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대희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중랑구을)이 한국은행과 국토교통부, 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계 최상위 세대와 법인의 토지 보유 편중현상이 크고 자산과세 대비 보유세가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한국은행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토지자산은 총 7,36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의 가계 기업의 토지자산 총액 5,312조원에 비해 2,052조원 증가한 수치로 5년새 증가율은 37%에 달했다.
가계와 기업의 토지자산 규모를 명목GDP와 비교하면 2016년에는 1,741조원 대비 3.1배 수준에서 2020년에는 1,933조원 대비 3.8배로 높아졌다.
2019년 가계와 기업이 토지를 보유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329조원으로 2015년 보유 이익 192조원에 비해 71.4% 증가했다.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토지자산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익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가계와 기업의 토지 보유가 심각하게 편중되어 사회적으로 토지불평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면 2019년 기준 가계 상위1%에 해당하는 14만1,300만 세대가 평균 11만3천제곱미터(㎡)를 차지하여 1,413만 가구가 소유한 전체 토지의 32.2%를 점유하고 있다.
가계 토지보유 상위 10%인 141만세대의 토지 소유 비중은 전체의 77.5%였고 나머지 1,272만 세대가 소유한 토지는 22.5%에 불과했다.
법인의 토지 소유 현황을 보면 상위 1% 법인 2,361곳이 전체 23만6천여 법인이 보유한 토지의 76.1%를 점유하여 토지 보유 편중도는 더욱 심한 수준이었다. 상위 10%인 2만3,61곳의 법인은 전체 법인 소유 토지의 92.6%를 차지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최근 5년간 가구 자산을 보면, 2020년에 평균 가구 자산은 4억4,543만원 이었는데 이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자산은 전체의 76.4%인 3억4,039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6년 68.9%에서 7.5%p상승한 수치다.
세부담 측면에서 보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총세수 대비 자산과세 세수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2019년 기준 총세수 대비 자산과세 세수 비중은 11.4%으로 자료가 파악된 OECD 국가 중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달리 재산과세에 있어 거래세 비중이 높고, 보유세 비중은 낮은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산과세 대비 보유세 비중은 29.7%로 2018년 OECD 국가 평균인 57.5%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OECD국가 중 전체 자산과세 중 보유세 비중이 50%를 넘는 나라는 26곳으로 다수이며 우리나라는 34개 국가 중 네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토지를 이용한 투기와 막대한 불로소득으로 인해 국민적 반감이 큰 상황이다”며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기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포괄하는 토지세 도입을 통해 토지에서 발생한 이익을 전 국민의 이익으로 환원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