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손성창 기자 | 현대차(002380, 사장 장재훈)·기아(000270, 사장 송호성·최준영)가 연식변경을 이유로 신차 가격을 올려 계약자 일부가 연식변경에 따른 추가금 부담으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자동차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 평균은 최근 5년간 최고치인 103.8017를 기록했다. 몇 개의 옵션을 추가하고 상품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며 연식변경도 차량 가격을 많게는 수백만원씩 올리는 상황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ESG 경영을 내세우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트림별 사양(선택 품목)을 고르는 선택을 제한해,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지게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앞서 완전·부분변경 모델은 가격을 인상하고, 연식변경 모델은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해온 것과 반대되는 행보라고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꼬집었다.
카플레이션(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판매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 국내 완성차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현대차·기아도 차량 가격 인상에 합류하고 있다.
2022년 1분기 현대·기아 내수 승용차 평균 판매가는 4200만 1000원이다. 2020년 평균가인 3823만 7250원 비해 376만 3750원으로 9.8%나 증가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NE)는 리튬 이온 배터리 성능 향상, 하이패스, 레인센서(빗물 양을 감지해 와이퍼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를 추가해 기존 차량보다 450만 원 8.6%나, 투싼(NX4)은 231만원 인상했다.
기아 쏘렌토(MQ4)는 연식변경 후 2가지 옵션(1열 유리창 차음 글라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추가했다며 89만원이나, 기아 K5(DL3)가 39만원 가격이 인상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연식변경이 단순 옵션 추가 등이 전부이며, 풀체인지(완전변경)도 아닌데 지난해와 동일한 디자인과 성능의 차량을 많이 오른 가격에 구매하는 것은 불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존 계약자(연식변경 전 계약자)들도 연식변경을 이유로 차량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기아 스포티지(NQ5) 차량은 출고가 2022년 8월 기준 약 18개월 걸린다. 출고를 기다리던 소비자는 차량 연식이 바뀌면, 기존 계약서와 다른 원치않는 옵션을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금을 내고 인수해야 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모든 완성차 업계는 카플레이션 현상을 빌미로 차량 가격만 올릴 것이 아니라, 옵션 선택폭의 확대, 불필요한 옵션 강매 금지 등으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