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건희 기자 | (앵커) 5년전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으로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된 라임펀드와 관련 ‘라임 사태’에 정치권 및 기업이 깊숙하게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보도 이건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된 라임펀드 사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또 다시 칼을 겨누고 나섰습니다.
‘라임 사태’에 정치권 및 기업이 깊숙하게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은 다선 국회의원과 상장사 등이 라임펀드로부터 특혜성 환매 등을 받은 것을 포착하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4일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 자산운용,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에 대한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펀드 돌려막기, 펀드 자금 횡령, 임직원 사익 추구 등 새로운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앞서 올해 1월부터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TF(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이들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해 왔는데 특히 라임펀드에서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를 위해 펀드 돌려막기가 나타난 점을 주목해 왔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8~9월 한 다선 국회의원에게 2억원의 투자금액을 먼저 돌려줬는데 상장회사 A와 B 중앙회에게도 각각 50억원, 200억원을 먼저 환매해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환매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태 등을 전면 재검사해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에 대한 특혜성 환매 및 수천억 원 규모의 횡령 등을 추가 적발한 겁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금액은 다른 고객들의 돈이 이용됐고 또 다른 라임펀드에서 125억원을 가져왔으며 라임운용의 고유자산 4억5000만원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임 펀드 투자처였던 5개 회사에서는 2천억 원 규모의 횡령 혐의가 적발됐습니다.
이들 회사 대표와 임원들은 투자금을 필리핀 소재 리조트를 인수하는 데 쓰거나 개인 계좌로 입금했는데 캄보디아 개발 사업이라는 허위 명목으로 회삿돈을 빼돌리고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실제 계약 내용과의 차액을 편취하기도 했습니다.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서도 횡령과 부정거래 행위 등이 추가로 적발됐습니다.
공공기관의 기금운용본부장 D 씨는 전체 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1천60억 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하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1천만 원을 수수했습니다.
D 씨 자녀도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사로부터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자된 특수목적법인(SPC)에서도 수십억 원 규모의 횡령 혐의가 발견됐습니다.
금감원은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는 검찰에 의뢰한 상태입니다. 라임사태와 관련해선 그동안 꾸준히 '정치권과 연결고리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어온 만큼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또다시 논란이 커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옵티머스 전 임원들의 펀드 운용 비리 등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부실 운용과 불완전 판매 등으로 논란을 낳았던 디스커버리 펀드에서도 펀드 돌려막기, 임직원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적 이익 취득 등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와 관련해 사회적 관심도가 큰 점을 감안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에 대해 제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운용사의 위법 행위 등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됨에 따라 투자자 구제를 위한 분쟁조정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은 라임 무역금융 펀드와 옵티머스, 헤리티지 펀드 등 3개 펀드에 대해서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른 펀드에 대해서는 판매사 불완전판매 정도에 따라 손해액 40~80% 수준의 손해배상이 결정됐는데, 디스커버리 등 다른 펀드에도 '계약 취소' 법리 적용이 가능한지 등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이코노미 이건희입니다.
(앵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입니다.
2019년과 2020년에 연달아 터진 옵티머스 사태는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가 지급을 보증하는 안전한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사업 실체가 없는 부실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수천억 원대의 피해를 냈습니다.
이들 사건은 막대한 피해 규모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당시 정권·여권 핵심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번지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