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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피 부담 늘고, 야간 영업도 늘었다” 한국 골프장 산업의 현주소

코로나19로 인해 특수를 누렸던 골프 대중화의 시대가 점차 저물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골프장들은 여전히 높은 그린피(이용료)를 고수하면서 골퍼들의 지갑을 압박하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아직 버티고 있지만, 지역 골프장의 내장객 감소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내장객 감소가 뚜렷한데도 높은 그린피 수준을 유지하면서 골퍼들이 기피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카트피 등 부대비용까지 인상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골퍼가 점점 더 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변화한 골프 산업 환경도 아직 정신 못 차리는 요금 인상 분위기는 장기적으로 골프장 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EDITOR 방제일 자료 한국레저산업연구소

 

골프장 산업과 관련해 그동안 다양한 통계 자료를 내놨던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레저백서 2024’(이하 레저백서)를 발간했다. 이 레저백서에는 골프 산업과 관련해 다양한 통계 자료가 담겼다. 먼저 골프를 즐기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중요한 가격 지표 가운데,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들이 지출한 카트피 총액은 2020년 9900억원에서 약 2000억원 증가한 1조1480억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2011년 5049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팀당 카트피를 보면 회원제 골프장은 2011년 평균 7만9400원에서 지난해 9만8000원으로 23.4% 올랐다.
 

 

한국 골프장 카트는 세계서 가장 비싼 렌터카?

골프장 전체 매출액에서 카트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레저백서를 보면, 2020년 17.5%에서 지난해 15.7%로 다소 낮아졌다. 골프 인구 544만명을 기준으로 골프장 이용객 1인당 연간 카트피 지출액은 지난해 21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팀당 카트피 분포를 보면 10만원을 받는 골프장이 261개소로 전체 399개소의 65.4%를 차지했다. 8만원 32개소, 9만원 81개소, 12만원 22개소 등이다.

 

또 지난해부터 20만원∼30만원에 달하는 6인승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는 골프장도 늘고 있다. 리무진 카트 도입 회원제 골프장은 25곳, 대중제 골프장은 39곳으로 집계됐다. 리무진 카트의 평균 이용료는 회원제 21만8천원, 대중제 18만7천원으로 일반 5인승 전동 카트 이용료와 비교해 거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은 “카트피 징수 방식을 팀당이 아닌 1인당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는 3명이 식사했는데 4명 식대를 내라는 것과 다름없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카트피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리무진 카트까지 도입하는 것이 국내 골프장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이런 추세가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욱 높이는 것은 아닌지 골프장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간 영업하는 골프장 40.2%로 크게 늘어

레저백서에서는 전체 골프장 523개소 중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210개소로 40.2%에 달했다. 연도별로 2021년 166개소, 2023년 184개소, 올해에는 210개소다. 코로나19 특수를 맞아 골프 수요가 급증한 데다 값싸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골프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영남권에 집중됐다. 수도권에는 71개소로 지난해보다 6개소 늘어나면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구·경북권 40개소, 부산·울산·경남권 34개소, 강원 19개소, 충북은 18개소다. 반면 야간 골프 수요가 부족한 전북은 4개소, 제주도는 2개소에 불과했다. 야간영업을 하는 대중제 골프장 18홀 이상은 107개소로 전체 258개소의 41.5%, 대중제 골프장 9홀은 54개소로 전체 112개소의 48.2%에 달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49개소로 전체 153개소의 32.0%에 그쳤다. 대중제 골프장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야간영업을 하지만 회원제 골프장들은 코스 잔디 훼손, 인력관리 어려움 등 때문에 야간영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영업을 하면 골프장은 이용객 수와 매출액이 증가하고 골퍼들은 덥지 않은 야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벨라스톤CC(대중제 18홀)의 대표적이다. 6월의 주간 그린피는 주중 최고가가 15만9000원, 주말 20만9000원이지만 야간에는 주중 9만9000원, 주말 14만9000원에 불과하다. 캐디피도 15~16만원에 달하는 다른 골프장과는 달리 마셜 캐디제를 도입해 팀당 1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벨라스톤CC에서 야간에 골프를 치면 주간에 라운드하는 것보다 1인당 약 7만2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서천범 소장은 “덥고 비싼 낮에 골프를 치는 것보다 야간에 골프를 하면 골프비용이 저렴하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젊은 층과 여성 골퍼 등 알뜰 골퍼들이 야간경기를 선호하고 있다”며 “골프장은 추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디선택제 골프장, 5년 전보다 두 배 급증

레저백서를 보면,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캐디, 마셜 캐디, 드라이빙 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채택하고 있는 골프장이 올해 5월 기준으로 560개소 중 227개소로 나타났다. 캐디선택제 도입 골프장은 전체 중 40.5%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말 118개소, 2021년 5월 166개소, 2022년 5월 193개소, 2023년 5월에는 214개소다. 5년 전인 2019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캐디선택제 도입 골프장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다.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캐디선택제에 대한 골퍼들의 요구가 증가했고, 캐디 구인난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캐디선택제를 시행하는 골프장 중에서 대중제 골프장이 9홀을 중심으로 167개소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중제 골프장 357개소 가운데 46.8%를 차지했다.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에 42개소에서 시행하고 있다.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은 36개소 중 18개소가 캐디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55개소로 가장 많았다. 수도권 47개소, 충청권 40개소, 호남권 39개소 순이다. 강원권은 61개소 중 35개소가 캐디선택제를 쓰고 있다. 비중만 따지면 전국 1위인 57.4%다. 다음으로 호남권 52.7%, 충청권 50.0%, 영남권 45.1%를 기록했다. 수도권 비중은 25.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도시에 인접해 있어 캐디 수급이 비교적 용이한 이유다. 노캐디제를 전면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대중제 골프장 52개소다. 대부분 9홀 규모다.

 

야간에 전면 노 캐디를 실시하는 골프장은 31개소이다. 18홀 이상 골프장 중 노캐디제를 시행하고 있는 골프장은 7개소로 조사됐다. 골프존카운티 영암 45CC, 골프존카운티 구미·루나엑스·월송리·힐데스하임·코스모스링스CC 등이다. 군산CC는 81홀 중 18홀을 노캐디제로 운영하고 있다. 노캐디제를 선택하면 가성비가 좋다. 골퍼들은 카트 운전, 남은 거리 측정, 골프채 선택 등도 해야 하지만 캐디피를 1인당 3만7000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골프장은 증가하고 있지만 캐디 구인난이 지속돼 캐디피는 계속 올라만 가고 있다. 2010년 대중제 골프장의 캐디피가 팀당 9만5000원이었지만 올해에는 14만3800원으로 뛰었다.

 

무려 51.4%(4만9000원) 폭등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도 같은 기간에 51.5% 올랐다. 팀당 캐디피가 14만원인 곳은 영남권과 일부 호남권에만 있고 나머지는 15만원이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장들이 캐디의 이직을 막기 위해 캐디피를 올리고 있다. 캐디 수급난을 덜고 골퍼들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서는 캐디선택제가 대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