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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육계가격 급등해도 심리적 마지노선 '후라이드 2만원' 지킨다

-농장과 최저·최대 가격 보장 계약해 가격 유지에 노력 中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길어지며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치킨 가격 인상 우려가 나온 가운데,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상승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25일 AI 장기화로 골 머리를 앓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상승 계획에 대해 입을 모아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란과 육계 가격 인상으로 주요 유통, 식품 업계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AI가 올해까지 지속되며 일각에는 3800만마리 가금류를 살처분했던 2016년 최악의 축산재앙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해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2000만마리가 넘었다. 설 명절을 앞둔 현재 계란, 육계 물량 부족, 가격 상승 등으로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치킨 프랜차이즈도 난항을 겪게 됐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출하된 A사 육계는 7억 8000만마리, 하루 평균 250만마리다. 하지만 AI가 터지며 하루 평균 225만마리 정도로 약 10%가 줄었다. 육계는 5%만 줄어도 닭값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출하량 감소는 치킨 업계에 치명적이다.

 

특히, 부분육의 경우 한 마리 치킨에 비해 물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11~12호를 사용하는 일반 닭과 달리, 11~15호의 닭을 사용하는 '윙'의 경우 하루 출하량이 30% 가량 줄어들어 부분육 판매가 어려워졌다. 또 윙을 얻기위해 1마리를 도계하면 나머지 부위를 어디에 쓸지 확실치 않아 부분육 확보가 더욱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유명 치킨업체는 '메뉴 일시품절 관련 안내'를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하며 부분육을 사용하는 일부 메뉴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알리기도 했다.

 

가맹점주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매장의 경우 물량이 부족해 원래 영업시간보다 이르게 문을 닫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AI 장기화로 치킨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치킨 값이 또 오르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이에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확인한 결과 치킨 업계 관계자들은 "치킨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AI가 시장을 바꿀만큼 장기화되지 않는 이상 가격 인상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구매하는데 허용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는 경우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특정 부위를 사용하는 소수의 메뉴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치킨 1마리 당 가격을 2만원 정도로 유지해야 시장의 흐름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농장과 계약할 경우 최저가격 보장과 최대가격 보장 등을 약속해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예를들어 농장의 경우 여름에 닭고기 값이 곤두박질 치는 경우가 있는데 양계 산업 유지를 위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계약 시 설정된 최저 보장 가격에 육계를 구매한다. 마찬가지로 닭고기 값이 폭등하는 경우 앞서 계약된 최대 보장 금액까지만 지불하면 된다. 이처럼 농장과 업체는 상호 위험 헷지 방식의 거래가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한편, 육계가 부족한 만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간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이런 위기 속에 닭고기를 얼만큼 확보하느냐가 브랜드 가치와 파워, 영업력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소비자의 지출 허용점과 시장 흐름을 고려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을 갖춰 당분간은 안심이다"며 "치킨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