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전경/SNS 캡쳐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여수산단의 불황으로 지방세 수입이 급감하고 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여수시는 인건비 동결과 경상경비 축소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그 와중에 여수시의회는 수억 원을 들여 유럽과 동남아로 떠나는 해외 연수를 계획하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해외 선진정책과 우수사례 벤치마킹이라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 실질적 필요성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수시의회의 이번 연수에는 기획행정위원회의 동유럽 3국 방문, 해양도시건설위원회의 이탈리아 연수, 환경복지위원회의 북유럽 탐방 등이 포함된다. 일정에는 프라하성, 비엔나의 쉔브룬 궁전 같은 유명 관광지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현지의 성공 사례를 여수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시의회의 주장은 그럴싸하지만, 이미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담보하지 못한 채 반복되는 해외 연수는 과거에도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연수가 시민들의 반발을 사는 이유는 여수시의 경제 상황 때문이다. 여수산단의 침체로 지난해에 비해 1,200억 원에 이르는 지방세 수입이 감소했고, 정부 교부금도 600억 원이 줄어들면서 예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의회가 해외 연수를 위해 수억 원을 지출한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다. 시민들은 "어려운 시기에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의회는 연수 후 보고서를 통해 성과를 평가해 달라고 하지만, 그간의 보고서는 형식적이라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역시 ‘현장 학습’이라는 이름 아래 준비된 일정들이 대부분 관광지 중심으로 짜여 있어, 연수 목적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자부담을 일부 내세우며 외유성 비판을 피하려 하지만, 그 비율이 10% 내외에 그치는 형식적 조치에 불과하다.
물론, 시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시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시민들의 눈높이와 기대에 맞아야 한다. 해외에서 배우려는 것들이 여수의 현안 해결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연수는 결국 시민들의 혈세로 떠나는 관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수시의회는 지금이야말로 해외 연수의 의미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시의회의 역할은 시민들과 함께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데 있다.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신뢰받는 시의회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할 때다. 해외 연수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관광지 방문 경험이 아니라, 진정한 지역 발전의 해법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