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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횡령・배임, ‘손해 가능성’만으로도 처벌 대상?

 

지이코노미 정재영 기자 | 회사에서 돈 관리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기업 대표자는 물론 회계나 경리 업무 담당자 역시 남다른 무게의 책임을 갖는다. 그 책임을 법적으로 규정한 게 바로 ‘업무상 횡령’과‘배임죄’다. 회사 업무를 하는 와중에 회삿돈을 내부 구성원 개인이 부당하게 속여 편취했다면 해당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대건 장현경 변호사는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은 동료와 조직의 신뢰를 배신하는 범죄다”라면서 “단순 배임이나 횡령보다 형량이 높은 이유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해당 범죄로 취득한 이득 가액이 일정 금액 이상이라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라며 “횡령과 배임은 성립 요건에 차이가 있고, 피의자 입장에서는 혐의에 따라 법적 대응을 다르게 진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인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 비슷한 듯 다른 경제 범죄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은 일단 행위 주체부터 차이가 있다. 횡령이 성립하려면 피의자가 ‘재물을 보관하는 자’여야 하고, 배임은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행할 수 있다. 객체와 관련해서는 업무상 배임이 업무상 횡령보다 포괄적인데,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 한정되는 횡령과 달리 배임은 물질적, 수치적 이익 외에도 편익 등 무형의 재산까지 포함한다.

 

장현경 변호사는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의 중요 성립요건 중 하나는 불법영득의사다”라면서 “소유권자의 위탁 취지에 반해 임의로 처분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여부와 이 과정에서 재물을 불법으로 취득하려는 고의성이 있었는지 대한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주요 쟁점이다”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경제 범죄 역시 고의성 여부가 혐의 성립에 결정적이다”라며 “억울하게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입었다면, 해당 행위가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게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경제 범죄, ’액수’가 형량 가른다

 

일단 혐의가 분명히 인정되더라도 법적으로 다툴 여지는 남아 있다. 특히 횡령한 금액의 액수, 배임을 통해 얻은 이익의 가액이 어떻게 산정되는지가 관건이다. 이 액수에 따라 형량이나 적용되는 법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혐의 금액도 중요한 부분이다. 업무상 횡령・배임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라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5년에서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

 

장현경 변호사는 “횡령과 배임은 실질적으로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뿐만 아니라, 손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었던 사실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라면서 “결과적으로 일어나지 않은 손해에 대한 혐의는 자칫 억울한 피의자를 초래하므로 신중한 법리 해석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혐의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에, 억울한 피의자는 형사 변호사를 찾아 적절한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한다.

 

한편 장현경 변호사는 법무법인 우호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대건 파트너변호사로서 의뢰인들에게 각종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