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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칼럼] 미국이 독자적으로는 도저히 북핵을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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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이창호

 

G.ECONOMY(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북한 김여정 부부장에 이어 리선권 북한 외무상도 북미 접촉을 거부하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보내면서 북미 대화도 당분간 경색 상황에 놓일 전망이다. 북미가 서로 대화의 공을 떠넘기는 가운데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화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화두로는 한미 연합훈련의 종료 및 축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시쳇말로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빨리 미국과 긴밀하게 조율을 해서 한미 연합훈련 문제가 상당히 지금 좋은 방향으로 진전이 되고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라도 흘리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중간 밀착 상황 및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한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까지 참여하는 4자회담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현재 중국과 먼저 교류협력을 재개하고 그다음에 필요하면 미국과의 협상을 고려하겠다는 '선중후미'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미국은 중국과 한국도 참여하는 북핵 4자회담 개최 추진을 통해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자화상 회담론은 미국이 독자적으로는 도저히 북핵을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전제로 깔고 있다.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한 과정으로 북미, 북미중 3자, 4자, 6자 등 그때의 상황에 가장 맞는 회담의 틀을 만들어 적절히 대응해 왔다. 하지만 평양의 희망과 달리 북미 양자보다는 다자화상 회담에서 성과가 나왔고, 북한의 도발도 억제된 측면이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4자회담을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 북핵 해결의 주요 변수가 된 중국, 대립하면서도 비핵화 이해가 일치하는 미중을 고려하면 4자회담을 최적화한 틀로 평가하고 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도 기고문에서 한반도 질서가 변했고, 더 이상 중국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4자회담은 역사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밝혔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 행정부의 대북 태도가 상당히 부드러워진 면이 있다. 하지만 북한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60주년을 계기로 협력 분위기가 고조된 상태로 미국과의 대화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의 적극적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북미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경쟁 관계에 있지만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4자 또는 6자회담보다는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재개에만 관심을 두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도 아직은 다자회담 개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4자회담의 유용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미국이 4자회담을 추진한다면 중국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그들이 가지고 있는 외교 채널과 경제적 지렛대를 최대한 활용할 것임이 분명하다. 북한은 미국의 접촉 제안은 거절할 수 있지만, 중국이 주관하는 회담 요구는 거부하기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중국을 배제한 3자회담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미 행정부에 북핵 다자회담 추진을 강력하게 제안하면 바이든 행정부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미중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 차원에서 북핵 4자회담 개최에 긍정적이다. 한미가 중국에 4자회담 개최를 제안하면 중국은 북한이 회담에 참가하도록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최대한 동원할 것임이 분명하다.

 

북한은 대내 부족한 물자를 해외에서 들여오기 위해 국경을 다시 개방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북한이 매우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방법은 하나다. 북한이 현재 여러 통로로 중국과는 계속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내년에라도 남북·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중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