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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로 간 김광수 회장, '불편한 동거' 끝냈지만 고심 깊어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둘 사이의 불편한 동거가 끝난 만큼, 이 회장의 사람으로 새로운 농협금융 회장이 선출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또 옵티머스 펀드 판매로 징계가 예상되는 NH투자증권을 고려해 관 출신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지난 27일 은행연합회는 사원기관 대표가 모인 가운데 총회를 개최하고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만장일치로 제14대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회장은 12월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는 김광수 회장 사임에 따라 차기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개최해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다. 직무대행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김인태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선임됐다.
 
김광수 회장의 차기 자리를 두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주목된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올해 초 이 회장이 인적쇄신을 명분으로 계열사 CEO들의 대규모 물갈이에 나선 바가 있어서다.

 

이 회장이 농협중앙회장으로 올 1월 취임한 후 한 달도 안돼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사표를 냈고 7명의 CEO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은 재임당시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아 농협금융지주 역사상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했지만 3연임 2개월 만에 돌연 사의를 표했다.

 

이어 농협중앙회 허식 전무이사와 소성모 상호금융대표이사, 박규희 조합감사위원장,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 등이 사표 수리가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신경분리(신용부분과 경제부분의 분리)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따랐다.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고자 8년 전 신경분리를 단행했지만 임원후보추천위윈회(이하 임추위)의 구성은 중앙회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다.

 

임추위는 외부추천으로 선임된 사외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1명, 사내이사 1명으로 이뤄진다. 임추위는 이진순 의장과 박해식·이기연·이준행 사외이사 등이다.

 

비상임이사는 정재영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으로 이 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앙회의 지배구조로 구성된 임추위와 함께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농협금융지주의 독립은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다.


중앙회의 ‘경영관섭’을 받는 농협금융지주의 김광수 회장이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선임 돼 불편한 관계가 청산됐다. 이 회장의 사람이 아니던 김 회장이 자리를 떠나게 되자 이 회장의 앓던 이가 빠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의 후임 자리에 어떤 인사가 자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NH투자금융의 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이를 막아줄 관 출신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관례대로 모피아(옛 재무부의 영문 이니셜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 경제 관료가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선출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농협금융지주 임추위는 경영승계절차를 개시 이후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를 완료해야 하며, 신임 회장은 농협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아직 회의(임추위)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회의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후보자를) 알 수 없고 현재 후보자를 추리고 있다”며, “최종 후보자가 나오면 그 때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