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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해외 온라인 사업 철수…”예견된 실패”

- 롯데쇼핑, 실적 부진에 베트남?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사업 철수
- 롯데 "동남아 시장 경쟁 치열하고, 인도네시아는 섬 많아서 배송 어려워"…시장분석 의구심
???????- 中알리바바는 현지 쇼핑몰 인수해 승승장구

롯데쇼핑  CI

지이코노미(G-ECONOMY) 백성진 기자 = 롯데쇼핑이 부진한 해외 사업에 대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라 대안으로 꼽았던 동남아 사업들이 그 대상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롯데 측이 현지시장을 철저히 분석하지 않고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해왔던 해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청산하고,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합작법인 지분도 정리할 전망이다.

이미 롯데쇼핑은 지난 2016년 2월 설립한 베트남 이커머스 법인 ‘롯데 전자상거래 베트남 유한회사’를 청산했으며, ‘롯데닷브이엔(Lotte.vn)’의 운영을 지난 1월 종료했다. 

인도네시아에선 롯데쇼핑과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이 50%씩 출자해 2017년 설립한 합작법인 ‘인도 롯데 막무르’ 보유 지분을 살림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싱가포르에서 살림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사업을 논의하는 등 롯데그룹이 관심을 크게 가졌던 사업으로,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 ‘아이롯데’를 설립해 한국 화장품과 의류 등을 판매했다.

국내에서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을 추진하며 이커머스 강화에 나서고 있는 롯데쇼핑이 해외에서 돌연 이커머스 사업을 철수하자 그 배경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롯데쇼핑 측은 사업 정리 배경과 관련해 "현지시장 내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지역의 경우 지리적 특성 탓에 배송 서비스 시행에 차질을 빚고 있어 더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인도네시아 법인은 출범 이래 줄곧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인도 롯데 막무르’는 2017년 120억원에서 2018년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년 사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공세도 롯데의 사업 철수 결정에 한 몫 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알리바바는 2016년 동남아 최대 쇼핑몰인 라자다를 인수하면서 동남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롯데쇼핑이 동남아 시장에서 줄줄이 실패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면서 알리바바는 되고 왜 롯데쇼핑은 안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사업 철수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 인도네시아 지리적 특성에 대해서도 사전조사만 충분히 진행했어도 대응 가능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롯데쇼핑은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배송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알리바바는 현지에서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쇼핑몰 라자다를 인수하는 형태로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기존 고객층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었던 반면 롯데쇼핑은 신규 합작법인으로 진출해 고객층 확보에 실패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지리적 특성 때문에 배송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다는 롯데 측 해명은 가장 기본적인 지역 특성조차 예상치 못했다는 점에서 롯데쇼핑이 과연 충분한 시장조사를 거치고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며 “동남아 사업 부진은 어쩌면 예견된 결과였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