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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칼럼] EU·중국의 포괄적투자협정(CAI) 합의 내역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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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포괄적투자협정(CAI) 합의
`20년 12월 30일, EU와 중국은 포괄적투자협정(CAI: Comprehensive Agreement on Investment)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지난 `13년 11월 CAI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 이후 7년간 35차례의 협상 끝에 맺은 결실이었다. 포괄적 합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금번 합의가 중국이 EU 개별 회원국과 체결한 25개의 양자 간 투자 조약을 대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합의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접근성, ▶공정경쟁(투명성), ▶지속가능한 개발 이슈에서 양측이 높은 수준의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협정 합의 후 성명을 통해 ‘CAI는 중국이 제3국과 체결한 가장 야심 찬 합의가 될 것이며, 유럽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14억 소비자 시장에 대한 더욱 개선된 접근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물론 즉시, 협정의 효력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협정 발효를 위한 양측의 비준이 필요하며, 특히 EU는 각 회원국 동의와 EU 이사회, 유럽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또한, 합의 이행에 있어 투자 보호와 분쟁해결에 관한 규정과 절차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이를 후속 협상 의제로 남긴 상황이다. CAI 추진 배경과 주요 내용 및 이에 대한 간략한 평가와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 시장접근성과 공정경쟁 개선을 위한 투자협정 추진 
CAI는 중국의 EU 투자와는 달리 EU의 중국 투자가 불공정하다는 EU집행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중국 시장접근성 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EU집행위원회가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EU의 對中 FDI 규모는 1,400억 유로인 반면, 중국의 對EU FDI 규모는 1,200억 유로였다. 

 

이처럼 EU 기업들이 더욱 큰 규모를 중국에 투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접근성과 공정경쟁에 제약을 받아 왔다는 것이다. 영국 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s’의 자료를 참고하면 양자 간의 더욱 분명한 불균형을 인식할 수 있다. 지난 `03년부터 `20년 11월까지 유럽 기업은 중국에 4,771개의 그린필드 프로젝트를 투자한 반면, 동일 기간 중국 기업은 유럽에 1,817개의 그린필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최근 중국 기업들의 해외 그린필드 투자가 증가하며, EU와 중국 간의 그린필드 프로젝트 수는 거의 유사한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EU 기업들의 對中 투자 규모는 그 반대 경우를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편, EU는 협상 진행 과정에서 ‘시장접근성’과 ‘공정경쟁’ 이외에 국제 노동 및 환경 기준에 따른 ‘지속가능한 개발’ 관련 부분을 합의안에 포함시켰다. 

 

□ CAI의 주요 합의 내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9개의 장으로 구성된 CAI는 크게 세 가지 부분의 합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시장접근성 개선) 중국은 합자회사 요건, 최소자본 요건, 외국인 지분 한도 등을 폐지하여 제조업 및 서비스 분야 시장접근성 개선에 합의했다. 
   
제조업(신에너지 자동차, 화학, 운송 및 통신 장비, 보건장비 분야) 및 서비스업(클라우드서비스, 금융서비스, 민간의료, 환경서비스, 부동산서비스, 국제해상운송 및 보조 항공운송서비스 분야)에서 시장접근성 개선에 합의했으며, 국제해상운송과 중국 내륙 운송을 연결하는 운송서비스 사업을 EU 투자자에게 허용했다.

 

또한, 중국은 통신 및 클라우드서비스 분야 외국인 투자를 금지해왔으나, EU 투자자에게 최대 50%까지 지분투자를 허용했다. 아울러 EU 기업의 임원과 전문가들은 쿼터와 상관없이 중국 내 자회사에서 최대 3년까지 근무가 허용되며, EU 투자 대표단은 투자 결정에 앞서 중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 (공정경쟁 보장) 중국 국유기업 및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강제 기술이전 금지 합의를 통해 EU 투자자들에게 공정경쟁이 보장되도록 합의했다. 

 

국유기업에 대한 우호적 지원을 금지하고, 국유기업의 합의 준수 여부 평가를 위한 정보 제공을 의무화했다. 또한, 투자자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보조금에 대한 정보 공유 및 관련 협의 참여 보장을 통한 서비스 분야 보조금의 투명성을 제고했다. 아울러 다양한 형태의 강제 기술이전 요건을 금지하고 행정기관의 사업 핵심정보 수집을 제한하도록 합의했다. 

 

▶ (지속가능한 개발) 양측이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반한 가치투자를 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환경 및 노동 관련 규정 이행에 합의했다. 

 

중국의 노동․환경 기준을 최소한 현재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ILO(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국제노동기구)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약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CAI 합의사항 이행준수를 위한 제도적 감독체계 마련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감독기관 설립에는 합의했으나, 감독기관의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되지 않아 합의 이행 여부가 담보되지 못했다는 일부의 비판을 받고 있다. 

 

□ CAI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
(긍정적 평가) CAI 합의안의 긍정적 평가로는 양국 간 ▶투자 불균형 개선과 ▶투자 확대 기대 및 ▶중국을 환경·노동 등 지속가능 이슈에 동참시켰다는 것에 있다.
 
중국이 외투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으며, 이에 따라 EU 기업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이 전례 없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U 집행위원장은 ‘CAI가 유럽 투자자들에게 유례없는 中 시장접근을 제공했다’고 평가했으며, 중국 상무부도 CAI 합의를 통해 향후 유럽 및 중국 기업에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제공되는 동시에 양측의 비즈니스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이 지속가능 개발 조항에 합의한 첫 협정으로, 중국을 환경·노동 등 지속가능 이슈에 동참시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중국 언론들도 EU의 다년간지출예산이 반영된 ‘디지털화 및 친환경’ 분야인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국 기업의 對EU 투자(진출) 기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자동차 기업과 유럽의 금융서비스 분야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며, 중국은 미국이 주도해온 對중국 포위망에서 탈출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EU는 경제적 이익을 중국은 정치적 이득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 평가) ▶합의 이행의 불확실성과 ▶협정문 비준 과정에서 EU내 갈등(분열) 조장 및 ▶미국과의 긴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등이 부정적 평가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합의 이행 과정에서 투자협정의 핵심 목적 담보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것인데, 합의사항 이행준수에 대한 감독이 중요하나, 감독기관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합의를 독일이 강하게 추진한 것에 대해 폴란드와 이탈리아 등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폴란드는 범대서양 주요국과의 추가적인 협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이탈리아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유럽의회는 이번 협정이 중국과 홍콩의 인권과 정치적 자유를 도외시한 협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신장 위구르인 강제 노동과 같은 인권 침해를 감시하고 제어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렇듯 유럽의회가 반대하고 폴란드와 이탈리아가 불안감을 표명했지만, 독일이 추진하고 프랑스가 지지해 체결된 협정이 EU의 비준을 순탄하게 받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협정 비준 과정에서 유럽의회를 중심으로 갈등이 증폭될 경우, 브렉시트 이후 또 다른 분열의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EU가 중국에 정치적 명분을 제공했다는 비판과 함께 미국과의 긴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CAI 합의로 인해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파이넌셜타임지는 중국의 합의 이행에만 의존하는 것은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위험성을 수반하고 있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 직전에 체결되어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에 도전하는 패권 다툼에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우리나라 EU·중국 發 FDI에 미치는 영향

 

▶ `21년 FDI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
유럽의회가 반대하고 있고, 폴란드 등 일부 EU 회원국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EU 비준에 의한 발효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CAI가 `21년 우리 FDI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 CAI 발효시 EU와 중국發 對韓투자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
합의 이행에 불확실성이 있다 하더라도 EU와 중국 간 높은 수준의 합의는 우리나라 FDI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EU와 중국은 우리나라 FDI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로 협상 발효시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참고로 최근 10년(`11~`20년)간 EU의 對韓투자 규모는 569억불(신고)로 우리나라 전체 FDI 대비 28.5%의 비중이며, 동일 기간 중국의 對韓투자 규모는 136억불(신고)로 전체 FDI의 6.8% 수준이다. 

 

▶ 우리 기업의 對中 투자 기회 창출 및 기진출 기업의 애로해소 기회
중국의 서비스 분야 시장접근 조항은 WTO GATS(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최혜국대우 규정에 따라 EU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지식재산권 보호, 외국기업의 투자진출 규제 완화, 조달시장 개방에 따른 중국 시장진출 여건 개선 등 우리 기업의 對中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중국에 기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해소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결론적으로 CAI 합의 수준의 한·중 투자협정 체결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구체적인 합의문이 비공개 상태인 CAI 합의문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CAI 합의사항 중 우리 기업에도 유리한 조항은 이후 ‘韓中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등에 반영되도록 협상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중국은 서비스·투자·금융 분야에서 시장개방 확대 및 투자 보호 강화를 위해 ‘韓中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진행 중이며, `20년 10월 제9차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 본 칼럼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EU·중국 포괄적투자협정(CAI) 합의 및 평가’(`21.1.14)와 fDi Intellegence의 ‘EU-China investment deal–a data perspective’(`21.1.15)를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