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1.8℃
  • 흐림강릉 15.9℃
  • 흐림서울 13.5℃
  • 대전 12.7℃
  • 대구 13.6℃
  • 울산 14.4℃
  • 광주 14.6℃
  • 부산 15.2℃
  • 흐림고창 13.4℃
  • 제주 17.5℃
  • 흐림강화 12.6℃
  • 흐림보은 10.8℃
  • 흐림금산 12.0℃
  • 흐림강진군 15.0℃
  • 흐림경주시 13.8℃
  • 흐림거제 15.3℃
기상청 제공

[김주신 칼럼] 중앙은행의 원칙에 대한 고민과 돌아온 트럼프

언제부터 인가 모든 중앙은행이 금과옥조처럼 강조하고 있는 데이터 의존성(Data Dependent) 원칙은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전망의 실패 리스크와 후행적 대응에 따른 리스크보다 크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즉 현재 전망의 불확실성이 몹시 크다는 판단에 기인하고 있으며, 실제로 6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은 본인들의 전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후행 데이터인 물가와 고용을 모두 지켜보고 움직이겠다는 선언이 ‘무책임함’이 아니라 ‘신중함’이 되어버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글 김주신

 

리스크 측면에서 중앙은행의 정책 원인이 데이터 의존성에서 기존의 ‘포워드 루킹(Forward Looking)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망의 불확실성이 낮아지는 점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유럽, 캐나다, 스웨덴 등이 여전히 목표(2%)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금리 인하에 나선 까닭에 대해 거대한 하방 위험의 증거를 확인했기 때문이 아니라,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낮아짐에 따라 원래 중앙은행의 역할인 ‘전망에 기반한 정책 대응’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변화’라기 보다는 원래 중앙은행의 역할로의 ‘복귀’라는 표현이 옳다. 현재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를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이는 통화정책의 원칙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은행이 데이터 의존성 원칙을 4분기까지 유지하기보다 유럽, 캐나다, 스웨덴 등과 같이 종래의 포워드 루킹 원칙에 기반한 정책 대응에 나설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유럽, 캐나다 등보다 훨씬 낮은 2.2%이며 7~8월 중에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2%에 도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1분기 내수 반등을 주도한 건설업이 최근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신규 고용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2분기에는 재차 하락 반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물가와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 모두 한국은 유럽, 캐나다 등보다 낮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정책 원칙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며 조심스럽게 한국은행의 10월 금리 인하 전망을 예측해 본다.


일단 물가안정의 라스트마일에서 한은의 신중론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스트레스 DSR 2개월 지연 속에 최근 늘고 있는 주담대 중심 가계부채에 대한 통제 여부에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회복 조짐도 강화되고 있고, 높은 환율과 주가 등도 물가안정 확인 이후 정책 대응의 신중성 요인이다.


7월 말에 확인될 2분기 성장률 부진이 8월 인하 기대를 더 자극할 수 있으나, 9월 초에 확인될 물가 정도 수준은 확인해야 통화정책의 전환이 편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미국 통화완화 혹은 이후 액션은 탈동조화 시대 ‘필요조건’까지 아니나 ‘충분조건’의 역할은 가능하다.


문제는 당장 앞서서 움직인 시장금리인데 국고 3년이 기준금리와 39bp 가까이 역전된 수준은 역사적 수준이다. 올해 10월에 금리 인하를 실시해도 50bp 인하를 판단해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 속성상 ‘인하 기조로 전환 시 1번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50bp 인하 정도는 디폴트로 반영할 수 있다. 현재 국고 3년 3.1%대가 이를 설명한다.


그러나 현재 한은은 경기침체를 전제한 공격적 인하로의 전환은 아니다. 인하 시점이 늦춰진 만큼 속도가 필요할 수 있으나 우리보다 미국의 사정이 얼마나 어려워질 것인가가 향후 우리의 금리하단룰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2025년까지 미국 연방 금리가 3.75%까지 낮춰지면, 우리는 2.75%까지 낮출 수 있다.


한편 지난 6월 27일 미국 대선 토론 이후 세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미 지지층이 대부분 결정된 상황에서 TV 토론은 큰 영향이 없고 대단한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될 것을 생각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건강과 연령이라는 가장 큰 약점을 노출해 버렸다. 9월 TV 토론이 두차례 더 준비되어 있지만, 일단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금융시장은 트럼프 프라이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정책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쉽지 않지만 일단 17년의 기억을 금융시장에 재현하고 있다. 증시는 부양하고, 감세 등으로 재정 지출이 증가할 수 있어 장기금리도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당선 이후 경제는 이와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가격은 주가 상승, 장기금리 상승으로 방향을 잡았다.

 

민주당은 대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대선 후보 교체는 불가능해 보인다. 새 후보를 지명한다 해도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기부금의 대부분은 대선 캠페인 파트너인 카멀라 해리스 말고는 사용할 수 없는데, 그도 부통령 시절 인기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대안이 되기 힘들어 보인다. 대안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면 민주당 지지는 다시 바이든으로 집결하게 된다. 민주당으로서는 심기일전하여 가을에 있을 2차례의 대선 토론에서 역전을 노려보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