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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진균 박사의 문화예술 자료' 대구시에 기증

1960년대 건설사업 중요성 강조된 문화예술

지이코노미 홍종락 기자 | 가곡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과 1960년대 건설 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시대상이 반영된 ‘대구시 건설행진곡’, ‘체육 경북의 노래’ 등을 작곡한 작곡가이자 음악학자 故김진균(1925~1986) 박사의 문화예술 자료가 대구시에 기증됐다.

 

김진균 박사는 서양음악 1세대 작곡가 박태준, 현제명과 현존 대구 출신 작곡가 우종억, 임우상의 사이를 잇는 1.5세대 작곡가이다. 이번 기증은 김진균 박사의 딸인 김은숙 씨가 선친이 세상을 떠난 후 남긴 작곡집과 예술 활동 자료를 하나하나 직접 정리, 35년간 보관해 오다, 최근 대구시에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성사됐다. 기증품에는 김진균 박사의 친필 음악노트를 비롯해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지역 예술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번 기증은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사업이 만 1년을 넘어서면서 작고 예술인 유족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을 입증하는 성과다. 

 

기증되는 주요 자료는 故 김진균 박사가 1940년대부터 작곡한 작곡노트와 작곡집, 악보, 연주회 자료 등 140여 점이다. 가곡 ‘노래의 날개’와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 등 그의 대표작과 미완성, 미발표곡 육필 악보가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김진균 박사가 생전 발표한 논문, 번역서, 관련 기사는 물론 그의 유품도 기증된다. 

 

또 1951년 미국문화공보문화원 USIS에서 열린 그의 첫 작곡발표회 리플릿, 김 박사와 친분 있었던 강우문, 변종하 등 지역 출신 화가들이 1953년 미공보원에서 개최한 첫 개인전 리플릿도 포함돼 있다. 이런 기증 자료는 대구 작곡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고 한국전쟁 전후 지역 음악인의 활동과 예술 관련 에피소드, 당시 음악인의 연주 활동, 교류 등 스토리가 더욱 풍부해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故 김진균 박사는 대구 출신으로 대구사범학교 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건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해 1946년 가곡 ‘노래의 날개’, ‘금잔디’, 1947년 한국적인 요소를 첨가한 ‘그리움’을 작곡했다. 1951년에는 제1회 김진균 가곡 발표회를 열었다.

 

1959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서양음악사, 비교음악학을 전공하고 1964년 논문 ‘한국 민요의 비교 음악학적 고찰’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음악활동을 하면서 계명대와 경북대 음대에 재직하면서 수많은 음악가들을 길러냈다. 

 

김 박사는 생전 ‘가곡은 언어의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그 나라의 정서가 담긴 가곡이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민요, 가곡, 음악학, 음악사 등 광범위한 연구 활동의 결과물을 통해서 오늘날 대구가 유네스코 음악 창의 도시가 되기까지 토대를 닦은 그의 음악 세계가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잘 보존하고 정리한 자료를 35년 동안 보관하고 계시다가 대구시로 기증해주신 김은숙 교수님께 감사를 드린다. 김진균 박사님은 예술, 교육활동으로 지역 음악계 이론을 정립하는 데 기여하셨고, 작곡한 작품은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한국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곡으로 한국 가곡 역사를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증 자료를 지역 음악인과 시민들에게 공개해 한국 음악의 기반을 다진 대구 음악의 성과를 연구하고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요 기증품들은 10월 한 달간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 수장고에서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로 변환한 김진균 작곡 발표회 공연실황, 1978년 제작한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음반의 음원도 들어볼 수 있다.

 

한편 2001년 제자에 의해 기획된 ‘고 김진균 박사 추모 가곡의 밤’을 시작으로 그를 기리는 사업과 공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6년 대구문화재단 문화예술인 가치 확산 사업인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 12명 중 한 명으로 선정, 그의 작품을 재구성한 공연 <김진균의 음악 노트4>가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또 오는 10월 13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는 지역의 ‘창작연주단체 담다’가 꾸미는 ‘작곡가 김진균의 음악을 추억에 담다’라는 연주회가 열린다. 이 연주회에서는 김진균의 가곡과 그의 가곡을 편곡한 연주곡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