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동두천 18.6℃
  • 맑음강릉 19.6℃
  • 구름조금서울 19.1℃
  • 맑음대전 18.8℃
  • 맑음대구 20.2℃
  • 맑음울산 15.1℃
  • 맑음광주 19.1℃
  • 맑음부산 16.6℃
  • 맑음고창 15.9℃
  • 맑음제주 17.8℃
  • 맑음강화 15.4℃
  • 맑음보은 16.4℃
  • 맑음금산 18.4℃
  • 맑음강진군 18.6℃
  • 맑음경주시 16.5℃
  • 맑음거제 15.9℃
기상청 제공

신경분리 무색한 농협금융, 이성희 중앙회장 친정 체제 구축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관피아 인사가 유력해보였지만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내정됐다. 내부출신 인선인 만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친정체제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에 신경분리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손병환 농협은행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의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관료출신 인사가 인선됐던 관례를 깬 내부출신 회장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2020년 이전은 금융지주로서의 뼈대를 농협에 체계적으로 뿌리내리는 시기였다면, 2020년 이후는 내실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농업·농촌과의 시너지를 발휘하여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며 선임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대부분이 농협지주 회장 자리에 관피아를 예상했지만, 이번에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친정체제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성희 회장은 본적이 경기도이며 대구·경북지역 조합장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선됐다. 이와 같이 농협중앙회는 선출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이성희 회장이 취임한 후 농협 내 경기지역이나 대구·경북지역 등 영남권 인사들을 중용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최근 농협금융은 농협생명 대표이사에 경기 파주 출신인 김인태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을 선임했다.

 

또 김인태 부사장 후임으로 영남권 인물인 배부열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이 선임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지역 인사 중용 예상에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당시 본부장급이 지주 부사장으로 오는 경우는 드물고 초고속 승진이라는 점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주도한 인사란 해석도 나왔다.

 

이와 같이 농협금융 내 주요 인사들이 이성희 회장 사람으로 채워지면서 신경분리(신용부문과 경제부문 분리)가 소용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성희 회장이 취임 후 지난 2012년 단행한 농협의 신경분리는 신용과 경제를 분리해 금융기관으로서 경쟁력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행됐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단일 주주로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이성희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이에 금융지주로서의 독립성과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협중앙회장은 전국 234만여 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며, 산하에 두고 있는 28개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에 직전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의 최대 25% 범위 안에서 분기마다 농업지원사업비를 내고있다.

 

농협중앙회가 단일 체제로 갈 수밖에 없고 농협 내 인사까지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여서 신경분리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료출신 회장이 선출되야 금융지주 독립이 그나마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내부출신 회장 선임으로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