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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칼럼] 세금감면 받고도 회원제보다 비싼 대중제 골프장,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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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1120원. 정부가 대중제 골프장에 면제해 주는 개별소비세 절감분이다. 반면 대중제 골프장 이용자들에게 돌아가는 요금혜택은 각 골프장 별로 최소 1천원, 최대 1만 4천원에 불과하다. 많게는 2만원, 적게는 7천원의 불로소득을 거둔다는 뜻이다.

 

말이 좋아 불로소득이지 심하게 표현하면 탈세나 다름없다. 고작 7천~2만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골프장은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을 실천하고 있다. 이 작았던 비용이 연간 누적되면 수백, 수천억에 달한다. 한 마디로 대중제 골프장은 그야말로 매 년 수백 수천억 원의 ‘탈세’를 아무런 법적 제재 없이 합법적으로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골프장들이 정말 나쁜 악덕업주처럼 느껴진다. 이 악덕업주들을 처단하려 정의의 사도 정부가 움직인다. 정말로 그들은 이 악을 처단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은 골프장에 부담스런 상황일까. 아니다. 이런 정부의 대처와 언론의 비판은 골프장에게 오히려 좋은 상황일 것이다.

 

골프장은 운영방식에 따라 ‘회원제’와 ‘대중제’로 구분한다. 1999년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골프 대중화 정책에 따라 대중제 골프장에는 취득세와 재산세 인하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대중골프장에 감면된 국세와 지방세는 약 821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개별소비세 감면액은 약 4627억 원으로 추정된다.(코로나 특수를 누린 현재는 이보다 훨씬 많은 개별소비세를 감면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제 골프장은 이용요금에서 개별소비세 2만 1120원을 면제하고,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의 약 10분의 1수준으로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지난해 6월 전체 대중골프장 354개, 회원제 골프장 158개를 지역별로 나눠 평균 이용요금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충청·호남 지역에서 대중골프장과 회원제골프장(비회원 기준)의 이용요금 차이가 고작 1천∼1만4천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역전 현장’, 회원제보다 비싼 대중제 골프장

충청권의 경우 대중골프장 주말 평균 요금이 22만8천원으로, 회원제골프장(22만3천원)보다 5천원 비싼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충청권의 경우 회원제에서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한 곳의 평균 요금이 다른 회원제골프장보다 주중은 6천원, 주말은 2만원 더 비쌌다.

 

아울러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전국 512개 골프장 중 84%(434개) 골프장에서 음식·음료 요금을 지나치게 비싸게 받거나 식당, 캐디 등 부대 서비스 이용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원모집이 금지된 대중골프장에서 골프장 내 숙소 회원권과 골프장 회원권을 묶어 판매하거나 회원제골프장 회원들에게 대중골프장을 이용하게 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권익위가 마련한 ‘관리감독 강화방안’에는 올해 안에 대중골프장의 이용요금, 이용자 현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이용자에게 부대서비스 이용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골프장 표준약관을 개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권익위는 또 유사회원 모집, 우선이용권 등 혜택 부여를 금지하고 위반 시 제재규정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권익위는 사실상 회원제로 운영하는 대중골프장에 대한 세제혜택을 중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세금 부과체계를 개편할 것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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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부과 체계 개편된다고 골프장 요금 바뀔까

지금껏 수없이 많은 언론들이 골프장들의 횡포에 대해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세금과 정책을 손보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 이번 권익위 또한 그저 권고를 제안했을 뿐이다. 한 마디로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고 강제력도 없는 제안이란 뜻이다. 


골프장 또한 이 점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골프장은 코로나19로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골프장들이 누리고 있는 특수는 사실상 골퍼들에게는 ‘해외’로 나갈 수 없기에 누리는 것이다. 골프를 즐기는 이들은 이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나면 해외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골퍼들은 국내 골프장에는 발도 안 들일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칼을 갈고 있기도 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골프장은 여전히 강짜를 부린다. 지금 현재는 자신들이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보자면 골프장의 현재 ‘횡포’는 공급과 수요 법칙에 따른 시장 논리다. 솔직히 틀린 말도 아니다. 


2010년 초반, 골프장을 비롯한 국내 골프 산업은 큰 위기를 겪었다. 몇몇 골프장이 문을 닫기도 했다. 극적 반전의 기회가 바로 코로나19라는 상황이다. 


골프장의 입장에서 보자면, 세제 개편 및 혜택이 축소된다고 해도 솔직히 큰 상관없을 것이다. MZ세대들이 이미 골프를 시작했을 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골프 대중화’가 이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정부에서 대중제 골프장에 대한 세제 개편 및 비판을 해주는 상황은 ‘오히려 좋은’ 상황이다. 향후 세금 개편이 된다면, 그만큼 가격을 올리면 된다. 또다시 앓는 소리, 죽는 소리 하면서 말이다. 아마 그때쯤이면 각 언론에서 세금 개편 및 혜택을 줄인 정부 비판을 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용자들도 정부를 욕할 것이다.  


결국 골프장도 이용자들도 시장 논리에 따를 뿐이다. 정말 골프장의 ‘폭리’와 ‘횡포’가 싫다면 골프장을 가지 않으면 되고, 골프를 치지 않으면 된다. 그럴 수 없다면, 묵묵히 복수의 때를 기다리며 시장논리에 따르면 된다. 추후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다면 저렴한 가격에 해외 골프를 맘껏 즐기면 된다.

 

그런 상황이 오면 국내 골프장들 또한 자신들의 생존방법을 모색하면 될 뿐이다. 결국 모두에게 ‘오히려 좋은’ 상황은 이 코로나 상항이 끝나는 것이다. 그때 서로 누가 웃을 수 있을지, 누가 ‘오히려 좋아’를 외칠 수 있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