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수질오염 제로'를 향한 제련소의 실험이 현실이 됐다. 한때 낙동강 오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석포제련소가 오염수 외부 방류 없이 폐수를 100% 정화·재활용하는 ‘무방류 시스템’을 가동하며, 친환경 제련소로의 대전환에 나섰다.
"방류는 없다"…물 한 방울도 외부로 흘려보내지 않는 무방류 시스템
㈜영풍이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 도입한 무방류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며, 국내 제련업계의 친환경 기술 도입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폐수를 공정 내에서 100% 정화·재활용하는 이 시스템은 기존 감압식, 진공식 장비에서 발생하던 중금속 침전물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올해 1월 특허 등록까지 완료됐다.
매년 88만톤 공업용수 절약…“290만 명 하루 수돗물 아끼는 셈”
영풍은 무방류 설비 구축에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총 463억 원을 투입했고, 현재 하루 평균 2,000~2,500㎥의 폐수를 처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약 88만㎥의 공업용수가 절약되며, 이는 약 290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에 해당한다. 증발농축기와 결정화기 등 핵심 장비도 제련 공정에 특화돼 운영 안정성과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수달 돌아온 낙동강…“오염 논란 벗어나 생태 회복 징후”
무방류 시스템 도입 이후, 낙동강 상류 석포제련소 인근에서는 1급 보호종이자 생태계 건강성의 지표로 불리는 수달이 다시 발견됐다. 이는 환경오염 논란으로 악명 높았던 과거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실질적인 환경 개선이 이뤄졌다는 상징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영풍 측은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위한 노력”이라며, 향후 친환경 기술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1,000억 환경안전 투자”…탄소중립 위한 풍력·ESS 사업도 병행
영풍은 무방류 시스템 외에도 종합적인 환경안전 개선을 위해 매년 약 1,000억 원씩 투자 중이다. 지금까지 약 4,000억 원이 집행됐고, 향후 7,000~8,000억 원 규모의 추가 계획이 수립돼 있다. 더불어 폐열 발전, ESS 운영, 풍력발전 지원 등 다양한 탄소중립 활동을 통해 ESG 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