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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칼럼] 그 남자가 성기 크기에 집착하는 이유

예전 어느 뉴스에서 성형을 100차례 이상한 중국 여성 이야기가 해외토픽에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이 여성의 나이는 겨우 18세였고, 성형에는 약 7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여배우를 동경해서 100번이 넘는 성형 수술을 13세 때부터 했던 18세 여성이 “앞으로는 성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글 윤종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성형 중독인 이 여성의 이름은 저우추나다. 중국 저장성 출신인 저우추나는 어릴 적 남학생들의 외모 비하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그는 13세 때부터 시작하여 5년간 약 7억 원을 들여 100번 이상의 성형 관련 시술과 수술을 받았다. 모든 비용은 부모님이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추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중국 여배우이자 유명 가수인 위수신처럼 예뻐지고 유명해지고 싶어서 성형에 집착했었다고 한다. 또 주변에서 외모에 대해 모멸적인 별명을 들으며 우울, 불안, 스트레스로 인해 더욱 집착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상하이에 있는 국제학교에 재학 중 처음으로 쌍꺼풀 수술을 했고, 그 후로 성형을 통한 외모 변화에 집착하게 됐고,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기도 했다.


그는 가능한 모든 성형수술을 다 받았으며, 눈 성형수술도 10회 이상을 했다. 더 할 수 없다고 의사가 경고했지만, 또 수술대에 올랐다. 뼈를 깎는 수술도 했고, 더는 수술을 해주는 의사가 없어 주변의 모든 성형외과를 돌아다니는 일명 닥터 쇼핑을 해야 했다.


저우추나의 어머니는 그녀의 심각한 성형중독에 대해서 더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수많은 성형을 한 것이 저우추나가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제 저우추나는 부작용을 고려해 다시는 수술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저우추나의 사례가 특별해 보이긴 하지만, 사실 성형 중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성형은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많지만, 한 번만 한 이는 없다. 한 번 성형하면 눈, 눈썹, 코, 입, 턱, 이마, 어깨, 가슴, 치아, 귀, 손, 발, 주름, 성기 등으로 안면 부위를 포함한 전신에 대해 성형수술에 대한 집착이 생긴다. 성형 중독은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지만, 간혹 성형중독에 걸린 남성도 있다.


특히 성기에 집착하는 남자의 음경 성형중독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비뇨기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음경에 구슬을 넣어서 일명 ‘올록볼록 엠보싱’이 된 남자, 남성 수술은 이미 다 해서 ‘새로운 수술 나온 것 있냐!’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남자, 만화에서나 가능한 수술을 해 주라고 조르는 남자 등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이런 성형중독을 신체 변형 공포 또는 신체변형장애라고 한다. 남성의 경우에는 음경의 크기와 모양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가 흔하며, 이를 음경 신체변형장애라고 한다. 음경 신체변형공포는 신체적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이성에 눈을 뜨는 사춘기 때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농담이나 의미 없는 대화 속에서 혼자 상처받고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이다.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는데 여자애들이 ‘너 키가 엄청나게 컸네. 근데 거기는 초딩 이후로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니지?’, ‘너, 남자구실은 잘하냐’, ‘외모에 속지 마라. 거기의 진실은 까 봐야 나온다’, ‘몸만 크지, 실속은 글쎄?’ 이런 가벼운 농담과 추측성 발언을 본인은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은 신문과 잡지의 광고, 남성 건강과 관련된 칼럼과 책 등을 집중적으로 본다. 그리고 나에게는 수술만이 음경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맹신한다. 그리고 비현실적인 기대감으로 충만한 상태에서 비뇨기과 등을 방문한다.


실제로 이런 경우 외래에서 신체검사해 보면 수술할 필요가 없는 음경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솔직히 말하면 이들은 앞선 중국 여성 저우추나처럼 자신을 수술해 줄 의사를 찾아 나선다. 이른바 ‘닥터쇼핑’을 하는 것이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해 주는 곳이 없으면 이때 돌팔이의 꼬임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에 시달리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남성들의 성격은 대부분 부끄럼이 많고 내성적이다. 학교와 직장에서 소극적이고, 사회활동도 최소한으로 하고 특히 이성과의 만남 자체를 많이 불편해한다.

 

화장실에서는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을 싫어해서 칸막이가 있는 좌변기로 가고, 지인들과 함께 사우나 가는 것을 엄청나게 두려워한다. 그래서 운동 후 샤워를 같이하는 축구, 농구, 골프 등을 꺼린다. 이러한 증상들이 심해지면 강박성 장애 또는 자기애적 인격장애를 보이는 경향이 많고, 불안감과 우울증이 심해지면 조루증이나 발기부전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남자들이 자신의 음경 크기와 모양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동성은 물론이고 이성이 바라보는 음경에 대한 외적인 시각과 함께 성적으로 적절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내적인 염려 등이 포함된 것이다.

 

이것은 여러 논문에서 지적한 ‘음경이 크면 클수록 매력적으로 보이고 성관계 시 파트너에게 강한 자극과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잘못된 관념 때문이기도 하다. 음경 신체변형장애가 있는 경우 자신의 음경이 아주 작다고 느끼기 때문에 체격이 작은 여자와 교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불필요한 음경 수술을 자주 받게 되고, 수술하면 할수록 집착증상이 더 심해진다.

 

음경 신체변형장애는 원인이 뚜렷하지 않고 다양한 만큼 그 치료법에 대해서 아직도 논란이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수술적 교정이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자신감을 회복시켜 줬다는 일부 보고도 있지만 대부분 수술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술적 교정보다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 또는 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