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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얼큰한 매운맛 당기는 계절, 마늘고추장

푸드디자이너 양향자 교수의 건강코디

WRITER 양향자 | 한식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채소, 바로 고추다. 고추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유용한 채소다. 실제로 미곡 다음으로 중요한 농산물로 꼽히는 작물이 고추다.

 

 

마늘고추장 만들기
찹쌀 2㎏, 마늘 12통, 고춧가루 750g, 대추 1.5㎏, 소금 300g, 메줏가루 3㎏


① 메주콩을 하루 정도 불렸다가 푹 삶아 햇볕에 말린 후 빻는다.
②메주콩, 찹쌀 1㎏, 메줏가루 1.5㎏을 섞어 ‘고추장 메줏가루’를 만든다.
③찹쌀을 찐 후 말려서 빻아 준다.
④ 엿기름은 물에 불린 후 체에 거르고, 대추도 푹 삶아 거른다.
⑤엿기름과 대추는 함께 섞은 후 4시간 정도 졸인다.
⑥ 찹쌀은 경단으로 만들어 끓는 물에 삶아 건진다.
⑦경단을 ⑤에 넣어 섞어 잘 풀어 준다.
⑧ 마늘을 손질한 후 곱게 갈아 ⑦과 고춧가루, 메줏가루, 고추장 메줏가루를 잘 섞은 후 소금으로 간한다.


‘고추’ 하면 생각나는 매운맛. ‘캡사이신’ 성분 때문이다. 이 캡사이신에는 솔깃한 효능이 하나 있다. 지방을 태우는 작용이다. 실제로 캡사이신은 운동 중에 지방산을 유효하게 이용하도록 해준다.


그래선지 최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는 다이어트 및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라고 해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한다고 할 정도다.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의 비만 인구가 적은 이유 중의 하나도 매운 음식을 즐기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매운 것을 먹을 때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이 흐르는 것도 이 캡사이신 성분이 몸속의 지방을 연소시킨다는 증거라는 주장도 있다.


식용유에 고추를 섞었을 때 산패가 눈에 띄게 억제된다는 실험결과가 있는데, 역시 캡사이신 덕분이다. 김치에 젓갈을 넣어 맛을 낼 수 있는 것도 이 성분이 젓갈의 비린내를 없애고 지방 산패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젖산균의 발육을 도와 김치를 훌륭한 유산균 음식으로 만들어 준다.


떼어놓을 수 없는 맵·단·짠 조합엔 주의
고추다이어트 방법은 고추를 그대로 먹는 것보다는 고춧가루, 고추장, 칠리소스, 파프리카스파이스, 타바스코소스 등이 듬뿍 들어간 매운 음식을 먹어 캡사이신 함유량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위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자신의 체질을 알고 의사나 전문영양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고추장찌개, 김치 등 매운 것에 익숙한 우리에겐 특별히 고추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곡 다음으로 중요한 농산물은 고추이며, 국민 1인당 연간 고추소비량은 4㎏에 달한다.


다만 ‘맵단짠’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우리 음식은 맵기도 하지만 달고 짭짤하기도 하다. 캡사이신을 많이 섭취해도 필요 칼로리보다 과하게 먹은 것을 0칼로리로 만들어 주는 요술 방망이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생고추뿐 아니라 고춧가루나 고추장 등의 매운맛 성분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꾸준히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하면 확실히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달리기나 체조, 스트레칭 등 운동도 해줘야 하며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어 비타민을 보충해주면 더 좋다.


비타민과 캡사이신의 시너지
물론 고추 자체도 비타민이 매우 풍부한 채소다. 고추의 과피(껍질)에는 비타민A와 C가 대량 함유돼 있고, 풍부한 비타민E가 부패방지 역할을 해주는데 김치 등에 넣었을 때 젓갈의 산패방지를 돕는다. 또 고추에는 사과의 50배, 귤의 2~3배나 되는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는데, 캡사이신 때문에 쉽게 산화되지 않아 조리 시 손실도 적다.


우리가 긴 겨울 동안 신선한 채소의 공급 없이 김치만 잘 먹어도 비타민C의 부족을 심각히 느끼지 못하는 것은 고추의 공이 크다고 하겠다.


향신료만? 약도 된다!
고추는 전 세계적으로 향신료를 위한 재료지만, 훌륭한 약재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발한과 식욕촉진, 건위제, 회충, 요충의 구충제로 쓰인다. 양방에서는 호흡기 계통의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면역력을 증진해 질병의 회복을 빠르게 하며, 피부를 자극해 혈액순환을 촉진할 때 활용한다.


실제로 김치에 묻은 고추를 침과 섞어 녹말을 첨가해보니 녹말의 소화율이 더욱 높아졌다는 발표가 있었고, 쥐의 사료에 5% 분량으로 고추를 섞어 먹였더니 발육성장률이 높아졌다는 실험결과도 있었다.


고추로 화려해진 식탁
우리 선조들이 이러한 고추를 이용해 고춧가루를 만들어서 김치의 주 양념으로 삼기도 하고, 또 발효시켜서 고추장을 만드는 등 여러 방식으로 즐긴 것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주식과 같은 김치를 고추로 조미한 선조들의 슬기는 그 어느 민족도 따를 수 없는 창의력이다.


이와 더불어 고추장에서 발휘되는 고추의 역할 또한 만만치 않다. 천여 년이 넘는 장 빚는 솜씨가 만들어낸 고추장은 금세 한국 음식의 기본 조미료로 자리 잡았다.


생선조림에 넣어 비린내를 가시게 할 수도 있고, 얼큰한 매운탕이나 육개장에 넣어 식욕을 돋우거나, 고기를 넣고 볶은 고추장으로 저장성 높은 밑반찬을 마련할 수도 있게 됐다.


이처럼 고추의 도입으로 우리네 식탁은 화려해졌다. 주로 찌거나 끓이는 조리법이 사용되는 우리의 음식은 식품 고유의 색을 상실하기 쉬운데, 붉은 고춧가루가 가미되면서 그러한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고추의 붉은 빛은 수십 종의 색소가 어우러져 발현된다. 특히 한국산 고추에서는 무려 45종의 색소가 추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아름답고 다양한 빛깔만큼이나 고추는 우리네 식탁을 화려하게 변화시키고 식욕을 자극한다.

 

고추를 보관할 때는?
□ 비닐에 담아 밀폐시킨 후 그늘진 곳에 보관한다.
□ 습도는 14% 정도를 유지하면 좋다.
□ 공기와 접촉하면 색이 변하고, 곰팡이.나방 벌레가 생기기 쉽다.
□ 고춧가루는 온도가 높을 때 곰팡이가 피고 변질이 되기 쉬워 냉장보관 해야 한다.
□ 오래되면 딱딱하게 굳고 색이 검게 변하니, 평상시 김치를 담을 때에는 고추를 바로 빻아서 보관하는 게 좋다.