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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티박스’ ‘OK’ 과연 맞는 표현일까요

--잘못된 골프 용어, 옳은 표현 알고 쓰자

 

[DESK COLUMN] 골프는 용어도 많고 규칙도 복잡하다. 골퍼들이 흔히 쓰는 골프 용어 중에는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 심지어 골프 기사나 광고에도 잘못된 용어가 그대로 쓰이고 있다.

가장 흔히 쓰는 게 바로 ‘라운딩’이다. 골프 규칙 ‘용어의 정의’에는 분명하게 ‘라운드(Round)’라고 나와 있다.

라운드란 위원회가 정한 순서대로 18개의 홀 또는 그 이하의 홀을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어떻든 우리가 코스에 나가 경기하는 것은 라운드다. 프로 대회에서 경기일에 따라 1, 2, 3, 4라운드로 구별하는 것을 참조하면 된다.

‘티 박스’도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다. ‘티잉 구역(Teeing Area)’이 맞다. 종전에는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였으나 2019년 1월부터 바뀌었다.

티잉 구역은 플레이어가 홀 플레이를 시작할 때 반드시 플레이하여야 하는 구역을 말한다.

‘OK’도 잘못된 용어다. 퍼팅 그린에서 공이 홀 가까이 있어 다음 스트로크 땐 쉽게 홀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될 때 ‘컨시드(Concede)’를 준다. 이때는 대개 ‘Good’이라고 한다. “That’s good. Pick it Up”처럼 말이다.

‘라이를 본다’는 표현도 맞지 않다. ‘브레이크를 본다’고 하는 것이 맞다. ‘퍼팅 라이(Putting Lie)’라고 흔히 얘기하는 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공과 홀까지 직선거리는 ‘퍼팅 라인(Putting Line)’이고 공이 휘어지는 부분은 ‘브레이크(Break)’라고 한다.

규칙집에는 ‘라이(Lie)’는 볼이 정지한 지점과 그 볼에 닿아 있거나 그 볼 바로 옆에 자라거나 붙어 있는 모든 자연물·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코스와 분리할 수 없는 물체·코스의 경계물을 아우르는 지점을 말한다.

‘퍼팅(Putting)’과 ‘퍼트(Putt)’도 구별해 써는 것이 좋다. 퍼팅은 전반적인 개념, 퍼트는 각각 하나의 동작을 말한다. 예컨대 ‘버디퍼트’, ‘파퍼트’라고 하고 “오늘은 영 퍼팅감이 좋지 않다”처럼 쓴다. 따라서 ‘나이스 퍼팅’이 아니라 ‘나이스 퍼트’다.

공이 깊은 벙커에 빠져 있거나 홀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 다음 샷을 할 때 홀을 바로 겨냥하기보다는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쳐내는 플레이를 할 때 흔히 ‘레이 아웃(Lay Out)’이라고 하는 데 이는 ‘레이 업(Lay Up)’이 바른 표현이다. 레이 아웃은 코스의 구조나 모양, 즉 코스가 펼쳐져 있는 상태를 뜻한다.

‘홀컵(Holecup)’도 ‘홀(Hole)’로 써야 한다. 홀컵은 이중 표현이다. 규칙에는 ‘홀’로 나와 있다. 홀은 플레이 중인 홀의 퍼팅 그린에서 그 홀의 플레이를 끝내는 지점을 말한다.

‘티업(Tee up)’과 ‘티오프(Tee off)’도 혼용되고 있다. 티업은 말 그대로 공을 티 위에 올려 놓는 것을 말한다. 티오프는 티샷을 하는 행위, 경기의 시작을 의미한다.

‘오너(Honour)’를 ‘오너(Owner)’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오너는 플레이어가 티잉구역에서 첫 번째로 플레이할 권리를 말한다. 2022년말에 펴낸 우리말 골프규칙집에는 ‘아너’라고 번역돼 있는데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오너’가 맞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흔히 티샷을 실수했을 때 벌타 없이 한번 더 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멀리건(Mulligan)’도 ‘몰간’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이는 규칙에는 없다.

파3홀에서 앞 팀이 많이 밀릴 때는 흔히 앞 팀이 퍼팅 그린에서 스트로크를 앞두고 뒷 팀이 먼저 티샷을 할 때 ‘사인(Sign)’을 받고 친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도 사인이 아니라 ‘웨이브(Wave)’가 맞다.

공이 앞 팀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날아가 위험할 때 ‘볼(Ball)’이라고 하는 데 올바른 표현은 ‘포어(Fore)’다. 포어는 공이 날아가 위험하니 피해라, 혹은 조심해라는 뜻이다.

파4홀에서 두 번째 샷, 혹은 파5홀에서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면 ‘파 온(Par On)’이라고 하는 데 이는 ‘레귤레이션 온(Regulation On)’이라고 해야 한다.

쇼트홀, 미들홀, 롱홀도 각각 파3홀, 파4홀, 파5홀로 부르는 것이 옳다.

막연하게 쇼트홀이라면 거리가 짧은 홀이라는 의미라 파3홀인지 파4홀인지 구분이 애매모호하다.

골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물을 때 “‘핸디(Handi)’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하는 데 이도 역시 ‘핸디캡(Handicap)’이 정확한 표현이다.

골프를 아주 잘 치는 사람을 보고 ‘싱글 골퍼(Single Golfer)’라고 하는 데 이는 ‘싱글 핸디캡 골퍼(Single Handcap Golfer)’라고 해야 한다. 싱글 골퍼는 말 그대로 혼자 사는 골퍼를 일컫는다.

그린이 주위보다 우뚝 솟아 있는 그린을 말하는 ‘포대그린’도 정확한 표현은 ‘엘리베이티드 그린(Elevated Green)’이다.

‘테이크 백(Take-back)’도 ‘테이크 어웨이(Take-away)’, ‘핸드 퍼스트(Hand-first)’도 ‘핸드 포워드(Hand-forward)’가 각각 맞는 표현이다.

골프는 룰과 에티켓을 중시하는 운동이다. 에티켓을 지키는 것은 정확한 용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옳은 용어를 익혀 제대로 사용하자.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