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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늘고 희망퇴직 없는 국책은행, 노후화·경쟁력 약화 우려

국책은행들의 인력 구조가 항아리형을 넘어 역피라미드에 가까워 지면서, 오랜 기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아 노후화되고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중은행의 경우 매년 희망퇴직을 신청받으며 인력 조정에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 부산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높은 금액의 퇴직금을 제시하며 희망퇴직(명예퇴직) 모집에 나섰고 다른 은행들도 감원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올해도 희망퇴직(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39개월치의 월급을 제시하며 명예 퇴직자를 모집했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지원금 4000만원, 농수산 상품권 1000만원도 지급한다. 벌써 5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나왔다. SC제일은행도 최대 38개월치 임금을 명퇴금으로 주고 취업 장려금 2000만원,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씩 지원한다.

 

반면 산업은행은 2014년, 수출입은행은 2010년, 기업은행은 2015년 이후 명예퇴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길게는 10년째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국책은행은 항아리 구조를 넘어 역피라미드 형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상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늙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책은행의 직원 10명 중 1명은 임금피크제에 돌입했고 50대의 비중은 40%에 가깝다.

 

한국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중 금융 공공기관 인력 중 50대 이상 비율은 36.9%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체의 50대 이상 비중은 평균 13.7%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임금피크제 진입자가 매우 드물다. 이에 국책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이 늘어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이 매년 줄어드는 만 55세 이상 직원들이 많아지면 그 직원들에게 할당되는 업무량도 임금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며 “또 현업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줄어들어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퇴직자가 없는 만큼 신입 충원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말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산업은행 직원 6명 중 1명(17.3%)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고, 기업은행은 11.1%, 수출입은행은 6.5%에 달한다.

국책은행도 희망퇴직을 원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에 비해 희망퇴직금이 낮고, 임금피크에 들어가 정년까지 다니는 것이 훨씬 유리해 명예퇴직 신청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국책은행의 명예퇴직금은 월평균 임금의 45%를 기준 급여로 삼고, 퇴직까지 잔여기간의 절반을 곱해 산정한다. 반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 남은 기간 동안 절반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국책은행 노사는 전체 임피제 기간(3~4년) 중 첫 1년만 근무하고 퇴직하는 대신 잔여기간의 급여를 희망퇴직금으로 한번에 받는 개편안을 제시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향후 2~3년간 임피제 대상 직원에게 지급될 인센티브·수당 등 추가 비용을 아낄 수 있고 희망퇴직자도 현행보다는 많은 퇴직금을 받게 된다.

 

이에 기재부는 국책은행 직원은 시중은행보다 고용 안정성이 높고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연봉도 높아 국책은행만 희망퇴직금을 올리면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의 필요성 인정한다"며 "국책은행이다 보니 은행 한 곳에서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현재 국책은행 노사와 정부가 논의하고 있는 중간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