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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키우고 직원은 줄이는 금융지주, 신입 채용도 줄어

금융지주들이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반면, 역대급 퇴직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숫자는 줄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또 신입 직원 채용에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몸집을 키웠다. 올 초 금융지주 회장들이 앞 다퉈 인수합병 전략을 내놓았고 이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KB금융은 올 8월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4월 캄보디아 최대 예금 수취 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한데 이어 8월에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67%를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한금융은 올해 네오플럭스를 17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에는 오렌지라이프와 부동산 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또 신한금융은 해외 운용사의 인수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2012년 외환은행 인수 후 8년 만에 올해 2월 더케이손해보험을 14번째 사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손보업에 진출하게 됐다. 또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인수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아주캐피탈을 인수해 자회사를 12개로 늘렸다. 아주캐피탈이 완전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아주저축은행도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에만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 등을 인수해 몸집을 키워왔다. 

 

올해 금융지주들의 인수합병이 비교적 활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선방해 커진 규모를 견고히 했다.

 

올 3분기 KB금융은 1조1666억원, 신한금융은 1조144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최초로 1조 시대를 열었다.

 

하나금융 전 분기 대비 10.3% 늘어난 7601억원을 기록했고, NH농협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38.8% 늘어난 5505억원을 기록해 금융지주 4위에 올라섰다. 우리금융은 479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전 분기대비 238% 성장했다.

 

이와 같이 금융지주들이 몸집을 점점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는 반면, 역대급 퇴직금을 지급하며 희망퇴직자를 모집해 조직을 축소하고 있어 반비례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대표 계열사인 은행을 시작으로 보험사, 카드사 등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특히 희망퇴직 대상을 만 40세까지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만 54세(1966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만 46세 이상으로 희망퇴직자 대상을 확대했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에는 24개월치 급여를 일시 지급하고, 1966년생부터는 36개월치 급여를 일시 지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을 상대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신청을 받았다.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책임자급과 행원에게는 36개월치 평균 임금이 지급된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올해 만 55세(1965년생), 54세(1966년생)는 각각 35, 37개월 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해는 만 40세(1980년생)까지 대상을 늘렸다. 올해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신청자는 503명이며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곧 특별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며 비은행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5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말 7만7968명에서 2020년 6월 말 7만7016명으로 952명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629명이 줄었다.

 

특히 올해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을 기회삼아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이 내보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규 채용도 대폭 줄었다. 국내 5대 은행의 신입 행원 공채 규모는 지난해 2300여명에서 올해 1600여명으로 30% 넘게 줄었다. 은행별로 일반 행원직 채용 규모가 최대 5분의1 수준까지 줄어들어 채용 가뭄이 현실화되고 있다.

 

카드사도 대규모 공채 채용방식보다는 직무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우대하는 수시채용 및 인턴전환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금융지주들이 조직을 슬림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몇몇 금융지주는 조직 체계도 간소화했다.

 

신한금융은 기존 부사장-부사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축소했고 우리금융은 조직도 현행 7부문-2단-5총괄에서 8부문-2단으로 통폐합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주부터 조직 체계를 간소화해 그룹 전체의 효율성과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되 임원의 책임과 권한을 더욱 명확하게 해 업무 추진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