원이 등장한 부분도 의미가 있다.
해당 위원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소비 여력을 제약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가까워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3월 FOMC에서 물가에 대한 언급은 있겠지만 기존의 스탠스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며,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1.4%인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얼마나 상향 조정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연준 성장률 전망치가 2%를 상회할 것인지’에 의미가 있는 것은 미국 잠재성장률(1.7%~2.0%)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즉 인플레이션 갭이 발생하는 구간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진다는 점에 대한 부담이다.
과거 미국경제가 인플레이션 갭 상황에 있을 때의 연준 기준금리 흐름을 보면, 인플레이션 갭 구간에서도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후반부에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경우이고, 실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는 되는 구간은 인플레이션 갭 구간이 아니라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디플레이션 갭 구간’에 이루어진다.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이 2%를 넘긴다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는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 이후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커짐을 의미한다. 이를 감안하면 연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2%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경우 3번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연준 점도표 역시 축소해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美 대선 향방 주목하는 시장 심리
한편 미국에서는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파월 연준 의장은 ‘조건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다시 언급했다.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양자 간 정책의 간극이 큰 데다, 11월 대선까지 긴 시간이 남아 있어 섣불리 예단할 변수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인프라 투자와 리쇼어링을 독려하며 미국 성장에는 도움을 주는 반면, 기술산업 등을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하며 공급망 재편을 유도하고 국제관계의 급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키우며 다른 나라에 부담이 될 소지가 있다. 문제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한 ‘물가’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즉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와 통화정책 리스크가 중첩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 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골프가이드 4월호
김주신
• 칼럼니스트
• HRQ컨설팅 전문위원
• 국방전직교육원 <퇴직 후 효율적 자산관리> 전문강사
• 생명보험협회 노후준비 전문위원 Financial Contents Creator
(자산관리 . 은퇴설계 . 금융트렌드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