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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칼럼] 길거리 개똥 없는 서울시, 언제나 가능할까?

지이코노미 서주원 기자 | 종로구를 일컬어 ‘서울의 심장’이라고도 한다. 청와대와 인왕산 사이엔 ‘서촌(西村)’이 있다. 서촌의 일부는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고 해서 ‘세종마을’이라는 지명도 갖게 되었다. 필자는 이런 터에서 19년째 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종로구 서촌만의 일은 아니리라. 길 위의 개똥을 밟아 곤란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의 여느 골목처럼 서촌엔 애완견을 끌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깊은 밤, 애완견을 끌고 나와 산책을 시키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다.

 

서촌 애완견 역시 품종이 다양하다. 어떤 애완견은 크기나 생김새가 보는 이를 겁먹게 할 정도로 크거나 사납게 생겼다. 그런 애완견을, 대다수 견주는 입마개도 하지 않은 채 목줄만 잡고 활보한다. 어떤 견주는 입마개도 착용하지 않는 애완견을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씩이나 끌고 다닌다.

 

물론 견주 대부분은 끌고 나온 애완견이 길 위에 똥을 싸면 치운다. 그런데 어떤 견주는 그대로 방치하고 가버린다. 벌건 대낮이야 골목길에 퍼질러 놓은 개똥이 사람의 눈에 쉽게 띈다. 하지만 어둑한 밤엔 개똥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낮이건 밤이건 무심코 길을 걷다 개똥을 밟게 된다면 기분이 어떻게 될까.

 

서촌의 경우, 출근길이나 귀갓길에 개똥을 밟았다며 골목길에서 육두문자를 쏟아붓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개똥을 밟은 줄도 모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가끔 눈에 띈다.

골목길에 싸질러 놓은 개똥은 누가 치울까. 종국엔 대문 앞 골목의 개똥은 그 집 주인이 치울 수밖에 없다.

 

서촌의 한 주민은 “집 앞 골목길 개똥 때문에 홍역을 치르는 횟수가 연간 수십 회”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개똥을 밟고 집으로 들어가는 통에 집안 물청소를 할 때도 가끔 있다”며 목에 핏대를 세운다.

 

언젠가 서울시는 “개똥 없는 공원, 시민과 함께 만들어요”라는 캠페인을 벌인 적 있다. 공익 요원들을 주축으로 한 개똥 순찰대를 특별히 편성해서 운영하기도 했다.  ‘개들의 천국’이 된 어느 선진국의 경우, 개똥 벌금도 물리고, 개똥 수거 전용 차량 운행한다고 한다. 공원이나 도로에 개전용 배설구역도 있고, 개똥 봉투함이나 전용 쓰레기통도 있단다. 입마개를 하지 않은 애완견, 목줄이 없는 애완견, 이런 개들이 사람에게 달려드는 위험도 경계해야 되겠지만 똥과 오줌 등 개의 배설물을 선진국 수준으로 관리할 시스템 도입도 시급해 보인다.

 

어떻게 해야 길 위에 개똥이 없는 서울시를 만들 수 있을까. 계도가 우선일까, 아니면 단속이나 처벌이 우선일까.

 

선남선녀나 갑남을녀가 길 위의 개똥 때문에 핏대가 올라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할 때 지켜야 할 예의범절이라는 펫티켓도 모르는 견주와 멱살잡이를 벌이는 일이 생긴다면, 이 또한 개 판 오 분 전의 세상 아닐까.

 

서주원

G.ECONOMY ESG전문기자

前 KBS 방송작가

소설가

ESG생활연구소 상임고문

월간 ‘메타ESG저널’ 발행인

노무현리더십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